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사람은 암호화폐를 어떻게 생각하나?

in #kr6 years ago (edited)

당장 내 주변에 암호화폐(Cryptocurrency)에 대해 물어보면 크게 세 부류다.

"모르겠다"가 10명 중 7명 정도.
"나도 투자하고 있다"는 1명 될까말까.
"그거 위험하다던데"는 1~2명.

스팀잇에 대해 얘기하면 더욱 모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일 거다.
40대인 내 주변에는 그렇게 암호화폐 투자에 중심을 둔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 주식, 뮤추얼펀드 등 전통적인 투자 수단을 바라본다.
그리고 캐나다에는 RRSP라고 해서 노년 연금 적립을 위한 투자를 하면, 그 투자금은 과세 소득에서 빼주는 제도가 있다.
암호화폐는 여기에 해당이 안되니, 당연히 RRSP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 대상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체감으로는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는 35세 미만에는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다.
원래 젊은 층이 모험적 투자에 관대한 경향이 있고, 아무래도 인터넷 등 기반 기술에 벽이 없는 편이다.
다만 최근 소셜미디어들이 암호화폐 광고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게 아무래도 암호화폐 성장을 제한할 요소가 되지 싶다.

제도권에서는 부정적 인식 있다

캐나다에도 아쉽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권의 부정적 인식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발언이 지난 연말 스티븐 폴로즈(Stephen Poloz) 캐나다 은행 총재가 캐네디언 클럽에서 한 발언이다.
전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
이 양반이 지난 연말 행사에서 "밤 잠 설치게 하는 세 가지"에 대해 얘기했다. 세 가지는 ①사이버 위협, ②값비싼 집값과 가계부채, ③청년 실업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미에 하나를 더 추가해 암호화폐를 꺼내들었다.
폴로즈 총재는 암호화폐에 대해 "암호화(crypto)는 맞지만 화폐(currency)는 아니다"라며 "화폐는 안정적인 가치를 보존해야 하고,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To begin with basics, the term “cryptocurrency” is a misnomer—“crypto,” yes, but “currency,” no. For something to be considered a currency, it must act as a reliable store of value, and you should be able to spend it easily. These instruments possess neither of these characteristics, so they do not constitute “money.” - Stephen Poloz

그러면서, 암호화폐 구매를,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깝다고 상당히 깠다.

What their true value is may be anyone’s guess—perhaps the most one can say is that buying these things means buying risk, which makes it closer to gambling than investing. - Stephen Poloz

당연히 폴로즈 발언은 암호화폐권에서는 상당한 반발을 불러왔지만, 그러나 폴로즈 만큼 저명한 인물이 암호화폐 수호자로 나타나진 못했다. 폴로즈 발언의 핵심은 캐나다 은행은 암호화폐와 관련이 없으며,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사실 캐나다 은행은 암호화폐에 대한 선구적인 보고서나 발표도 종종했는데, 그게 암호화폐 시장의 해석과 엮이는 걸 경계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폴로즈 총재는 암호화폐에 대해 투자 하라 마라 정도 수위는 아니지만, "조심해서 세부 사항을 파악하라"는 경고는 했다.

To be absolutely clear, I am not giving investment advice. I never do. All I will say to people intending to buy a so-called cryptocurrency is that you should read the fine print and make sure you know what you are getting into. The Bank of Canada does not regulate these instruments and their markets, just as we do not regulate traditional securities and their markets.

폴로즈 발언을 자세히 소개하는 까닭은 캐나다에서 제도권 언론이나 금융기관이 암호화폐를 대하는 태도가 여기에 요약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취적인 다른 면도 있다

캐나다는 그러나 다면적인 나라다. 국론 통일 같은, 에너지 펑펑 소모해버리는 멍청한 짓은 안한다. 다양성을 추구해 창의성을 배출하는데, 그 인구에 비해 실력이 뛰어난 나라다.

그 산물 중에 하나가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을 소개하는 공영방송 CBC 라디오 보도 중에 주목할 부분은 암호화폐를 인터넷 발달의 산물로 봤다는 점이다.

As Alex Tapscott tells Day 6 guest host Peter Armstrong, we are moving on from the internet of information and beginning the age of the "internet of value."

인터넷 1세대가 정보 유통의 장이었다면, 인터넷 2세대는 가치 유통의 장으로, 지금 시작했고, 그게 암호화폐라고 했다.
이걸 꼽씹어보면, 물론 여러 형태의 암호 화폐는 망하거나 통합되거나 가치를 상실하거나 또는 폭등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인터넷이 존재하는한, 가치 교환의 매개로 암호화폐가 지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다른 암호화폐에 별 관심이 없지만, 스팀잇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다. 1세대 인터넷의 역할을 2세대 인터넷의 진화체에 담았으니. 이거 참 그럴듯한 발상 아닌가 싶다.

일확천금의 꿈은 아니지만, 주목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는 적지 않은 캐나다인도 동의하는 듯 하다.


스팀전용 콘텐츠
JoyVancouver.com을 키우는 권민수 대표가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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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견해도 님과 거의 같습니다.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저는 빅토리아에 살아요 ! 조이밴쿠버 자주 들어가볼게요 :)

독자 한분 늘 때마다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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