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5 기록

in #avle-pool3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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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가 다음 주 금요일이니 해의 세력도 다음 주면 한 풀 꺾인다. 그러나 본격적인 더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늘 밭에 가지 못했다. 하지 이후 감자 수확할 때 갈까? 뭐 일주일 뒤니 그사이 텃새들이 마음껏 자라도록 내버려둘까?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그냥 하루가 다 지나갔다. 곧 장마가 시작 될 것 같은데 다음 주 일기 예보를 보니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올해는 바람이 다소 많이 불어서 작년 이맘때 보다 밤 기운이 약간 서늘한 것 같다. 장마로 인해 습기와 더위가 혼합되어 꿉꿉 해지는 시기가 오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올해 유달리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건조한 것인지 겨울에 덮었던 이불을 바꾸지 않았다.

오늘 저녁으로 국수 전문점에서 아버지는 잔치국수를 나는 수제비를 먹었다. 어제 밤에 꼬꼬마였을 때 외할머니께서 끓여 주셨던 수제비가 생각나서 먹고 싶어졌다. 못생기고 제멋대로인 밀가루 조각들이지만 씹는데 물컹 컹 쫀득쫀득 젤리 같으면서도 오묘해서 한 숫갈 떠먹을 때마다 물렁물렁하면서 아무렇게 생긴 조각들을 구경하면서 입안에서 찰지게 달라 붙는 그 기분이 재미있고 신기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밥을 먹을 때마다 밥 안먹으려고 엄마하고 옥신각신 했었는데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이었다. 훗날 커서 외할머니께 수제비 끓여 달라고 조르곤 했는데 할머니께서는 수제비 끓이는 걸 귀찮아 하셨다.먹을게 없을 때 만들어 먹던 음식이 뭐가 좋으냐고? 요즈음은 항아리 수제비, 들깨 수제비 종류도 다양해지긴 했지만 맛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느 곳이나 맛에 있어서 별반 차이는 없고 고기국은 아니지만 다 먹고 나면 제법 든든하다. 개성이 별로 없는 스탠다드한 음식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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