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20-15] 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 - 델리아 오언스)

in #goodhabit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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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 호소(lagoon-늪지대)에 여섯살 난
소녀가 혼자 살았다.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에게
맞은 오빠들과 언니들 그리고 끝내 엄마도 집을
나가 버린 것이다.

텅 빈 판잣집에서 소녀 카야는 하루 종일 가족들을
기다린다. 외로움과 배고픔에 지친 아이의 친구는
갈매기들뿐이다.

테이트 워커라는 소년은 그런 카야를 먼 발치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엄마와 여동생을 사고로
잃고 새우잡이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권유로 학교에 갔으나 늪지에서
왔다고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은 카야는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바닷가에서 홍합을 따서 낡은 보트에 싣고 가
가게에 팔아서 그것으로 살아간다.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흑인 부부 뿐이다.

테이트의 존재를 알게 된 카야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는 그녀에게 글자를 가르쳐 줬는데
이후 닥치는 대로 책을 섭렵하더니 특히 과학
분야에 놀라운 성취를 이룬다.
아울러 물감으로 조개와 새의 깃털을 정교하게
그리고 거기에 학명을 붙여 그녀만의
수집품을 가지게 되었다.

카야가 16세가 되었을 때, 테이트는 돌아온다는
약속을 남기고 대학생활을 하러 떠났다.
지루한 기다림에 지쳐가는 그녀 곁에 동네의
잘 생긴 바람둥이 체이스 앤드루스가 접근한다.

외로웠던 카야는 체이스의 구애를 받아 들였다.
그러나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된 카야는 숲으로 들어가 버린다.

학자가 된 테이트는 자신의 사랑은 캬야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오나 카야는 닫은 마음을 쉬 열려 하지
않았다.

테이트는 그가 없는 세월 동안 그녀의 수집품이
더욱 학술적으로 정교해진 것을 알고 출판사에
연락해 책을 내도록 도와 준다.

이때 체이스의 시체가 늪지 소방망루 밑에서 발견
되는데, 경찰과 주민들은 모두 카야, 즉 캐서린 대니얼
클라크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왜냐하면 복수의 이유가 있으며 그 증거가 체이스의
목에 늘 걸려있던 조개껍데기 목걸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실 체이스는 결혼을 하고 나서도 카야에게 집착을
보였는데, 한갖 마시 걸(늪의 소녀, 쉬운 상대라는 뜻)
에게 망신을 당하자 그녀를 스토킹 하던 와중에
사망했던 것이다.

감옥에 갖힌 그녀를 유능한 변호사가 무료 변호를
해 준 덕에,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석방되었다.

그 사이 카야의 책은 조개에서 새, 그리고 버섯으로
범위를 점점 넓혀 독보적인 저술로 인정 받았다.

더 이상 외부로 나가는 일 없이 '가재가 노래 하는 곳
--야생동물이 야생동물 답게 살고 있는 곳'에서
연구하며 테이트와 함께 늙어간 카야.

66세의 어느날 조용히 사망했을 때 그녀는 더 이상
조롱의 대상이 아닌, 존경받는 인물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품에서 발견된 조개 목걸이!

이 책의 번역자는 '아무 잔재주도 부리지 않고
스토리텔링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순연한
이야기가 주는 충만한 만족감(p457)'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역시 소설은 스토리다.

더 놀라운 것은 동물학을 전공해서 이미 여러
저작물을 가지고 있는 델리아 오언스의 첫 장편소설
이라는 점이다. 무려 70에 가까운 나이에 쓴.

숲과 늪, 바다에 대한 생동감 있는 묘사,
빠른 전개, 개성있는 인물들.... 재밌다.

아마도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여주인공은 마르고
큰 키에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를 가진 사슴처럼
두려움을 타고 잘 달리는 배우가 맡아야 할텐데...

델리아 오언스 / 김선형 / 2019 / 살림 / 14,400원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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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목걸이를 버리지 않았을까요. 사후에 자신의 죄를 밝히려 한걸까요..

그 목걸이는 남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의미로 만들어 준 카야의 첫 선물이었거든요. 끄트머리에 시도 한 편 나오는데, 진실은 이거다 이런 뜻으로 남겨둔 것 같았어요.

오~~한권의 책을 다 읽은 느낌이네요. 반전까지..^^

직접 읽어 보시면 더 풍경 묘사가 정말 뛰어납니다. 자연 관찰도요. ^^

나도 이렇게 책 요약하는 능력 있었으면..
멋짐!!

횽.... 책 뒤에 보면 줄거리 요약 해 놓은 것도 있으니 횽도 도전해보아... ㅋㅋ

저는 포스팅을읽으면서 영화로 한다면 "엔 헤서웨이" 가 적당하지 않을까? 하면서 읽었는데 마지막에 주인공은 누가 어울릴까? 언급을 하셨군요..
엔 헤서웨이가 종군기자역으로 나온 영화의 한장면이 ~~~ 생각이 납니다.
독서량이 엄청 나십니다.

오... 엔 해서웨이.... 검은 눈동자에 어울리긴 하는데... 좀 더 야성미가 필요해요. ㅎㅎ
그 배우 좋아하시누만요? ㅎㅎ

이외로 야성미가 있답니다. 영화 마지막 게임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또 다른 그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글쿤요. 참 예쁘게 봤는데, 어디선가 갑질 잘한다는 내용을 읽고는 실망......

늦은 나이에 글로 성공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네요.
저는 비록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평생 꾸준히 쓰고 싶네요 ㅎㅎ

이미 동화작가십니다. ㅎㅎ 늘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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