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산문]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 cjsdns

생각이 나지는 않는데 어떤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자다 일어나 정신이 덜 깬 상태에서 틀어본 티브이에서 들은 이야기다.
성경에 있다는 말이라며 하는 데 듣는 순간 내 안으로 파고들었다.
의미 있는 말이지 싶어서 메모를 해 뒀다.

분노는 파멸을 부르며 첫 번째로 분노가 향하는 상대를 파멸시키고 그다음은 분노를 품은 자신을 파멸시킨다.
분노를 삭여 내거나 소멸시키지 못하고 품고 있으면 분노는 농작물을 갉어먹는 벌레처럼 분노를 품은 사람의 인격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결국은 분노는 자신의 인생을 망가트리는 것을 넘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분노에서는 현재의 행복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찾을 수 없으며 모든 것에 불신을 키우기만 하고 깊어지면 자신마저 컨트롤이 되지 않아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파멸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도 있고 용서가 최고의 복수라는 말도 있다는 생각이다.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는 말도 살다 보면 화가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가슴속에 담아주지 말고 그때그때 풀어내거나 버리라는 말이고 아무리 늦어도 해가지기 전에는 내 몸에서 떠나보내라는 말이다.

그대로 분이나 원한을 품고 잠자리에 들면 그놈이 에이, 왜 잠을 자 재미없어하며 나가는 게 아니라 분을 품고 잠을 자는 사람에 무의식 속에 들어가서 숙주를 만나듯 뿌리를 내리고 양분을 빨아먹으며 키운다는 생각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암세포 조직이 육체를 갉아먹듯이 분노는 정신, 다시 말해 의식 세계를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나쁜 생각은 가급적 잊거나 버리고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한다.

사람이 살아가며 좋은 일만 하고 좋은 사람만 만나고 좋은 생각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런 사람 그런 환경은 어느 누구에도 완벽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누구나 어렵거나 힘든 일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이고 그걸 극복하고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삶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사람은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이라는 게 증오나 분노에서 오는 건 아니다. 이해하고 함께하고 용서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고 완결이다. 이걸 알기도 쉽지 않지만 알아도 실행하기는 정말 어렵다. 어찌 보면 정말 작은 것이고 쉬울 거 같은데도 말이다. 사람은 평소에는 문제없이 잘 지내다가도 이익이라는 앞에 서면 본성이 들어 나기도 하고 한마디로 헤까닥 하기도 한다.

끝내며 웃자고 한마디 하면 오늘은 비가 오는 관계로 해가 뜨지도 않았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다.
이 글을 보시는 분 모두 오늘은 분을 품을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혹여 있다면 얼른 빗물에 씻겨 흘려보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