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맞수] 비트코인 캐시(BCH) vs 비트코인 골드(BTG)
지난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는 ‘개인간 전자 화폐 시스템(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제목의 백서로 세상에 큰 충격을 안겼다. 중앙기관의 개입없이 인터넷망을 통해 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비트코인(BTC)의 첫 등장이었다.
현재 비트코인은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해있다. 많은 거래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1MB의 블록 용량으로 병목 현상과 높은 수수료 문제가 발생했다. 사토시가 처음 그렸던 ‘CPU당 1표’라는 작업증명 합의 방식은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ASIC(주문형 반도체)당 1표’로 변질됐다.
일부 개발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토시 나카모토가 제시했던 비트코인의 본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하고 있다. 비트코인 캐시(BCH)와 비트코인 골드(BTG)가 하드포크(hard fork)된 이유다.
◆ 기본 정보
◆ 비트코인, 그 본래 정신으로의 회귀
◇ 비트코인캐시 – 확장성 확보
사토시 나카모토의 백서가 주춧돌이 됐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블록 용량을 1MB로 제한하고 점차 늘려가자고 주장했지만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들은 이에 반대했다. 디도스(DDos)나 51% 공격 등 보안의 안전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의 블록 생성 시간은 10분으로 같다.
하지만 비트코인 캐시는 마이크로 칩의 밀도가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블록 용량을 8MB까지 늘렸다. 지난해 5월 16일에는 블록 용량을 32MB까지 인상하는 하드포크를 단행했다. 값비싼 수수료를 혁신적으로 낮춘 것이다. 23일 비트인포차트(BitInfoCharts)에 따르면 비트코인 캐시의 평균 수수료는 비트코인의 100분의 1 수준인 건당 0.0031달러다.
◇ 비트코인 골드 – 소수의 채굴 독점을 지양하다
비트코인 골드의 블록 사이즈는 1MB, 블록 생성 시간은 10분으로 비트코인과 동일하다.
다만 SHA-256 해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비트코인, 비트코인 캐시와는 다르게 ASIC로는 채굴할 수 없는 이퀴해시(Equihash) 알고리즘을 선택했다. 좋은 성능의 ASIC 칩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비트코인의 작업증명 알고리즘에서 탈피해 채굴이 소수에 의해 독점되는 현상을 저지 하고자 한 것이다.
이퀴해시는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작업증명 알고리즘이다. 채굴자가 보유한 주기억장치(RAM) 용량에 따라 채굴량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퀴해시는 지캐시(ZEC) 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젠캐시(ZEN)나 코모도(KMD) 등 다른 코인에서도 공유하고 있는 알고리즘이다. 이는 다른 코인의 집단 채굴풀이 비트코인 골드의 기본 네트워크보다 클 경우 51%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글로벌 채굴업체 비트메인(Bitmain)에서 이퀴해시 채굴이 가능한 Z9 모델을 출시하자 개발진은 지난해 7월 기존 이퀴해시와 매개변수를 달리한 이퀴해시-BTG를 도입했다.
◆ 개발 현황
◇ 비트코인 캐시 – 지불 수단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
지난 2017년 8월 비트코인의 47만8558번째 블록에서 하드포크 됐다. 당시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는 1:1 비율로 비트코인 캐시가 지급됐다. 이후 코인이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비트코인 캐시의 블록체인에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댑(DApp)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산 부호(OP code)를 또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비트코인 캐시를 기반으로 신규 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웜홀 캐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비트코인 캐시를 원화로 환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출금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지난해 데일리토큰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해 오던 비트코인 캐시는 지난해 11월 16일 진행된 하드포크에서 비트코인 캐시와 비트코인 SV(BSV)로 분리됐다. 당시 비트코인 SV 측은 최대 블록 용량을 128MB까지 늘리자고 주장했고 비트코인 ABC 진영은 기존 프로토콜을 유지하면서 사용량에 맞춰 크기를 확장시키자고 주장했는데, 끝내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하드포크는 장기적인 해시파워 다툼으로 이어졌고 SV 측의 항복으로 종료됐다.
블록 용량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의견차이가 붙은 것이다. 개발팀 엔체인(nChain)은 블록 최대 용량을 128MB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보다 안정적이고 다양한 댑을 개발할 수 있도록 스크립트당 걸려있는 연산 부호 수의 제한도 제거할 예정이다. 비트코인ABC 팀과 비트코인XT 팀은 블록 생성 시간을 개선하기 위해 채굴 난이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난이도 조정 알고리즘(Difficulty Adjustment Algorithm•DAA)’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 비트코인 골드 – 비트코인과 같은 듯 다르게
2017년 10월 비트코인의 49만1407번째 블록에서 하드포크 됐다. 비트코인과 동일한 블록 용량을 유지하고 있는 비트코인 골드는 소프트포크(soft fork)의 일종인 세그윗(Segwit)을 지원하는 등 비트코인과 동일한 방법으로 거래 속도를 개선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를 도입, 지난해 7월 체험판(Technical Preview)을 공개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수수료 없이 수 차례 거래를 할 수 있는 결제 채널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에는 최종 거래 내역만이 기록된다. 또 같은 시기 일렉트럼G(ElectrumG) 지갑 3.2.1 버전을 출시했다. 전체 노드를 다운받지 않고 일부 데이터만 사용해 디스크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올해에는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메인넷에 구축하고 모바일 및 데스크톱 지갑에도 이를 탑재할 계획이다. 또 가상통화 결제 게이트웨이인 BTC페이(BTCPay)가 BTG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CEO와 조력자들
◇ 비트코인 캐시 – ‘비트코인 예수’와 ‘채굴 공룡’의 만남
로저 버(Roger Ver)와 세계 최대 채굴업체 비트메인(Bitmain)의 수장 우지한(Wu Jihan)이 하드포크에 찬성표를 던져 현재의 비트코인 캐시를 만들어낸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조합은 업계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비트코인 캐시는 SHA256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ASIC 칩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지한 대표가 비트코인 캐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코인의 시세는 폭등했고 가격 조작 의혹을 낳기도 했다.
크렉 라이트(Craig Wright)가 이끄는 개발팀 엔체인(nChain)이 지난 연말 하드포크 당시 비트코인ABC 진영과 의견 차이를 보인 곳이다. 라이트와 엔체인 팀은 비트코인SV로 이탈하게 됐으며 ABC 진영의 로저 버와 우지한이 비트코인 캐시를 계속해서 이끌고 있다.
◇ 비트코인 골드 – 베일에 싸인 핵심 개발자, 서울서 신분 첫 공개
홍콩의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트닝ASIC(LightningASIC)의 대표 잭 리아오(Jack Liao)가 비트코인골드 하드포크를 주도했다. 라이오 대표와 함께 비트코인 골드를 주도한 인물이자 ‘h4x3rotab’로 알려진 선임 개발자는 베일에 싸여 있다가 지난해 9월 개최된 블록체인 서울 행사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비트코인 캐시가 중국 채굴 세력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면 비트코인 골드는 미국 개발자 로버트 쿤(Robert Kuhne), 스페인 출신의 알레한드로 레고호(Alejandro Regojo) 등을 비롯해 불가리아, 콜롬비아, 호주, 인도, 독일 등 다국적 팀원들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 타임라인
◇ 비트코인 캐시
2017년 8월 22일 - 비티씨닷컴(BTC.com) 모바일 지갑, 비트코인캐시 지원
9월 24일 - 비트코인캐시 웹사이트 오픈
11월 14일 - 난이도 조정 알고리즘(DAA) 업그레이드
12월 16일 - 비트페이(Bitpay), 비트코인캐시 도입
2018년 1월 5일 - 인도 거래소 젭페이(Zebpay), 비트코인캐시 상장 예고
1월 15일 - 로저 버 대표 "비트코인캐시가 비트코인이다"
5월 15일 -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블록 용량 32MB로 확장)
8월 22일 - 웜홀 프로젝트 공개
11월 14일 - 크렉 라이트 "하드포크 위해서 많은 양의 비트코인 팔아 치울 것" 예고
11월 16일 - 하드포크
◇ 비트코인 골드
2017년 10월 25일 - 국내 거래소 코인네스트 상장
11월 5일 - 테스트넷 공개
11월 14일 - SNS 슬랙(Slack)에서 기술 지원 서비스 시작
11월 26일 - 윈도우 버전 지갑 해킹 사건 발생
12월 5일 - 말레이시아 밋업
12월 19일 - 지갑 해킹 사건 조사 결과 발표
12월 30일 - 주요 성과 & 로드맵 공개
2018년 2월 9일 - 비트고(BitGo) 지갑, 비트코인골드 지원
3월 19일 - 온라인 결제 서비스 BTG페이 출시
4월 30일 - 공동창립자 겸 개발자 마틴 쿠반드시에브, 코인네스트 주최 한국 밋업 참석
7월 6일 -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이퀴해시-BTG)
7월 13일 - 라이트닝 네트워크 체험판 공개
2019년 1월 14일 - 2019년 로드맵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