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_책방_일상에서 당신의 뇌를 개발하는 소소한 방법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in #growthplate5 years ago (edited)

작년에 나를 평온하게 했던, 아쉬탕가 요가와 멀어진 지 벌써 5개월. 겨울이라 몸이 게을러지기도 했고, 지난 3월의 교통사고로 후유증 때문이기도 하다. 운동을 하고 나면, 시원함과 보람이 있지만, 여전히 내게 운동은 심리적 거리가 멀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운동은 내일부터 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운동을 미루지 마!’라고 삶이 내게 말하는 거처럼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라는 책이 내게 왔다. 표지만 보아도 당장 체육간으로 달려가서 운동을 시작해야만 할 거 같다. 내 두뇌를 위해서 말이다. 뒷 표지에는 ‘뇌를 바라보는 방식을 통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훌륭한 과학 입문서’, ‘과학적으로 인생을 바꾸는데 훌륭한 도구가 되어주는 책’이라고 쓰여있었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내 삶을 나의 뇌를 바꾸는 구체적인 도구로 바꿀 수 있다니! 당장 책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 웬디 스즈키는 신경 과학 및 심리학 교수라고 소개했다. 그야 말로 요즘 가장 핫한 분야의 전문가다. 더구나 지식적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그 전문 지식으로 자신의 삶을 180도 바꾸기도 했다. 그래서 <실험실에 갇혀 살던 중년 뇌과학자의 엉뚱하고 유쾌한 셀프 두뇌 실험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읽기도 전에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삶이 책이 되지 않았는가!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도 저자의 삶과 관련 없다면, 아무리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든다고 해도 강연자의 삶이 그 내용과 다르다면, 진짜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 웬디 스즈키의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녀의 부모님과 집안 환경, 어린 시절, 그녀의 꿈, 사랑, 슬픔, 놀라운 성취와 업적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의 변화를 위한 노력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서 그친다면, 자서전과 다를 바 없다. 뇌과학자로써 뇌의 기능과 특징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가지 실험들과 역사적인 사건들도 이야기 하고 있다. 일례로 뇌과학계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어떻게 발견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해마의 기능과 기억의 종류가 무엇인지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기억살실증 환자 H.M. 스토리가 바로 그것이다. 1950년대에는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심각한 뇌전증 환자들을 뇌 수술로 치료하려 했다. 그 당시 수술로 해마를 제거하면 가벼운 기억장애의 부작용은 있었지만, 뇌전증 발작이 감소하고나 사라지는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H.M의 경우 상황은 달랐다. H.M.은 상당히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었고, 뇌 수술 이후엔 이 지능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심각한 기억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뇌 수술 이전의 기억들은 생생하고 기억하고 있지만, 그 이후로 새로 발생한 사건, 사람, 공간 등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으로 저장하지 못했다.

이런 흥미로운 사건과 실험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브레인 핵스’를 통해 두뇌를 사용하는 흥미로운 팁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기억력 챔피언에게 배우는 암기법’, ‘운동량을 늘이는 방법’, ‘웃으면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창의성을 자극하는 방법’ 등과 같은 것이다.

<스트레스와 뇌 과학>

  •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세가지 기관계는 체성신경계,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를 포함하는 자율신경계, 신경 내분비계가 있다.
  • 장기스트레스는 해마, 전전두엽피질, 편도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 운동은 성인의 해마에서 신경발생을 증가시킴으로써 스트레스 및 우울과 싸울 수 있도록 한다.
  • 심리적 스트레스 핵심 요인은 1)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 2)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가 없는 상황 3) 사교 생활이나 여가 등 즐거운 배출구가 없는 상태 4)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어 간다는 느낌 4가지다.

<웃으면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

  •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이나 키스 하기. 사랑의 감정은 가장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다.
  • 4분간, 차를 마시며 조용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가지기
  • 친구와 전화 걸고, 통화하기.
  •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 줄넘기나 훌라후프와 같은 운동하기
  • 손, 발마사지 받기
  • 누군가에게 존재 자체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 쓰기. 사랑을 베푸는 일은 스트레스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에 하나.

그러면, 운동을 하면 정말 더 똑똑해질까?

내용을 읽어보지 않아도 “Yes!”가 답인 것을 안다. 이미 다른 여러 책에서 운동을 한 경우의 노인들과 그렇지 않은 노인들의 대뇌 피질의 두게나 밀도가 다르다는 연구를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학생들과의 실험을 통해서 증명하려 했다. 기존 신경과학 수업들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1학기 동안 진행되는 강의 제목도 <운동이 뇌를 바꿀 수 있을까?>였다. 이 수업에서 웬디 스즈키는 쫄쫄이 운동복으로 등장했다. 당황스러워하는 학생들 앞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운동을 리드했다. 킥복싱, 댄스, 요가, 무술 동작 들과 더불어 긍정적인 확언들을 외쳤다. 이를 테면 ‘나는 강하다’, ‘나는 탁월하다’ 등과 같은 것들 말이다. 저자는 이 운동을 인텐사티(Intensaty)라고 소개했다. 이런 고강도 운동이 끝나면 30~40분 정도 신경과학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1학기 동안 실험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자세한 내용은 책을 보고 확인하시길~

여기서 궁금해진다. 요즘 부쩍 감퇴하는 기억력과 주의력을 향상시키려면 얼마나 많은 운동이 필요할까?

저자는 아직 미해결 문제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 “30분~60분의 짧은 운동으로도 주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의 지속 기간은 아직 알지 못한다. 8주~12주 동안 운동량을 늘리면 주의력이 향상되고 기억력도 경우에 따라서 향상된다.”

당장 운동하고 싶어 진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운동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일단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유튜브로 인터사티를 찾아서 같이 해 봐야겠다.

“나는 강하다”를 외치면서 말이다.

이 글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실험들과 스토리들이 매우 이해하기 쉽게 담겨있다. 저자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 가다 보면, 뇌를 활용해서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또 명상이나 확언 등 내가 이미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효과를 선명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더불어 이미 잘하고 있어! 하는 만족감도 얻게 되었다.

다만, 뇌를 더 알고 싶은데, 사진이나 이미지가 많지 않다. 너무 많은 이미지들이 실리게 되면, 독자들로 하여금 뇌과학 전문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일까? 개인적으로 아쉽다.

그러나 분명 뇌과학에 관한 어떤 책보다 쉽고 재미있다. 뇌과학과 일상을 쉬운 예제로 연결해서 이해하고 싶다면, 운동하고 싶은데 동기부여가 잘 안된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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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마녀님의 책 리뷰! 오늘은 뇌과학과 운동이네요!
전문적인 지식도 있지만 왠지 유쾌함이 묻어나오는 책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저도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좋아요. 조금 어설프거나 모자란 부분이 있어도 그런 책들은 좋아져요.
이 분 책은 내용도 탄탄할 것 같은 예감이지만, 과학 쪽으로 지식이 매우매우 빈약한데 기회되면 읽어봐야겠어요 !

뇌는 정말 신비한 보물입니다. 일부분만 쓴다면서요? 자꾸 쓰고 저장하고 해야하는데 게을러집니다.
걷기라도 해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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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다시 시작하며 술 담배 모두 멀리하게 되었다는 블루엔젤
금단 증세 극복~!

좋은 책
좋은 글

감사합니다~💙

뇌과학 저자의 체험의 기록들 복잡 복잡하기도 함에도 늘 항상 감사하며 칭찬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 나아가는 오늘에 감사하며~!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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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네요.

제 생각에는 운동이 단순히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기분도 전환 할 수 있어서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지능에 영향을 주는 군요.

잘 읽고 갑니다.

zzan 태그를 사용하시면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banguri @happy-banguri 로 이벤트 진행 합니다. 팔로우 해 놓으시고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즐거운 스팀 life 되세요.

심리적 스트레스의 핵심 요인 네 가지는 정말로 옳은 지적이네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건 고전적인 좋은 방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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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중 한 명이 뇌과학, 양자역학, 명상, 우주는 다 이어져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어서 같이 빠져든 적이 있습니다 ㅎㅎ
쉽게 접하는 뇌과학책 덕분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생기네요~!

뇌과학 재미있는 분야 같네요.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라 의외로 쉽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곤 하는데, 우선순위가 뒤죽박죽이다보니 침착하게 하나씩 정리해나가는게 필요하더라고요.

위에서 소개하신 '<웃으면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을 하나씩 실행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뇌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운동을 할 수록 기억력과 주의력이 향상된다는게 흥미롭네요!


와아 이렇게 멋진 책리뷰를 남겨주시다니... 묻히는 게 너무 아까워서 [르바의 퀴즈카페]에 글을 소개했습니다. 이벤트 글이 pay out 되고 난 뒤, 70 aaa를 작가지원금으로 보내드립니다. 즐거운 스팀잇 되세요!


안녕하세요, 공공 큐레이터 @kr-newbie입니다.

위의 스파업 프로젝트에 참가신청 되셨습니다. 앞으로 1달동안 지원을 받으실 수 있고, @nabinabi님의 다음 스팀파워 목표인 100스파업이 되시면, 또 1달동안 큐레이팅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목표 구간은 100/200/300/400/500/750/1000(졸업) 스팀파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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