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이토록 황홀한 블랙

역무지역의 찻잎은 많이 훼손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보이차가 나는 운남의 다른 지역보다 보다 빨리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보이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찻잎이 커야 미생물이 먹을게 많습니다. 그러나 역무지역의 차나무들은 많이 따가서, 차 잎이 어리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합니다.

95역무녹대수청병.

관능적인 차입니다. 플로럴한 느낌이면서도 깊은 느낌이 납니다. 그러면서도 맑습니다. 향의 질감이 부드러우면서도 깊습니다. 탕수가 지날 수록 경쾌한 과일 아로마가 납니다. 산뜻하면서도 자신의 관능성을 잃지 않는 차입니다. 섹시하다는 소비적 언어로 담을 수 없는, 그런 관능성.

99역무고차수청병

차를 처음 마시고, 아~했습니다. 이 차는 렘브란트의 검은색이 생각납니다. 화가 렘브란트의 검은 색은 특이하죠. 검은데 빛이 나는 색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느낌입니다.

"19세기의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 등장하듯이 ‘검은 물’은 침울한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하지만 그림에서 검은 물빛은 깊이를 표현하기도 하고, 기괴하고 덧없는 물질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은 우릴 완전히 질식시킬 수도 있고 고운 물안개처럼 흩뿌려질 수도 있다.

또한 검은 물은 깨끗한 물이다.
먼지나 더껑이는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검은 물에는 경계가 없다.
검은 물은 표면이 어디인지, 깊이가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다. "

• 존 하비, '이토록 황활한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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