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벌(蠅蜂)

in SCT.암호화폐.Crypto2 years ago (edited)

파리가 향기로운 냄새나 비린내를 맡으면 동으로 혹은 서로 날아다닌다. 꿀벌은 붉거나 자줏빛 꽃을 보면 느닷없이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은 이를 보며 미물의 행동이 경박하다고 말한다. 세상사람들의 꿈속에서 홀연히 동쪽에 있다가 문득 서쪽에도 있다. 즐거운 것을 보고 기뻐서 웃고 걱정스러운 것을 보고 슬피 운다. 생각은 경계를 따라 마음에 전해지고 마음은 일에 따라 변한다. 사람들은 이를보며 꿈과 환상이 덧없다고 한다. 소위 총명하고 지식있는 사람이 아침에 동에서 웃고 해질무렵 서에서 화낸다. 아까는 장씨를 따르고 지금은 이씨를 뒤쫓는다. 권세를 보고 다가오고 물러서며 이익을 생각하고서 대하고 등진다. 쇠파리와 벌만도 못하고 꿈과 환상만도 못하다. 세상에서 꿈속에 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겠는가?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보이는 것과 지향하는 바가 같으면 쫓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생각은 경계를 따라 마음에 전해지고 마음은 일에 따라 변한다.
意隨境傳 心從事變

그런데 어떤 경우는 정의롭다고 말하고 어떤 경우는 비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의에 대한 판단 기준도 시대와 환경에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그것을 가지고 잘못되었다 잘되었다고 말할 권리가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한다면 그것도 과연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러나 저러나 정답은 없다. 그것에 대한 평가는 나의 몫도 아니고 세인의 몫도 아니다. 그렇다고 시대의 몫도 아니다. 그런데 저마다가 그들의 몫인것 마냥 착각하고 산다. 그래서 화자는 꿈속에 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사람이겠냐고 반문했던 것이 아닐까?

다만 하느님은 공굴리기를 좋아할 뿐이다.
天道好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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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el of Life


술몽쇄언(述夢瑣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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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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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살면 제일 같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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