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이 터널 끝의 빛.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in #eternalight3 years ago


하나.

아이폰 메모장에 짧은 편지 하나를 적었다. 입꼬리가 쓰윽 올라가며 설레었다. <항상 빚이 아닌 제 마음속의 빛처럼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었어요. 두 분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엄마가 중환자실에 계시던 그날 이후, 보호자인 나를 챙겨주시던 외숙모께 이십여년 만에 보내게 되는 편지 일 것이다.


둘.

일을 배우고 있다. 전공을 살려서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n.e.e.t.를 짜다가 짜다가 파묻힌 세월이 졸업을 하고도 칠 년 만이다. 하는 짓이 없으면 체력이라도 준비해두라던, 어디서 들었던 구절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이러려고 대학교 나왔나 싶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뜨거운 땀이 뜨거운 피가 될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이다.


삼.

며칠 전, 친구들의 단톡방에서 열심히 잠수를 타던 나에게 한 놈이 문자를 보냈다. iMessage가 아닌 것이 다행스러웠다. 그렇다면 또다시 읽씹이 들통날 테니. 읽음 표시 없어졌나...점심 때 받은 문자에 저녁이 지나 술을 잔뜩 먹고 단톡방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나 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모두가 열심히 사는데 나도 한몫 보탤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리고 덧붙였다. 나 INFP야, 잠수타는데 그렇게 보채면 더 잠수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고... 몇 놈만 알아 그걸...


넷.

일을 매일 하는 건 아니고, 간간이 현장에 일이 생길 때마다 하고 있다. 일을 마치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연락을 했다. 너무 갑작스러웠죠, 하하하. 다음으로 친구 둘에게 연락을 했다. 오늘 결혼기념일이야. 대학원 수업 들어야 해. 그려. 하나도 서운하지 않았다. 희한하네. 나 요즘 열심이었나 보네.


오.

다음에 보자는 친구 한 놈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은거냐"
"(원하던 건 아니지만)일단 해보는 거지 뭐."
"내가 원했던 마음을 드디어 갖게 되었구나." 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미친x아 내가 니가 원하는대로 살아야 되냐?ㅋㅋㅋ' 라는 속마음이 생기지 않은 게 이상하리 만치 신기했다.


여섯.

내 마음속에 어둠이 물러나고 빛이 생기기 시작했구나. 잔소리같이 들리질 않다니.
집에 가는 버스를 반대 방향으로 잘 못 타 거꾸로 돌아왔지만, 버스에서 내려 터벅터벅 걸으며 늦었지만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칠.

내겐 좋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
쉽지 않은건 같은 자리에 있었어
맘속 가득한 진실을 느끼고
더욱 강하게 네안에서 난 믿음을 찾았어
난 꿈의 소중함을 알았어
할수있는 마음 변치않는 모습
그렇게도 난 큰빛을 얻었어

절망할순 없는 구속받지 않을 삶이라는 것

행복한 너의 모습
빛이라는건 일어서는것 가까이 있게 한자리에서
내가 너를 만난건 행운이였어
이젠 너를 통해서 내가 살아가고 있어
맘속 가득한 행복을 느끼고
항상 새롭게 내가 못다한 꿈을 이룬다면
그건 또다른 나란걸
할 수있는 마음 변치않는 모습
그렇게도 난 큰빛을 얻었어
절망할순 없는 구속받지 않을 삶이라는것
행복한 너의모습
이 넓은 세상을 느끼는 강한 네 모습
빛이라는건 일어서는 것 가까이있게

一切唯心造


팔.

돈을 버는 족족 코인에 넣고 있다. 스팀잇에 가입한 이후로 처음으로 파워다운도 해서 거래소로 옮기고 있다. 돈이 모이니 하고 싶은 것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스팀이 전고점을 찍는다면 첫 번째 소원이 이루어질 텐데라는 막연한 기대도 하게 된다. 스팀이...갈까?

아홉.

스팀잇을 떠날 수는 없으니 500파워는 남겨놔야 하겠지?

공.

스팀잇에 가입하며 eternalight이라는 아이디도 잘 지은 것 같고, 이 터널 끝의 빛이라는 문장도 잘 지어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한다. 그래도 예전에는 글 다운 글을 적었던 것 같은데, 요새는 똥글만 쓰고 있었던 내 어두운 지난날들을 생각하며 오지도 않을 어둠을 생각할 이유가 이제는 없는 것 같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으니까.

자즈앗, 허리 끊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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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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