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3. 책의위로) 이상한 생물 이야기_ 01 "Sea Butterfly"

in #busy7 years ago (edited)

반투명의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로 해저를 나비처럼 춤추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바다나비'라고 불린다. 몸이 젤라틴 성분으로 되어 있고 이름뿐인 껍데기도 붙어 있는데,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질 듯 섬세하고 연약하다.

그러나 이 우아하고 섬세한 생물체는 육식동물이자 사냥꾼이다. 8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몸에서 최대 2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점액의 망을 토해낸다. 정치망처럼 생긴 그 망 안에서 계속 기다리다가 플랑크톤 같은 것이 걸려들면 망을 걷어서 잡아먹는다. 만일 사냥 도중에 적이 나타나면 망을 재빨리 절단하고 도망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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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족류는 나비가 꽃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해초에 앉아 쉬거나 하지 않고 끊임없이 날갯짓을 한다. 원래 손도 다리도 없고 날개만 있기 때문에 항상 헤엄을 쳐야 한다. 만일 날갯짓을 멈추면? 해저 깊숙이 가라앉아 바다의 진흙 속에 고이 잠들 것이다.
그래서 이 솜씨 좋은 사냥꾼은 너무나 아름답고, 또 너무나 덧없다.

이상한 생물 이야기_ 하야가와 이쿠오, 데라니시 아키라_ 황금부엉이


생물학이라든가 자연과학 계통의 책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죠. 희귀 생물 일러스트 도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뭘까, 하고 아무 데나 펼쳐서 하루에 한두 마리씩 들여다봐도 되고 해설도 도감보다 덜 건조해서 은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나간 '책의위로'에선 책의 이미지를 함께 올리진 않았는데요. 이 책은 일러스트 도감이니만큼 오늘 인용한 바다나비 일러스트 페이지를 올려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연히 실물이 궁금해져서 찾아봤더니 역시 다양한 바다나비들이 구글에 떠다니는군요.

steemit_books-(photo)_20180313.jpg

Fandom |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Maxi Sciences | Smithsonian Magazine 출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런 외모에 점액을 토해내는 육식동물이라는게 (게다가 플랑크톤 잡아먹는...!) 살짝 깨지만 날갯짓을 멈추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나비라니, 그야말로 초절정 낭만주의 캐릭터를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녀석에게 이건 설정이 아닌 현실이고 생존의 방식이죠. 그래서 이 책의 생물들은 더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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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파워가 회복이 느려 금액이 적어 아쉽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지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멋진 하루 되시길~ :)

와우!! 힘내세요!!

거의 못보실거라고 생각하지만~ 짱짱맨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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