24-7-25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중의 자기조직 가능여부에 한국의 흥망이 달려있다.

참 신기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국제정치질서는 요동을 치고 있는데 한국은 안으로 안으로만 향하고 있다. 마치 꿩이 위험을 만나면 머리만 덤풀속으로 감추는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대한제국 말년 망하기 직전보다 더 못한 것 같다.

대한제국이 망했지만 그때는 지식인과 민중들이 각각 미래를 위해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근대사 개설서를 하나 읽고 있다. 조선이 붕괴하기 직전에 지식인들은 위정척사와 개방개혁을 놓고 서로 싸움을 하고 있었고, 민중들은 동학을 중심으로 후천개혁을 추구하면서 혁명을 시도했다. 조선이 망한 것은 8할은 고종과 민비 때문이었고 2할은 지식인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고종과 민비는 돈받고 과거시험을 팔아먹었고 관직도 팔아먹었다. 청나라의 관리는 청나라는 관직을 팔아먹고 10년만에 망했는데 조선은 30년동안 관직을 팔아먹고 부패해도 망하지 않고 있다고 고종에게 직접 비아냥거리기 까지 했다는 기록도 있다.

생각있는 지식인들은 위정척사와 개혁을 놓고 서로 싸웠지만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권세만을 추구한 양아치 정치인들이 아관파천이후 권세를 잡았고 그 이후로 영영 조선은 망했다.

개화시대에 대한 평가는 워낙 극과 극을 달릴 수 있기 때문에 달랑 개설서 한권읽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러나 개화시대를 다시 돌아보는 것은 오늘날 한국과 대한제국 말기의 상황과 너무 유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한국의 지식인들은 위정척사냐 개화냐와 같은 초보적인 담론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한미동맹만 부르짖고 있다. 마치 망해가는 청나라를 끝까지 붙잡고자 했던 위정척사파와 오늘날의 한미동맹주의자에게서 묘하게 닮은 꼴을 보게 된다.

오늘날 지식인들이 이념과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못지않게 현재 한국의 대중들은 방향을 완전하게 상실해 버렸다. 구한말의 민중들은 후천개벽을 위한 동학혁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오늘날 한국의 대중들은 방향이 없다. 그러니 호남은 사이비 진보인 더불어민주당의 숙주가 되어 버렸고, 영남은 사이비 보수인 국민의힘의 숙주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국제정치적 변화에 대한 민감성의 상실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지식인들은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능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 그저 과거 제국주의적 지배이념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비록 한국의 대중들도 타락했지만 그래도 한국의 희망은 대중의 각성이 아닌가 한다. 한국이 처한 국제정치적 현실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대응방향의 모색은 오로지 대중의 손에 맡겨진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제까지 대중의 자발성과 건전한 사고방식을 오렴시켰던 극단주의자들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대중의 첫번째 과제가 아닌가 한다. 소위 더불어민주당의 개딸들이나 국민의힘 위드후니와 같은 현상은 한국의 대중 일부가 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하겠다. 대중이 개딸이나 위드후니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한국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변화가 만들어낸 역사의 격랑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최악의 조건임을 의미한다.

대중이 일부의 이런 역사적 퇴행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 앞으로 한국이 제대로된 국가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가는 지식인도 아니고 퇴행적 행태를 보이는 일부 반역사적 대중도 아닌 건전하고 상식적인 대중에게 달려 있다고 하겠다.

지식인 중에도 건전하고 상식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인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거의 홀로 흩어져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식적인 대중도 마찬가지다. 이상하게도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중들은 조직화되지 못하고 있다. 구한말에 동학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도 종교적인 조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 동학과 같이 종교의 힘을 빌어 후천개벽을 부르짖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것은 상식적이고 올바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대중의 조직화가 아닌가 한다. 정치적 경향성에 함몰되지 않고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이 어떻게 생존하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하는 방향을 대중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은 통상의 경우와 같이 방향을 제시할 지식인들의 부재라고 하겠다. 한국 대중들은 이런 부재를 극복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한국 대중이 스스로 생존과 발전을 위한 변화의 동력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변화없이 계속되면 한국은 조선에 흡수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이 생존해나가려면 대중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스스로 조직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자본가들에게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더 이상 그런 기대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존재는 발생학적 기원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의 자본가들은 스스로의 혁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박정희식 국가발전에서 만들어진 기회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중차대한 역사의 변곡점에 직면해 있지만 한국의 자본가들은 기회주의적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한국의 자본은 정치의 강력한 통제를 받지 않으면 반인민적이며 자기파괴적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뛰어남과는 거리가 먼 보통의 사람에 불과하다. 그저 운이 좋아 국가와 군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어깨너머로 조금 구경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일천한 경험으로도 한국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망할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의 미래는 숙제는 건전하고 상식적이며 이성적인 대중집단이 어떻게 스스로 조직해나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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