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함께하는 캠핑,,

in #busy5 years ago (edited)

제가 캠핑을 시작한 건 약 10년 정도 전입니다. 처음엔 제가 직접 한 건 아니고 지인의 캠핑에 초청받아 따라가서 캠핑장 내에 있는 방갈로에 묵으면서 캠핑을 체험하는 식이였습니다. 제가 가족과 도착한 시간은 저녁 8시 경으로 가로등만 희미하게 이어지는 시골길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 한적한 캠핑장이었는데, 공간을 가득 메운 텐트와 랜턴 등의 조명으로 반짝이고, 가족 또는 지인과 나누는 대화가 소근소근 새어 나오는 별천지였습니다. 즉, 캠핑장은 저에게 이제껏 보지 못했던 딴 세상으로 이어주는 통로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10년 차지만 아직 캠핑장을 예약하고 준비하여 도착하는 순간까지 설레여지는 건 여전합니다. 주변 지인과 술자리에서 캠핑의 전도사로써 많은 조언을 주는 편인데, 몇 가지 적어볼까 합니다. 혹시 캠핑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캠핑은 가족과 함께 하는 휴식처이자 활력소라고 생각해요. 저는 장비의 약 80%를 다 중고로 구입한 경우라서 초기에 투자한 금액도 3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식탁과 의자 모두 집에 있던 유아용 접이식을 사용하고 압력솥에 그릇, 후라이팬까지 모두 기존에 쓰던 걸 사용하면서 3번을 고민한 뒤에 진짜 저에게 필요한 것만 중고장터에서 사는 편이라 버리거나 창고에 방치해두는 것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1, 이런 저렴한 캠핑에 더욱 힘을 실어 준건 바로 아이들이죠.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정말 시작하길 잘 했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이젠 식사준비와 설거지를 도맡아 하기도 하고 감자와 양파까지 칼로 이쁘게 조리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중에 며느리들에게 사랑은 받겠다? 싶기도 하고,,, 내 키보다 커버린 첫째는 엄마를 제치고 내 최고의 텐트 설치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2, 일단 캠핑은 안주인이 비호감이 있어서는 지속하기가 힘듭니다. 하여 간을 본다 던지 특별한 손맛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남자가 다 알아서 하는 적극성이 첫 번째 팁입니다. 채소를 씻어오고 계란 후라이에 샌드위치까지 만드는 아이들이 와이프에겐 캠핑오는 즐거움 중에 하나이겠지만, 안주인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면 오래 가지 못하더라구요.

3, 캠핑을 처음 하면 별 어려운 것도 아닌데도 모르는 것도 많고 허둥대거나 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캠핑 동호회를 가입해서 같이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녁이 되면 하나씩 요리해서 모두 모여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서먹한 초기 캠핑을 알차게 해주는 동호회가 두 번째 팁입니다. 공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고 대규모 모임이 있을 때는 자체 행사로 체육대회, 공짜 요리 추첨, 경품 추첨 등 또 다른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자연에 맡기고 즐기면 됩니다. 월동장비가 없는 저에게는 올해의 마지막 캠핑을 10월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준비한 특식은 와이프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조개구이입니다. 키조개의 금어기가 7, 8월이어서 그 동안 참아왔거든요. 이번엔 넉넉하게 사서 아이스박스에 담아왔고 육수가 적당히 끓으면 양파, 버섯, 버터를 듬뿍 넣어 아이들부터 준 다음 두 번째 판은 땡초를 송송 잘라 넣어 저와 와이프용으로 담아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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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는 먹고 자고 먹고 자는 먹방의 끝판왕인 캠핑에 빠질 수 없는 고기인데요. 장작 4개에 불을 붙여 불길이 사그러들면 그 은은한 열기에 구어내는 삼겹살은 기름기가 빠져 더욱 담백합니다. 설거지가 끝나면 다시 장작을 넣어 불길을 살리면서 우리 가족은 평소에 잘 하지 못했던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로 그 시간을 채웁니다. 아이들도 마음이 열려서 인지 이젠 의례히 이 시간이 익숙한지, 제법 아빠, 엄마의 험담까지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소중한 시간입니다.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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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 저도 아이가 좀 더 크면 캠핑을 시작해볼 생각입니다 . 자연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보기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동호회에 가면 장비빨?에 꽂힌 분들이 몇 분 계십니다. 아마도 한 2천은 지름질하신 분들도 있어요. 중요한 건 같이 하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장비는 그저 도구일 뿐입니다. 작게 시작하세요~~

정말 제대로 즐길 줄 아시는 분이군요.

아하, 그렇나요? 그리 봐주심에 감사,,,코딩에 관심만 많은 게으름벵이 아빠입니다. 팔로우했습니다.

멋진 여행이네요. 가족들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ㅎㅎ
캠핑을 즐기는 친구들도 저녁상을 치우고 모닥불 쬐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사람간의 관계는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이겠군요. 알아가고 익숙해지고 이해하는 과정,,
우리 아이들은 그런 열린 사회에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모닥불,,,전 불길이 다 죽어갈 때까지 남아 있는 편입니다. 마무리도 해야 하고 타오름은 없지만 여전히 그 열기를 머금고 바람이 불면 그 불길에 다시 "나 여기 있어"하며 조금 더 밝은 빛으로 잠시 화답하는 그 마지막이 아름다워서요....

자연의 양념이 깃든 요리는 뭘 만들어도 맛이 있지요.

나오면 뭐든지 맛있어요...이유가 뭘까 했는데..."자연의 양념" 이게 정답이군요.

캠핑 그거 몇번 따라가봤는데 저에게는 알쏭달쏭하더라고요. ㅋㅋ

개인적으로 반응은 다 다르더군요. 저도 10년 전 같이 간 4가족 중에 저희만 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 꼭 캠핑만은 아니니까요. 저도 최대 5년 정도 더 하면 끝나지 않을까 예상 중입니다. 그 다음은 뭘할까? 마눌과 같이 해야 할 듯한데...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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