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13. 다섯째 아이 | 노벨문학상 수상자 도리스 레싱의 대표작

in #booksteem6 years ago (edited)

저는 38살에 아빠가 됐고, 40살에 두 아이의 아빠가 됐습니다. 어렸을 땐 적어도 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 싶었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셋째는 아닌 것 같아 두 아이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내를 일찍 만났다면 적어도 셋 또는, 이 소설의 부부처럼 다섯도 낳았을 것 같습니다. 하나도 힘들다고 둘을 안 낳는 이 시대에 역행하는 생각이죠. 제 친구들을 보면 한 친구를 빼곤 모두 한 아이만 뒀습니다. 제가 둘째 가진 기쁨을 친구들과 나누며 왜 둘째를 안 낳는지 물었더니, 모두들 하나도 힘들다는 대답을 하더군요. 이렇게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모두가 하나만 낳는 시대. 그래서 출산율이 꼴찌인 나라가 됐습니다. 그런데도 미친 정부는 정신 상태가 병신이라 셋째부터 다자녀 혜택을 줍니다. 초딩정도의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이라도, 셋째부터 다자녀면 하나만 낳고 멈출 것입니다. 아이 많이 낳는 게 애국이라고 입으로만 지끄리지 말고 '낳기만 하면 국가가 책임지고 양육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때입니다. 암튼, 저는 마음만은 다자녀를 두고 싶은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소설 속 배경은 1960년대 영국입니다. 우리나라로 보면 1990년대 정도의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혼전 성관계가 일반화됐고, 아이도 많이 낳지 않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생각이 다릅니다. 이 둘은 전통적 가정을 꿈꿉니다. 아이는 많아야 하고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북적북적해야 합니다. 한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이 둘은 서로의 가치관이 맞아 바로 결혼합니다. 시외에 거대한 집도 장만합니다. 자녀도 많이 낳을 거고, 명절이면 친척들을 초대해야 하기 때문에 거대한 저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첫째가 태어나고 둘째가 태어납니다.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셋째 넷째 다섯째... 이제 여자의 엄마는 힘들어합니다. '난 네 엄마가 아니라 하녀야'라고 말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습니다. 그런데 다섯째 아이가 좀 이상합니다. 보통 아이와 다른 것입니다. 말도 느리고 성격도 다르고...... 그리고 가정은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이 소설은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요? 한 남자와 여자, 이 부부는 그저 행복한 가정을 꿈꿨을 뿐입니다. 그런데 신은 왜 이리도 잔인한 걸까요. 가족이라는 개념이 바뀌는 시대에, 전통적 가정을 꿈꾼 이 부부가 뭘 잘못한 걸까요.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아이를 많이 갖고 싶었던 사람이기에 너무 불편했습니다. 자녀가 많으면 좋은 거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한 아이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는 상황을 소설로 쓰고 싶었다면 그냥 그 상황만 쓰지, 왜 다자녀 가정에 이런 일이 일어나게 쓴 건지 답답했습니다. 제 첫째 아이는 40개월인데도 아직 말을 못합니다. 그런데 소설 속 다섯째 아이인 벤은 그전에 말을 했더군요. 도대체 뭐가 모자라다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의 해설들을 찾아보니, 시대적 상황을 그린 소설이라고 하더군요. 아,,, 시대적이라... 60년대면, 2차대전 후의 상황이군요. 도리스 레싱은 나중에 벤이 성인이 된 후의 상황도 소설로 썼다고 합니다. 흠,,, 그 소설 내용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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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의 자녀도 엄두를 못낼만큼 아이를키우는게 부담스러운 시대입니다.
저도 조만간 둘째를 가져보려 생각중인데
사실 아이를 원하긴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되는게 사실이네요.ㅜㅜ

아이 키우기 힘든 시대입니다. 정말 둘 이상 키우는 분들은 대단하신...

아이를 많이 낳고 안 낳고는 부부의 가치관의 문제겠죠. 즉 선택의 문제이고, 그 선택의 배경은 그 시대의 문화겠지요.

네. 문화 맞습니다.

저희랑 같으시네요 ㅎㅎ 저희도 셋까지 낳으려나 둘까지 낳고 포기 ㅎㅎ 나이가 나이인지라.. ㅎㅎ 제 주변에도 둘까지 낳은 사람이 없네요. ㅎㅎ

나이만... 좀 더 어렸어도 셋째를 도전해보는 건데...
아들만 둘이 아니었어도 셋째를...
셋째가 딸이라는 보장만 있어도 셋째를...
이러고 있답니다. ^^

아항.. 아들 둘... 또르르... 제 친구 아들 하나에 하나 더 낳겠다고 도전했더니 아들쌍둥이.. = 아들 셋이되었답니다. 하하하하

이렇게 정리하는 것도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계속 쓰다보니 재산이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열심히 쓰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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