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리뷰]청춘의 가난한 연애와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내가 사는 세상>

in #aaa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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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사이일수록 계약서를 철저하게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구되기 십상이다. 최창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 <내가 사는 세상>의 주인공인 민규(곽민규)와 시은(김시은) 두 연인 또한 일은 일대로 하면서 근로계약서 한장을 제대로 쓰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하다. 민규와 시은, 오래 사귄 두 연인은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디제이가 꿈인 민규는 낮에는 퀵서비스 배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친한 형 지홍(박지홍)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디제이 공연을 한다. 아티스트가 되려는 시은은 선배 지영(유지영)가 경영하는 미술학원에서 입시반 강사로 일한다. 낮이든 밤이든 표준근로계약서 한장을 쓰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월급이 덜 들어온 게 분명한 데도 사장을 찾아가 “월급이 덜 들어온 것 같다”고 불확실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호명인생>(2008) <그림자도 없다>(2011) 같은 단편영화에서 노동 문제와 청년 실업을 꾸준히 다룬 최창환 감독은 이들의 가난한 연애와 일상을 통해 부당한 노동 환경에 노출된 청춘의 현실을 건조하게 그려낸다. 새롭고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카메라는 하루를 전투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건조한 흑백 화면으로 담아낸다. 썩 밝지만은 않은 미래가 슬프면서도 이들을 응원하고 싶게 한다.
김성훈

*<내가 사는 세상> : https://www.themoviedb.org/movie/528447-nae-ga-sa-neun-se-sang?language=en-US
*평점 :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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