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서양에서 만든 막장 무협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 시즌1"

사실 아이언 피스트 드라마에 대한 세간의 평은 상당이 안좋다.

"썩은 토마토를 받은 최초의 마블드라마" 라던지... "철권 닦이" 라던지... "넷플릭스에서 마블 드라마 제작이 몽땅 취소된게 다 아이언피스트 때문이다" 등등... 좋은 평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냉정하게 말해 아주 틀린 평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그정도로 작품의 재미나 완성도 측면에서 좋은 평을 하기 힘들다.


이 드라마의 단점들은 강물처럼 차고 넘쳐서 뭘 먼저 지적해야 할지 감이 안잡힐 정도.

하지만, 몇가지 큰 단점만 참고 보면 그렇게 못볼 정도로 안좋은 드라마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악평이 많아서 너무 기대를 않하고 봤더니 의외로 볼만해서 깜짝 놀랐을 정도다. (나만 당할 수야 없지)

그 중,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단점은 심각한 "서양인 관점의 동양뽕" 이다.

요즘이야 좀 덜하지만, 한 1~20년 전만해도 서양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동양 무술" 은 그냥 "판타지" 혹은 "샤머니즘" 그 자체였다.


도무지 정체를 알수 없는 기괴한 몸짓과 주문에 가까운 기합소리, 아무 의미없이 엉거주춤한 손짓에 다짜고짜 "기" 라는 설정을 덮어 쒸워서 새끼 손가락 끝만 몸에 슬쩍 닿기만해도 적들이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나뒹굴게 만드는 서양인 관점의 동양 무술은 서양인들에겐 신기하게 보일지 몰라도 동양인들 관점에서 보면 중증의 중2병 보다도 더 오글거리는 낯뜨거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랬던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최근엔 어느정도 상식적인 수준으로 동양뽕이 많이 사그러 들었는데, 이게 "아이언 피스트" 에서 고스란이 부활에 버렸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어릴때 부터 "기" 를 수련해서 "용" 과 싸워 이긴 후,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 무적의 아이언 피스트" 가 되었다고 하는데 ...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 는 개뿔...


펼치는 무술이라곤 동네 태권도장 가면 흔히 볼수 있는 수준이고, 적들을 때린다기 보다는 적들이 와서 맞아주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액션에 박진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아이언 피스트의 능력이라고 해봐야 "노랗게 빛나는 주먹" 이 다인데, 일종의 "초능력" 인 이 "아이언 피스트" 조차 기껏해봐야 한방에 사람 한명 죽일수 있는 정도 밖에 안된다. 그것 마져도 아~~~~주 어쩌다 한번씩 쓴다. 꼭 필요한 순간엔 기똥차게 안나오기도 해서 보는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

도대체 뭘 믿고 저런 하찮은 능력으로 온갖 중화기로 무장한 악당들과 싸우는건지...

"아이언 피스트" 를 쓴다고 "방탄" 이 되는것은 또 아니라서 상대방이 총만 가지고 나오면 슬금 슬금 피해다녀야 된다. 하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이 총을 겁내가지곤 폼이 안사니 세계적인 범죄집단인 적들이 평소엔 잘 가지고 다니던 총을 주인공만 만나면 내려놓고 칼과 몽둥이로 무장해서 덤벼든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줬는데도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 주인공은 수시로 황천길 근방까지 갔다온다.

"전설의 아이언피스트" 라는데 무슨 "전설" 이 저 따위로 하찮은건지...

쉽게 말해 맨손 "무술" 이 주 무기인 주인공을 초일류 강자로 설정해서 드라마를 만들다 보니 온갖 억지스러운 상황을 "동양의 신비" 로 포장해 버리는데, 애들이라면 모를까 정상적인 성인들 관점에서 보면 도무지 드라마에 공감하기가 힘들다. 아무리 얘들용 만화가 원작이라지만 이건 좀...

여기에 주인공의 심각한 "중2병"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환장" 그 자체... (주먹에 진짜로 "용" 이 깃들어 있다고 하니 중2병은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진지한 얼굴로 용의 힘이 어쩌고 기가 어쩌고 하면 정말 오글거려서 손가락이 오그라드는것 같다.)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크게 2가지로 정리 할수 있다.

1. 어린시절 비행기 사고로 오랜기간 외부와 단절되어 생활하다 현실의 뉴욕으로 돌아와 잃어버린 자신의 자리를 찾는것.
2. "곤륜" 에서 받은 사명으로 "핸드" 라는 악의 조직을 퇴치하는것.

첫번째 이야기인 행방불명된 기간동안 잃어버린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는 이야기는 좀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참고 볼만은 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십여년간 행방불명되었던 삼성의 후계자가 어느날 뜬금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 현재 삼성의 회장직을 되찾는 얘기인데, 십년이 넘게 외부와 격리되어 생활하던 "어른이" 가 삼성의 회장직을 물려 받게 만들려다 보니 정말 만화 같은 과정을 거쳐 회사를 되찾는다. (삼성 후계자 되기 정말 쉽다)

애초에 원작이 "만화" 인 만큼, 그냥 "만화같은 얘기" 라고 생각하고 보면된다.

회사를 물려받고 나서 펼쳐지는 그 "어른이" 특유의 "순수하고 새하얀 정신세계" 는 참고 보기 힘들지만, 그냥 너무 착한 사람이라 그렇겠거니... (만화잖아...) 하고 보면 참고 볼수는 있다.


하지만, 도대체 왜 저러는건지 알수 없는 "동양 무협식" 전투는 참 ... 참고 보기 힘들다.

세계적인 악의 조직이라는 "핸드" 는 왜 그 좋은 총 놔두고 칼과 주먹으로 싸우는건데?

아이언 피스트가 총 맞으면 안죽는것도 아니고 쪼매난 칼에 쿡 찔려도 그냥 응급실 직행인데 ... 내가 "핸드" 였으면 주인공은 백번도 더 넘게 죽였을것 같다.

도대체 "못 죽인" 것인지 "안 죽인" 것인지 가늠이 안될정도로 악의 조직 "핸드" 의 행보는 의문 투성이. (다른 드라마인 "디펜더스" 에서 그 이유가 약간 나오긴 함)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아이언 피스트" 에 비해 "핸드" 는 그야말로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주인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도무지 주인공이 최종적으로 승리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가 힘들다. (도대체 왜 핸드가 진거야?)

그냥... "아... 이것도 동양의 신비로움인가..." 하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

결론적으로 말해 만화를 실사화 한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를 비우고 보면 나름 볼만하기는 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아... 뭔가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장점이 생각 안나서 설명이 안되네... 그냥 단점이 많은데 대충 참고 볼만은하고 장점은 딱히 없는 드라마라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