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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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 발매 이후 7개월이 지났다. 2017년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기기답게, 한국에서도 판매의 페이스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한국 판매를 담당하는 한국닌텐도와 대원미디어는 지난 7개월간의 성과에 상당히 고무되어있다. 매출이 단순 계산으로도 2배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닌텐도 스위치의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도 아직 많고, 나도 그 중 하나이다. 나는 예전 닌텐도 스위치의 불안과 희망이라는 글로 닌텐도 스위치의 한국 시장 전개에 대해, 우려되는 점과 긍정적인 요소를 동시에 쓴 적이 있다. 지금 와서 나의 글을 돌이켜보면 우려가 남아 희망을 덮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될 때가 많다. 내 예전 글과 지금 현재 상황을 대조해보자.

간신히 출시가 확정된 닌텐도 스위치이지만, 출시 직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기기 언어 설정에 한국어가 없고, 닌텐도의 앱스토어인 E-Shop도 열리지 않는다. 닌텐도 계정 서비스를 이용한 멀티플레이도 지원하지 않는다. 기기의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발매 직후부터 즐길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셧다운제 같은 여러 규제 때문에 신규 온라인 서비스를 들여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지만, 9개월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발매까지 이러한 문제들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 그리고 그것 때문에 닌텐도 스위치 구입을 유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처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기기 언어는 '아직도' 완전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현재 닌텐도 스위치의 기기설정은 시스템 언어를 영어로 하되, 한국어 로컬라이징이 이루어진 게임에 한정해서만 게임 언어를 한국어로 선택할 수 있다. 닌텐도 E-Shop는 지난 4월 열렸지만, 그 형태는 기형적이다. 한국의 E-Shop은 한국닌텐도 웹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코드를 구입한 후, 닌텐도 스위치 E-Shop 앱에서 구입한 코드를 입력하여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쉽게 말하면 '코드 교환소'로 운영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자체에서의 결제는 아직도 지원되지 않는 셈이다. 그나마 온라인 멀티플레이 서비스의 경우, 9월에 유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 때 즈음 한국 정식오픈도 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희망적인 관측만 가능할 뿐이다.

닌텐도 자사 타이틀이 로컬라이징 없이 출시하는 것으로 보아 닌텐도 3DS 시절 원칙이었던 '한국어로 로컬라이징 된 타이틀만 패키지 판매를 허용한다.'는 원칙이 폐기되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것은 유통사들의 참여를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도 된다. 그동안 한국닌텐도의 한국어화 패키지 원칙이 역으로 유통사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원칙 폐기는 유통사 측에서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출시를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예전에는 이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지만, 상황은 부정적으로 변하였다. 원칙은 폐기되었지만, 서드 파티 유통사들의 참여는 아직 미온적이다. 서드 파티 출시작의 대부분은 독점작이 아닌, 이미 PS4 등지로 출시된 타이틀의 이식작이라는 점에서 더 아쉽다. 그리고 로컬라이징되지 않은 닌텐도의 자사 타이틀 대부분도 Wii U로 출시된 작품의 이식작이라는 점에서 아직도 한국닌텐도는 Wii U 불발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닌텐도 스위치는 혁신적인 기기이고, 그 잠재능력 또한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미비한 서비스가 발목을 잡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기기를 고르는 조건은 기기 자체의 능력과 판매사의 사후지원 여부임을 한국닌텐도가 다시금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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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주차보상글이 6개가 리스팅되었네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한편으로는 괘씸하다는 생각이 그득그득하지만 그런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지금은 예전에 비해 플레이 시간이 줄었지만 처분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나지 않습니다...

닌텐도에는 무언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지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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