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제3의 직장

in #busy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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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통한 경제적인 이득 뿐만이 아닌 자아 실현, 사회적인 공헌감 등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처럼, 기업의 이름값, 혹은 안정성만 보고 취업을 시도, 혹은 성공하다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하의 글은 그것을 표현한다.

(전략)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는 청년을 비롯하여 재취업을 원하는 시니어(senior)는 대부분 정부나 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정부나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막상 공무원이나 회사원이 된다고 해도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직업만족도를 얻지 못한다. 소득·안정성·자기계발·성취감·사회기여도 등 여러 측면에서 공무원과 회사원의 직업만족도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관료제로 이루어져 있고, 공식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대부분 정해진 틀 속에서 반복된 업무를 계속할 뿐이다. 관료제의 위계 속에서 근무하다 보면 어느새 명령에 복종하는 기계로 변하고 만다.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성과에 집착한다. 따라서 흔히 사람들은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좋아하지만, 회사원으로 근무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물신성을 추종하는 동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취직 10년 차의 영혼이 없는 공무원, 돈의 노예가 된 회사원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후략)

그러다보니 취업 단계부터 직업을 통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런 사람들은 시민사회나 비영리 영역 같은, 이른바 '제3섹터'로의 길을 선택하였다. 이 책, 「제 3의 직장」은 이 길을 걸은 15명의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 책은 제3섹터에 속하는 15개의 직업과 그 직업의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록하였다.

이 사례들 중에서 특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문화유적답사 가이드를 선택한 준구 씨이다. 소설가를 지망하던 준구 씨는 취직을 꿈꾸면서도 일과 글의 밸런스가 깨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보통 준구 씨 같은 사람들은 신문사·잡지사·출판사 등에 취직하여 일과 글의 밸런스를 맞추려 시도한다. 글을 전달하는 매체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하면 글을 쓰면서 일할 수 있다. 그래서 글에 꿈을 품은 많은 이들이 출판 관련 업계를 지망하였고,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준구 씨는 문화유적답사 가이드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살린 소설을 집필하거나, 문화유적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연구하고, 커리어를 개발하여 다양한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택하였다. 준구 씨의 사례를 읽으면서 나의 눈이 번쩍 뜨였다. 글이란 순전히 머리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다.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얻은 경험과 그 경험으로 느낀 감정, 확립된 소신 등을 자신의 글에 녹여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거치면 거칠수록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꼭 준구 씨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 수록된 15명의 이야기들 중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아직 제3섹터의 일자리, 그리고 그 연구는 걸음마 단계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제3섹터의 일자리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모든 생산의 완전자동화가 실현된다면 인간은 창조적, 사회적 활동을 더욱 많이 하게 될 것이고, 제3섹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흐름을 선도할 수 있다. 줄여서 '미래 유망 직종'이다. 꼭 미래의 4차 산업혁명이 아니더라도, 지금을 살면서 일과 삶의 균형,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제3섹터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 태봉 씨와 동료들이 공공식물원을 만들 때 생각한 것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친다.

(전략) 창조적인 직장이란 무엇인가? 아마 그것은 마지못해 출근하고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 그런 직장은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직장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창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타율적으로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노동이 가능하고, 노동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며, 타인의 삶의 향상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습관적 관행이 아니라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고, 도전성이 내재되어 있고 일정한 긴장도 필요로 하며, 자유롭게 시간관리를 할 수 있고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들이 간절하게 찾고 있는 직장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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