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블록체인 업계의 투명성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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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T Column


블록체인 업계의 아이러니

  투명성과 탈중앙화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하지만 이 기술을 사업화 하는 블록체인 시장과 블록체인 업계는 얼마나 투명하고 탈중앙화 되어 있을까요? 새벽까지 이어지는 수 많은 밋업들에서 블록체인 업계 대표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부와 권력을 탈중앙화 시키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 것이라 자신 합니다. 지금까지 KEEP!T 칼럼에서 소개드린 것처럼 블록체인은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지만 현 암호화폐 시장, 특히 ICO 시장의 부와 권력은 철저히 중앙화 되어 있습니다.

  올해 초 뉴욕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1,300만 여개의 암호화폐 거래 계좌를 가지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그중 94%의 비트코인은 남성들이 가지고 있고, 95%의 부를 고작 4%의 보유자들에게 집중 되어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https://howmuch.net/articles/bitcoin-wealth-distribution

  1990년대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장이 정착되고 성숙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특별히 투명성과 탈중앙화가 강조되는 블록체인 업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심각한 모순들이 유독 많이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업계에서 현업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블록체인 시장의 모순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정보의 빈부격차
2. 불투명한 자금 운용
3. 불투명한 커뮤니케이션

정보의 빈부격차

  암호화폐, 특히 ICO 시장에서 정보는 힘이자 권력입니다. 어느 코인이 어떤 조건으로 거래되는지, 어느 거래소에 언제 상장 하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갈등과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는지는 변동성이 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소수의 고래들이나 인사이더들에 비해 소액 개미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질과 양이 너무 부족합니다.


https://www.deviantart.com/tek1377/art/Ant-vs-Whale-170038823

  예를 들어, 텔레그램에 실제로 존재하는 고래들 만을 위한 그룹의 경우 전세계에서 시장을 주무르는 큰손들 딱 200여명만 특별히 초대되어 운영되는 방입니다. 이 방에서는 보통 소액 투자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정보들이 오갑니다 – 가장 ‘핫한’ ICO의 프라이빗 세일에 80%의 디스카운트를 받고 들어가는 오퍼, 몇십만 달러를 대가로 받고 어드바이저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오퍼, 특정 코인이 거래소에 올라가는 시기 등의 정보이죠. 몇몇 소수의 정보 독점자들이 이런 정보들을 악용한다면 정당한 투자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됩니다.
  만약 투자자가 제대로 된 리서치를 하지 않고 'Due Diligence'를 행하지 않았다면 그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면 결국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적어도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장치가 있어야 블록체인 시장이 더 성숙될 수 있습니다.

불투명한 자금 운용

  내가 투자한 코인의 펀딩 금액이 회사 대표의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사는데, 또는 개발자들이 단체로 스페인으로 휴가를 가는데 쓰여 졌다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IPO를 하는 사업체들과는 다르게, ICO를 통한 자금은 감사하는 기관이나 정책이 없기 때문에 회사나 대표가 자금을 배임하거나 횡령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보통 작게는 몇백만 달러, 많게는 억대의 단위로 모금을 하는데, 팀에 그 자금을 관리할 CFO가 없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만한 자금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CFO도 없고 회계처리의 책임을 물을 기관도 마땅히 없다면 몇십, 몇백억원의 자금을 가진 대표는 횡령과 배임의 유혹을 받게 될 뿐 아니라, 본의 아니게 투자금을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Mycelium]
  올해 초, Mycelium의 백앤드 개발자였던 Daniel Krawisz는 회사를 그만두며 본사의 자금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Bitcoin.com의 기사에 따르면, Mycelium은 ICO 이후 5%의 토큰만 토큰 홀더들에게 분배를 하였고, ICO 직후 회사의 자금으로 모든 개발자들이 스페인으로 휴가를 갔습니다. ICO라는 지난한 과정 후에 가는 휴가가 보상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제품과 사업 개발을 위해 모집한 자금 중에 얼마까지를 직원 복지에 사용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 프로젝트들이 ICO를 통해 돈을 모금 하기 전, 모금액이 정확히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제대로 명시하는 곳들도 적을 뿐더러 ICO 후에 계획대로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모금액을 임원들이 최고급 호텔에서 와인파티를 하는데 사용하고 있을지는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나 규제가 없기 때문에 자금 투명성의 위험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은 Etherscan과 같은 툴로 어느 정도 자산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지만 이더가 거래소로 들어가서 현금화 되는 순간부터는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Benebit]
  또한 Benebit이라는 스캠 코인 역시 270만 달러 규모의 ICO 자금을 '엑시트 스캠'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Benebit의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운영진의 사진들은 The Boys School이라는 학교의 웹사이트에서 복제한 사진들이었고 운영진의 신상이나 행방은 이 후 알 수 없었습니다.


https://news.bitcoin.com/benebit-ico-runner-2-7-million-investor-funds/

  지금은 ICO회사들과 경영진의 양심에 자금 운영을 맡겨야만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경계 없는 힘과 돈에 유혹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과 시장이 성장하려면 투자자들과 좋은 플레이어들을 보호하면서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와 정책들이 필요할 것 같아 보입니다.

불투명한 커뮤니케이션

  현재 투자자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은 아주 제한적입니다. 보통 회사들은 텔레그램, 카카오톡, 유투브, 블로그 등등의 커뮤니티 채널들을 통해 투자자들과 소통합니다. 문제는 회사가 전하는 정보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들이 아주 적습니다. 어떤 회사들은 텔레그램방에 투자자들이 불리한 질문을 하거나 비판을 하면 그 사용자를 강퇴시키거나 마케팅 알바들을 고용해서 회사에 대한 칭찬으로 비판들을 덮어버리기도 합니다.
  작년 화제가 되었던 센트라 사건에서는 센트라가 비자와 마스터카드와 공식적인 파트너로 협약을 맺은 것처럼 웹사이트에 마케팅을 하였다가 SEC에 의해 허위로 밝혀진 일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DJ Khaled나 Floyd Mayweather와 같은 마케팅용 연예인 어드바이저들을 통해 허위 광고를 해서 경영진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실직적으로 프로젝트를 자문하는 어드바이저들 보다, 이름값 얼굴값을 사용해 단순한 마케팅 용도로만 어드바이저들을 올리는 것은 현 시장에 흔히 볼 수 있는 관행입니다. 사회 문제를 위해 잘 쓰일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위와 같이 불투명하고 부패한 관행들과 문화로 인해 정작 적용되어 유스케이스를 만들어야 할 프로젝트들이 해를 입게 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블록체인 시장에 희망을 가지는 이유

  새로운 기술은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중심을 잡아 갑니다. 지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 특히 ICO 시장은 지금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문제점들이 점점 공론화 되고 이슈가 되면서 문제점을 인식한 사람들이 진실로 투명하게 경영하는 good player들을 지지하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의 회사들뿐만 아니라 민간 단체들이나 정부기관도 높은 경영 기준을 가지고 블록체인 시장이 성숙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Messari]
  블록체인계의 EDGAR(공시시스템)이 되고자 하는 Messari(https://messari.io/)는 블록체인 시장의 투명성과 정보 공유를 위해 오픈 소스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만들어서 투자자들의 정보 장벽을 허무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스파크랩스 글로벌에서 투자를 받고 서울에서 열렸던 11기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발표도 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The Whitelist Institute]
  이제 기반을 다지고 있는 The Whitelist 연구소는 Pre-ICO와 Post-ICO 회사들의 투명성과 경영 기준을 인증해 주는 인증단체 입니다. The Whitelist 연구소는 ICO회사들의 기술적, 사업적 가능성을 보는것이 아니라 회사의 투명한 경영과 소셜임팩트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인증기관이라 지금 존재하는 다른 ICO 평가 사이트들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 시장의 물을 흐리는 플레이어들을 '블랙리스트'하는 것과 반대로, 좋은 플레이어 들을 하이라이트 해 주고 ICO 경영의 좋은 예시들을 모으고 교육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The Whitelist 연구소는 UN의 민간단체인 WFUNA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5개 대학 블록체인 연구소들의 집합체인 LA Blockchain lab과 연구 파트너십을 맺고 구체적인 기획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https://www.white-list.org/)

[Balanc3]
  발란스(https://www.balanc3.net/)는 디지털 자산을 위한 회계 도구입니다. 발란스 플랫폼에 퍼블릭 블록체인 주소를 입력하면 그 주소의 모든 트랜잭션 히스토리가 나오고 트랜잭션 때 거래소의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의 가치가 계산이 됩니다. 발란스 플랫폼 안에서 라벨링을 이용하여 모든 트랜잭션이 누가 누구에게로 어떤 이유로 자산이 교환 되었는지 명시 할 수 있고, 대차 대조표, 손익 계산서, 손실 및 이익 보고서등 회사의 재정적인 상태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회사들이 발란스와 같은 회계 도구를 잘 활용하며 내부적인 재정 투명성을 다지고 대중과 투자자들에게 더 투명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경영과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해 나가길 기대 해 봅니다.


https://media.consensys.net/first-live-demo-of-a-digital-asset-accounting-platform-fb8e2d152592

  사회 문제 해결에 적합한 투명성과 탈중앙화 가치를 가진 블록체인 기술; 비록 지금 시장의 힘과 자금은 중앙화되어 있고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일들이 많지만, 지금 블록체인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방향성과 가치를 가지고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그려질 것입니다.

B4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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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앙~! ㅠㅠ

자본을 주의해야하는
자본 주의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블록체인 업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심각한 모순들이 유독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일만 있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ㅎㅎ
@keepit 님 오늘 알되어서 팔로우 보팅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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