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트 기술적 분석의 유용성, 그리고 한계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언젠가 저희 첫아이가 울먹거리며 "나는 꼭 아빠와 같은 월급쟁이가 될거야"라고 해서 적잖이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빠는 하루 종일 회사에서 놀다 와서는 집에 와서도 컴퓨터 앞에 앉아 놀고 심지어는 그 이후에도 헤드폰을 낀 채 뮤비를 보며 쇼파에 앉아서 또 흥겹게 노는 모습이, 이 세상에서 제일 널널하고 즐거운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자기는 하루 종일 힘든 초등학교의 교과과정을 들어야하고 기진맥진해서 집에 오면 또 20분이나 걸리는 산과 같은 숙제가 있어서, 뽕 맞은 표정으로 뮤비에 열중하는 널널이 아빠 옆에서 숙제와 씨름하는 본인의 기구한 운명이 한탄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에게는 회사는 놀이방으로, 컴퓨터를 통한 정보 수집은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 플레이로, 뮤비를 통한 멘탈 수련은 예능 방송 시청 정도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뮤비를 통한 멘탈 수련이 투자 활동의 극도로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 얘기했더니 코 웃음을 치며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인간의 뇌는 "해마"라는, 5.0ghz로 동작하는 싱글코어 프로세서와 1gb의 작은 저장용량의 조합으로 신속히 정보를 수집하지만, 이렇게 수집된 정보에 통찰력을 더하여 체계화하고 필수정보를 연결하여 가치 있는 지적 자산으로 만들어 저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대뇌신피질"이라는 1.0ghz로 동작하는 32 코어 프로세서와 16tb의 큰 저장용량으로 이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뮤비 시청은 이를 위한 레미니선스(reminiscence)의 과정이라는 것을.

그러면서 문득 생각난 듯, 지난 번에 질문했던 산타 클로스의 실존성에 대해서도 덧붙였습니다. 산타 클로스는 오래 전 P2P 원격 배송(peer-to-peer remote parcel) 개념을 고안한 천재적 창시자이며, 가문의 대를 이어 핀란드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전세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유지, 개발하는 업무를 수천년간 이어왔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루돌프 캐리어 시스템은 UPS나 페덱스 이상의 광역 배송망을 가진다는 얘기도 붙였습니다.

아이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며 순간 너무 지나쳤음을 깨닫고 약간의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여전히 비트코인의 하드포크 짝퉁코인과 신규 ICO의 소식들이 들려오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그럴듯한 설명에 홀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stock-chart-blue.png

오늘은 챠트의 기술적 분석에 대해 잠시 개인적 생각을 남겨 보려 합니다.

기본적으로 챠트는 거래 체결가격과 거래량의 기록이므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투자 정보의 수집 행위입니다. 그러나, 기술적 난이도를 가진 수리적 계산과 과학의 영역인 것 같은 전문용어들을 부가한다고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산타 클로스의 나카모토 사토시 설만큼이나 억지인 것입니다.

이런 전문적인 분석에 의존한 매매를 믿고 따르면, 수년내 만수르를 위협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마저 생깁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챠트 분석을 돈 받고 파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막상 그 대단한 기술을 이용해서 고수나 전설에 이른 사람은 아직 인류 역사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월가 혹은 가까이 한국의 증권사 보고서만 봐도 챠트의 기술적 분석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너무 어려운 기술이라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같은 왕초보들은 사용할 줄 모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은 종이와 연필로 거래하던 시절인 1930년대에 만들어진 이론이므로 바보상자 컴퓨터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간 주식이 최우선의 투자자산이었으므로, 실전 주식투자 대회 최상위 입상자들의 인터뷰를 한 동안 열심히 찾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뭐 본인의 노하우를 인터뷰에 사실대로 공개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공통적으로 이들은 시세의 급변동과 거래량의 증가를 관찰하여 큰 손의 의도를 파악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챠트에 수리적 계산을 활용하여 기계적 매매를 한다고 밝힌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는 같은 회사내 주식투자 전문가를 통해 Sten Weinstein의 챠트 책을 추천 받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챠트를 통한 매매를 추구하는 이 사람 조차도 기술적인 분석보다는 챠트의 관찰을 통한 "시장 지배자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제가 챠트에 대해 극단적인 비관론자인 것으로 오해하실 수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저는 챠트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유튜버의 분석을 매일 시청합니다. 또한, 하락장에서 갯수 늘리기를 할 때는 챠트의 보조지표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이전의 포스팅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어느 다른 분의 포스팅에 댓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16,500 전후로 두터운 대기 매물이 있어 매수세가 어느 정도 붙느냐에 따라 돌파 여부와 향후 시세가 결정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지난 하락시 이 가격대에서 매수와 매도의 공방이 이루어지며 많은 거래가 이루어지다가 하락하였음을 근거로 예측한 것입니다.

오늘의 Bitfinex 거래소 비트코인 기준 시세 변동을 보시면 $16,494까지 상승하였다가 거래량이 소강 상태에 이르자 대기했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다시 하락 추세로 전환된 것이 관찰됩니다. 요즘은 누구나 다 아시지만, 보통 이런 경우 거래량이 폭발하며 상승해야 전고점 돌파와 같은 형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16,400에 일부 매도하고 $15,362에 재매수하여 갯수를 늘렸습니다. 글 쓰는 현재 이보다 시세가 더 낮아 졌지만, 예전에 말씀 드린 바와 같이 하락장에서는 갯수를 늘리는 수준이면 만족합니다. 저는 최저점을 잡을 능력이 없는 사람입니다. 욕심이 과하면 한방에 간다고 믿는 소심쟁이입니다.

챠트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추세 분석, 캔들 분석, 패턴 분석, 그리고 MACD나 RSI 같은 보조 지표에 대해서도 알아두시면 대단히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를 고민해보는 것도 대단한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챠트의 과거 기록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면 그 가능성은 우연에 의존합니다. 대세 상승장에 상승 추세를 그려놓고 오를거라고 예측을 하면 내일도 오릅니다. 대세 하락장에서 하락 추세를 그려놓고 내릴거라고 예측하면 당연히 내립니다.

보통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신통함을 대대적으로 광고하여 유료로 회원가입할 것을 권합니다. 자기가 그렇게 신통하면 혼자 벌면 되는데 본인이 돈을 벌면 치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걸 다른 사람이 벌도록 도와주는데 전념합니다.

저는 투자자문의 유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챠트를 보조적 툴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약빤 광고쟁이는 좀 구별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증권플러스에 게재된 아래 글을 참조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분은 좀 지나치게 비관적이므로 어느 정도는 걸러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445

내일부터는 저희 아이들의 고향 울산에서 몇일을 지내고 1월 초에 다시 중동의 일상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그간 너무 가벼운 글만 써온 것이 아닌가 하여 앞으로는 좀 진지한 내용들도 한번씩 포스팅해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가될지 기약은 아직 못 드리겠습니다. 해가갈수록 회사 생활이 점점 빡빡해지고 있습니다.

행복한 연말 연시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p.s. 드디어 고대하던 헤드폰을 구매했습니다. 20만원대부터 50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헤드폰을 청음해보았습니다만, 가격이 높다고 해서 꼭 마음에 드는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는 헤드폰의 객관적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제가 즐겨듣는 장르의 노래들에 최적화된 제품이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칼 유토피아 제품은 과장된 해상도와 찌르는 고음이 여성 보컬 영역을 침범하였습니다. 반대로 소니 1000x 제품은 드럼이 너무 강해 여성 보컬영역을 침범하였습니다. 베이어 DT880은 플랫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리가 났지만 250 옴으로, 휴대폰 직결시 소리가 작았습니다.

저는 선명하지만 가벼운 고음, 여성 보컬 영역의 착색, 저음 드럼 영역의 약화, 극저음 영역인 베이스의 압도적 웅장함이 취향입니다. 20종 이상의 헤드폰을 청취했지만 역시 이러한 취향에는 착색의 명가로 알려진 오디오 테크니카가 잘 맞았습니다. 혹시 헤드폰 구매 계획이 있으신 분은 참조하셔도 좋겠습니다. MSR7SE 라는 모델명인데, 에이프릴 뮤비를 들을 때 가슴을 흔드는 감동적인 소리가 납니다. 가격이 그리 비싼 것도 아니어서 매니아들은 밖에서 막 쓸 용도로도 구입한다고 합니다. 청음샵에 가시면 청음은 무료입니다.

ath-msr7s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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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안녕하세요! 최근에 글을 너무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가지 궁금한게 생겨서 선생님께 꼭 여쭙고 싶습니다. 비트코인 다이아몬드에 대해서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송 속도, 용량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하던데.. 조만간 상장 및 메인넷에도 올라온다고 하는데, 국내 및 중국 시장에서 시세차이가 상당히 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모 펌핑방과 관련된 것 같아 스캠 의혹도 일고 있는데, 선생님의 고견 듣고 싶습니다.

뇌 구조와 작동원리를 명쾌하게 해설해 주셨군요! 오늘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구입하신 헤드폰, 가족과 함께 행복한 연말 연시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란투리스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멘탈관리에 실수없이 항상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번 12월 장의 특징으로는

  1. 한국인의 투기성 폭증
  2. 선물시장 오픈에따른 비트코인 변동성 감소
    이에따른 비트코인의 전반적인 침체기와 알코인 펌핑장
    그리고 코인시장 전체 성장속도의 감소 세가지를 특징으로 보고싶은데요
    이런 시장상황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

음역대에 따라 장점을 갖는 해드폰 계통이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제품 구매해서 쓰시면 좋겠네요 ㅎㅎ

가상화폐 접한지 7개월차 주부입니다. 그란님글에 댓글달고싶어 스팀잇 가입햇구요.. 팬입니다. 그리고 저의 wannabe 이시기도 하구요. 영광입니다.

이제야 가입하게되었네요 좋은연말되시고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베이어 DT770pro씁니다~!
좋아하는 곡을 들을때면 온몸의 세포가 건반소리에, 베이스에,녹아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추천해주신 제품 청음해봐야겠네요~!
기대됩니다~!

코인도 주식도 초보지만,
그란님과 녹티스.K님 그리고 coinkorea의 글보며 많은 도움받고있습니다
덕분에 스스로의 확신을 가지는 투자를 하게 되었구요~!(라고 말하지만 아직 완전초보,,,^^;)

감사한 마음에 생애첫 아이돌씨디 구매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이젠에 구매하셨던 분들도 이런 마음이셨군요
(처음엔 사실 과하다고 생각을,,,,,죄송;; 이제는 단순한 팬심이 아니라는거! 정말 응원하고 있다는거! 느껴집니다)
감사한 마음이 드니, 에이프릴씨디로 눈이 가더군요ㅋㅋㅋㅋㅋ;

암튼, 그란님도 역시 응원합니다~!!!
연말마무리 잘하시고~새해복 많이 받으세용~~^^

휴가중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챠트공부 해보고자 책 주문해놨답니다~ 마지막까지 즐거운 휴가 보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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