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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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 검색


저자 : 구본형(1954~2013)

변화경영 전문가. 20년 동안 한국 IBM 에서 근무, 경력의 16년은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

책 출간 당시에는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 소장.




몇 년 전, <구본형의 필살기> 라는 책을 읽었다.

책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아 한 번 더 읽어보려고 목차와 내용을 대강 살펴봤다.

주된 내용이 직장에서의 자기개발 관련 내용이라 더이상 관심이 가지 않아 다시 읽지 않았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마음을 확 사로잡는 제목의 이 책이다.

이 분의 유명한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계속 인연이 되지 않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조만간 읽어 볼 생각이다.

첫 책을 출간하고 약 3년 뒤인 2000년에 IBM을 퇴사했고, 그 당시 나이 마흔 여섯.

저자 인물검색을 해보니, 1954년 충남 공주 출생, 2013년 59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하셨다.




책 내용은 저자가 쉰 살로 접어드는 무렵, 지난 40대의 10년을 정리한 자전적 성격의 책이다.

다소 현학적이라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중 일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한 개인의 역사라고 인식했으면 한다.

평범한 개인의 '미시사'는 본인이 남기지 않으면 유실된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고 자신의 세계도 없다.




40대의 10년은 급격한 감가상각이 이루어지는 시기다.

완숙한 성취의 시기가 아니라 정리의 시기가 된 것이다.




마흔 살은 늙지도 젊지도 않다.

대부분 결혼을 했으며 살기 위해 일한다.

마흔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지치게 된다.

일상의 걱정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가장 필요한 내적 성찰이 방해 받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개인적 시도와 실패, 직장에서의 갈등, 결혼생활의 무관심, 아이들과의 씨름이 이때 가장 잘 드러나는 문제들이다.

아마 조금 더 젊었더라면 전직을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다른 모색을 했을지 모르지만, 마흔 살이 되면 문제를 끼고 살아가는 것이 일상적이다.

그러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시기다.




여성의 마흔 살은 남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남자는 마치 지는 해처럼 시들지만 여자들은 뜨는 보름달처럼 절정을 향해 달린다.




삶의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병이 낫지 않는다. - 니체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지금의 일을 싫어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싫은 일조차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지금의 하기 싫은 일을 버리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그 일을 잃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직장 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어도 80퍼센트는 되어 보였다.




부부는 서로에게 길들게 마련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서로에게'라는 말이다.

'나에게 길들게' 하면, 그것이 목적이 되면, 함께 살 수 없다.




나는 슬그머니 나를 묶고 있는 줄 하나를 끊어냈다. 다른 줄도 끊었다.

나는 인형에서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인이 가지는 자유와 책임 모두를 가지게 되었다.

책임이 더 이상 구속이 되지 않도록, 일이 더 이상 밥벌이가 되지 않도록, 자유가 더 이상 방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다시 인형으로 돌아가서 수없이 많은 끈으로 조정될 수는 없었다.




이제는 나를 다른 사람과 바꾸고 싶지 않다.

수십 년을 다시 길들이며 살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주어진 나를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심심함이야말로 모든 창조적 발상의 원천이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해주었고, 달리 해석하게 해주었으며, 속세에 물들지 않게 해주었고, 다시 속세를 그리워하게 해주었고, 사람을 찾아나서게 해주기도 했으며, 다시 나로 돌아오게 해주기도 했다.

문화는 한가한 사람들의 작품이다.




바쁘다는 것은 지우개와 같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그리움을 지우며 의미를 지우고 생각을 지운다.

바쁘다는 것은 사람을 그저 움직이게 한다.

먹이를 나르는 개미처럼 한없이 움직이게 한다.

경제라는 본능에 따라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낮도 밤도 없이 움직이기만 한다. 똑같이.

이 지겨운 반복적 소모를 '일한다'라고 부른다.




불행한 사람들만 변화에 관심이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행복을 가장한 사람들 역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도 때때로 변화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뼛속 깊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중략)

불행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행복을 발견하는 법과 동일하다.

마음을 조금 열기만 하면 된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만 깨닫게 돼도 우리는 금방 불행해진다.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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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반복적인 소모를 일한다라고 말하는군요.
좀 다르게 살 때도 됐다고 늘 생각하고 잇어요.

자기가 원하고 성취를 느끼는 일이 아니라,

월급쟁이들이 주어지는 일을 끝없이 처내는 상황을 빗대어 얘기하신 거로 이해됩니다.

구본형 님의 책은 모조리 다 추천입니다.

제가 존경했던 분이세요. 그 분의 영향으로 많은 분들이 각자 다른 곳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죠. 너무 일찍 가셨어요.. 막걸리 좋아하고, 굵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분이셨는데....

혹시 작가님 생전에 포도 다이어트 합숙 훈련 하셨던 건가요?

책에서도 본인의 목소리는 자신있다고 어필하시더라구요.

단 하나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가지고 계셨던거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