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멘토들: 찰리 멍거와 벤저민 그레이엄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알파J인베스트먼트 대표, Alpha J입니다.

워렌 버핏은 누구나 인정하는 가치투자의 달인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라는 수식어가 딱 맞는 인물이지요.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모든 이들이 워렌 버핏을 스승으로 모시며 조금이라도 그 지혜를 구하고자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가 무슨 주식에 투자했는지, 주주서한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심지어 그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들이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지요.

성공한 사람들은 누구나 "멘토"라는 것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워렌 버핏에게도 본인의 투자관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멘토격인 인물이 두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 (위) 과 찰리 멍거 (아래) 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많은 분들이 가치투자의 바이블로 참고하는 책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로 가치투자란 개념을 창시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는 버핏의 스승으로 아주 잘 알려져 있지요.

워렌 버핏이 평소에 자주 “현명한 투자자”를 자신이 읽었던 최고의 투자서로 자주 추천하였고, “현명한 투자자”의 번역본이 국내에 2007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덕분에 벤저민 그레이엄 역시 국내에서 워렌 버핏 못지 않게 많은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버핏의 두번째 멘토이자, 지금의 버핏을 만드는데 어쩌면 그레이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찰리 멍거는 그가 가진 지혜, 그가 버핏에 미친 영향에 비해 여전히 과소평가 받는 느낌입니다.

사실, 지금 버핏의 투자 철학은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보다 찰리 멍거의 투자 철학에 훨씬 가까운데 말입니다.

네이버 키워드 도구를 이용하여 ‘워렌 버핏’, ‘찰리 멍거’, ‘벤저민 그레이엄’ 이 세 가지 키워드가 각각 한 달에 몇 번씩 검색되었는 지 조회해보았습니다.

키워드별 월간 네이버 검색횟수 (데스크탑+모바일)

‘워렌 버핏’: 23,000 > ‘벤저민 그레이엄’: 500 > ‘찰리 멍거’: 270

찰리 멍거가 국내에서 정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 느껴집니다.

그의 투자 철학은 지금의 버핏에게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 버핏의 투자 철학은 찰리 멍거가 거의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국내에는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찰리 멍거의 가치투자 철학을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 철학과 비교하여 소개한 글을 접했는 데, 모든 분들이 조금 더 쉽게 찰리 멍거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아래 번역/가공하여 소개합니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그레이엄의 전략은 죽은 전략이라고 표현합니다만, 저는 그레이엄의 전략은 현대에도 유용한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추후 포스팅에서 다루어보도록 하지요. ^^).

과소평가된 찰리 멍거의 투자기법 (원문: An Underrated Technique from the Charlie Munger Playbook )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로 회사를 “죽은” 존재로 가정하고 그 가치를 평가하였습니다.

그레이엄은 장부가치를 주로 이용하여 회사의 청산가치가 얼마인지에 따라 회사의 내재가치를 매겼는데, 청산가치란 것이 결국 회사가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빚을 모두 청산한 후 자산을 모두 매도하였을 때 주주에게 돌아가는 가치입니다.

그레이엄은 이러한 투자 원칙에 따라 그레이엄 뉴먼 펀드 (Graham-Newman Fund)를 운용하면서 연 20%에 가까운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그레이엄의 장부가치에 따른 (P/B 배수) 투자가 성공을 거둘 수 있던 중요한 이유는 그레이엄이 활동하였던 1920-30년대의 특수성에 있습니다.

그레이엄이 활동하던 1920-30년대에는 기술적인 제한으로 인해 시장이 무척 비효율적이었고, 경제 대공황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주식들이 비일비재하였습니다.

그러니 기업의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고민 없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만을 투자 기준으로 삼아도 좋은 투자 기회를 많이 찾고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시장이 무척 효율적인 지금은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다고 하여 투자하기엔 가치함정 (Value Trap)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에 피트니 보우스 (Pitney Bowes)라는 사무 관리 소프트웨어 제조 회사가 있습니다.

피트니 보우스는 금융위기로 인하여 2008년 주당 가격이 $40.00에서 $24.30으로까지 떨어졌는 데, 연 순이익으로 주당 $2.78을 벌어들이고 있어서 어닝스 일드가 약 11% (P/E가 약 9.0x) 였습니다.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을 중요시하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아주 매력적인 투자기회죠.

5년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4.30이었던 주당 가격이 현재 $15.38로까지 떨어졌습니다.

2008년에 $24.30에 투자하셨다면 그 이후 현재까지 약 5년간 얻으셨을 배당금이 $6.95인데, 배당금을 합해도 $15.38+$6.95 = $22.33으로 여전히 약 10% 손해본 셈입니다.

5년간 “가치”주를 보유한 결과 말이죠.

워낙 낮았던 초기 밸류에이션 수준과 배당금 덕분에 더 큰 손실은 면했지만, 충분한 안전 마진을 확보했던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치투자 방식대로,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했는 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찰리 멍거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위 피트니 보우스 투자 실패 사례는 투자자가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하여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비추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은 것이 정말로 저평가가 맞는 지, 아니면 단순한 가치함정인지 점검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초기 어닝스 일드가 높다고, P/E 비율이 낮다고 충분한 안전마진을 달성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쉬운데, 실제로는 안전마진을 달성한 것이 아니라 가치함정 (Value Trap)에 발을 담궜을 뿐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그레이엄이 회사를 “죽은” 존재로 여기고 내재가치를 청산가치로 측정한 것에 반해, 멍거는 향후 5-10년동안 계속 영업을 할 계속기업으로 보고 내재가치를 그에 따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멍거의 투자 철학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가 투자자로서 관점을 전환할 것을 촉구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들은 종목 스크리닝을 할 때 일차적으로 밸류에이션 수준을 보고 종목 리스트를 추립니다. 그리고 그 중 투자하기에 괜찮은 회사를 찾습니다.

반면, 멍거는 밸류에이션 수준이 아닌 비지니스 모델을 1차적인 스크리닝 기준으로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멍거는 WESCO 금융그룹을 운영할 당시 WESCO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크래프트 (Kraft), US Bancorp, 웰스파고 (Wells Fargo), 코카콜라 (Coca-Cola), 그리고 프록터 앤드 갬블 (Procter & Gamble) 이 다섯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놀라울 정도로 지속 가능한 비지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다섯 종목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멍거는 1차적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보고 판단하였을 때 장기적으로 이익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느냐?”를 질문하였고, “해당 종목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얼마가 적정한가?”는 그 이후에나 고민하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멍거와 같이 비지니스 모델을 1차적인 종목 스크리닝 기준으로 삼으면 피트니 보우즈와 같은 종목이 관심종목 리스트 혹은 투자검토종목 리스트에 오르는 것을 애초에 피할 수 있습니다. 비지니스 모델이 얼마나 뛰어나느냐를 놓고 먼저 스크리닝을 하면서 투자부적격인 기업들을 애초부터 다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죠.


요약하자면,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을 강조한 반면, 찰리 멍거는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과 장기 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목 스크리닝 시 1차적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보라고 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현재 버핏의 투자 철학은 찰리 멍거의 투자철학과 똑같습니다.

찰리 멍거의 핵심 투자 철학은 기업을 계속기업으로 보고 그 내재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이며, 이는 워렌 버핏이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s)”를 중요시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경제작 해자를 갖춘 기업일수록 비지니스 모델이 튼튼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니까요.

경제적 해자라는 개념을 고안한 사람은 버핏이 아니라, 찰리 멍거였습니다.

워렌 버핏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기업을 제 값주고 사는 것이 평범한 기업을 싸게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은 투자입니다.”
“It’s far better to buy a wonderful company at a fair price than a fair company at a wonderful price.”

이 역시 찰리 멍거로부터 배운 투자 원칙이라고 워렌 버핏이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가 버핏에 미친 영향에 비해.. 국내에는 그에 대한 정보가 정말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통해, 투자자 분들이 찰리 멍거라는 인물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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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한 코인 존버는 승리한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저도 멍거이론이 더 좋아보이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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