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한줄] 도쿄타워 - 에쿠니 가오리

in #booksteem7 years ago (edited)

도쿄타워 -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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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후미와 함께 있으면 언제나 그렇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요리를 먹는다. 토오루는 머리 꼭대기에서부터 발끝까지 이탈리아 요리로 가득 차 버린다. 머리카락 한올 한올까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순도의 문제였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듣는다.
토오루의 온몸은 음악으로 가득 차고, 다른 일은 전혀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연주, 참 좋았어."
시후미가 말하고, 그 순간 토오루는 깨닫는다.
이것은 피아니스트의 힘이 아니라 시후미의 힘이다 라고.
자신은 시후미가 하는 대로 흘러갈 뿐이라고.

<도쿄타워>는 40살 여자와 20살 남자의 사랑이야기입니다.
2005년 책인데, 다시 봐도 참 파격적이죠.
20살 토오루의 시점으로 쓰인 구절 하나하나가 기가 막힙니다.
40대가 되었을 때 20대 남자와 사랑이라도 빠져봐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ㅎㅎ는 오바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대체 토오루가 했던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을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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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는 불행이라면, 다른 행복보다 훨씬 가치있다.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만큼 사랑해보셨나요?
제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입니다.

비록 40살 유부녀 시후미와 20살 토오루가 하는 사랑의 종류가 인정받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예기치 못한 감동을 전하는 건
사랑 앞에서 인간은 용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전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그래도, 안돼 시후미! 나빠! 다메요!


"사회적인 통념이나 사상을 논하기에 앞서,
인연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오로지 시후미라는 한 여성을 통해 자신을 찾고 사랑을 배워나가는 토오루.
결국 사랑은 인생 행복의 결정적인 요소라는 것을 전달하려 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생각해 봅니다.
결코 허망하기만 한 몸짓이 아니라
사랑은, 늘,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ㅡ역자 후기, 신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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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합니다.
2005년 중학생 때부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이 뭔지 전혀 몰랐던 때인데
그 시절의 소녀감성 때문이었는지
학교 도서관에 꽂혀 있던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그 유명한 "냉정과 열정사이"에 빠진 그 때부터, 저는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한 듯 합니다.
당시 다가오는 친구 생일에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소설을 선물했더니
뭐 이런걸 선물로 주냐는 친구의 벙찐 표정을 아직도 기억합니다.ㅎㅎ

사실 지금도 스스로에게
왜 에쿠니 가오리가 좋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정의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정말 딱 그냥 특유의 담담한듯 써내려가는 문체가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에쿠니 가오리 소설을 읽고 있으면 원문의 문체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집니다.
이전에 하루키가 너무 좋아 하루키의 책을 원문 그대로 읽고 싶어 일본어를 전공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기분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요.

중어중문학 전공인 제가
정작 루쉰의 광인일기 외에는 원어로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다는 것에
급 반성하게 되지만요 하하(중국소설 워아이니 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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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詩史さんに与えられる不幸なら、他の幸福よりずっと価値がある.
(시후미 씨에게 받는/당하는 불행이라면, 다른 사람의 행복보다 훨씬 가치 있어.)
원문을 좀더 직역해 봅니다.
훨씬 더 일본인의 감성이죠. '누구에게 받는다'는 특유의 문법.
글을 원문으로 읽는다는 건, 그 뉘앙스를 느낀다는 건 외국어를 공부하는 큰 기쁨인 것 같습니다.

역시! 제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bramd 님이 친구라 든든하네요 :)

저도 에쿠니가오리의 책을 중학교 때 냉정과열정사이로 처음 접했습니다 반갑네요 ㅎㅎ 이후 작품은 "반짝반짝 빛나는" 정도를 읽어봤었는데 도쿄타워도 상당히 흥미롭네요! 몇 작품 읽어보진 않았지만 뭔가 금기를 깨는 사랑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가 ㅎㅎ

맞아요 ㅎㅎ 굉장히 위험합니다 이 작가...ㅎㅎㅎ

상대방의 존재로 불행이 오는 것과, 상대방이 불행을 주는 건 다른 것 같아요. 전자라면 상대방과 함께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후자라면 너무 마음이 아플 거 같아요ㅠㅠ저는 불행받는 사랑 안할래요ㅠㅠ징징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그 사람으로 인한 불행 또한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다는 뜻에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꼭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걸 결정하기로 해요 :)
우리 또한 상대방에게 행복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같은 '다.'로 끝나는데 저런 문체는 왜저렇게 잘 읽힐까요.
아직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불가사의를 느낍니다.
역시 계속 써보는 수밖에 없겠군요

@twinbraid 님 글은 이미 너무 잘 읽히는걸요!
저는 @twinbraid 님 글로 저는 스팀을 배웠습니다.
지인에게 스팀을 설명할 때도 twinbraid님 글로 설명했는걸요 ㅠㅠ
항상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너무 늦게 감사를 표하네요! 항상 너무 좋은 글 올려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해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신농님 글을 읽고 저도 오랜만에 사랑 감성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괌에 대한 글도 잘 보고 있습니다 :) 계속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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