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조직문화_ 조직수명주기(Life Cycle)가 아닌 위험(Risk)에 의한 접근
기업의 조직문화_ 조직수명주기(Life Cycle)가 아닌 위험(Risk)에 의한 접근
근래 통계자료를 보면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버티는 비율이 5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직장인 스트레스 원인 중에는 ‘업무량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하기 때문, 실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 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나는 좀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개념은 ‘조직문화’이다.
사실, 사람이 하나의 조직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취하는 행동이 일명 ‘눈치 보기’이다. 이것은 마치 생존본능과 비슷한데, 분위기를 살펴 자신이 취해야 할 행동, 잘 보여야 할 대상 등을 결정한다. 우리는 막연히 학교에서 배운 내용, 언론 등에서 떠드는 내용 등을 토대로 큰 기업일수록 창조적이고, 열정적인 인재를 원할 것이라 생각하고 함부로 나대다가 미운털이 박히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중소기업의 조직문화가 폐쇄적일 것이라 오인하고 입사했다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기도 한다. 사실, 업무량이나 실적부담에 관련된 부분도 그 조직의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유로 기인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조직관련 전공서적에서는 조직의 성장과 함께 관료적 체계가 갖추어지는 건 필연적이라고 보는 듯하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반론할 여지가 없다. 하나의 조직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을 한 사람의 CEO가 모두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중간 관리자가 생겨날 수밖에 없고, 이들을 통해 최고경영자의 취지가 잘 전달되길 바라며 권리의 위임이 발생한다.
그러나 관리자 경로가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취지는 퇴색되곤 한다. 하나의 대기업도 하나의 조직이지만 자기업의 하나의 부서도 하나의 조직이다. 거시적으로는 하나의 조직이되 미시적으로는 단일 조직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의 단일부서에는 그 부서만의 조직문화가 형성되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본래 기업의 문화와 동떨어지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조직문화는 어떠한 형태로 시작되고 또 어떻게 변화할까? 간략히 생각해 보기 위해 우리가 속칭 표현하는 ‘고전적 관료제’와 ‘창의적 팀제’를 두 패러다임으로 놓고 설명해 보기로 하자.
우선 기업의 시작에 있어서 초기엔 관료제일까 팀제일까? 조직문화라는 틀에 맞추어 생각해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길, 사원의 숫자가 적고 시작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가족적인 분위기일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하더라도 가족마다 다르다. 가부장적인 가족문화가 있는가 하면 민주적인 가족문화가 존재한다. 사원 숫자가 적으므로 위계가 갖추어져 있지는 못하더라도 관료적 조직문화가 존재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기업 초기엔 무조건 팀제의 조직문화만 존재할 것이라는 견해는 타당하지 않다.
반대로 대기업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생각하기를 큰 기업일수록 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고 당연히 팀제의 조직문화가 꽃피고 있을 것이라고 오인한다. 가장 큰 문제는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을 만큼 큰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죄다 창의적 인재, 소통의 인재, 열정적 인재를 인재상으로 적어 놓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대기업의 모든 직원들이 모두 하나같이 창의적이라 모두 혁신을 부르짖는다면 그 조직이 영속될 수 있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기업의 20%가 80%를 먹여 살린다는 파레토 법칙을 운운하며 기업의 창의적 인재를 칭송한다. 그런데 사실, 20%의 창의적 인재도 많다. 소수의 창의적 인재의 의견대로 다수가 움직여줬기 때문에 기업이 영속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런 현실임에도 대기업에서는 창의적 인재를 운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포함되는 요소가 바로 ‘위험’이다.
모 유명인사께서 강연 중 이런 말을 하셨다. “민주주의는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면할 수 있는 체제다.” 마찬가지다. 사실 기업의 창업주는 그 기업의 생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 한 명의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이 회사를 망하지 않는 길로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 크게 성장하면 분리되거나 혹은 창업주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의사결정이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위험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견해는 앞서 설명한 초기의 기업 문화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초기 기업이라 하더라도 그 시기적 상황이 호황이고 관련 사업의 위험도가 매우 낮다면 조직의 위험이 낮으므로 굳이 모두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시기적으로 불황이고 사업의 위험도가 높은 IT업체 등에서는 위험이 높으므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필수적이다.
결국, 조직의 문화는 기업의 LifeCycle이 아닌 Risk를 변인으로 설명돼야 옳을 것이다.
Nice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