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마농의 샘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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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 비디오 대여점은
퇴근길 영화를 고르는 사람들로 붐볐다.
최신 영화는 좀 더 비쌌고 몇 년 지난 영화는 저렴했다.

영화관 가기가 쉽지 않은 우리에게 티브이에 연결된 비디오 플레이어
옆에는 영화가 몇 편씩 놓여 있었고 반납일이 좀 남으면 지인들에게
빌려주기도 했었다.

그 때 참 많은 영화를 봤는데 몇 번
들었다 놨다 했던 작품이 <마농의 샘>이었다.
영화가 길어서 두 테잎이 들어 있었고 그것을 하룻밤에 다 볼 시간이 되지 않았던 거다.

그러다가 지난 6월 21과 28일 1,2부에 걸쳐 EBS 금요극장에서 방영했다.
피곤했지만 이번엔 보고야 말았다.

아다시피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프랑스 시골마을 농사꾼인 삼촌 쇠베랑(이브 몽땅)과 조카
위골랭(다니엘 오떼유)은 토지를 넓혀 돈이 되는 작물을 키울 의욕에 차 있다.
이들이 눈독 들이던 땅에 갑자기 도시에 살던 마농네 가족이 들어와 농사 지으며 살겠다고 한다.

쇠베랑과 위골랭은 이들을 내쫓을 계획으로 농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샘을 막아 버렸다.
가뭄으로 농작물은 타들어갔고, 샘을
파는 공사중 마농의 아버지는 죽고 만다.

헐값에 집과 땅을 넘기고 떠나려 할 때 어린 마농은 이들이 샘을 다시 트는 장면을 보게 되었고 절규한다.

그로부터 십 여년이 지나 어엿한 여인으로 성장한 마농은 아직도 그 집과 산에서 산양을 먹이며 살아간다.
그 야생적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 것은 위골랭.
그의 사랑은 치명적이었으나 마농에겐 원수에 불과했다. 더구나 동네 사람들 모두 샘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당시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는 것에 다시
한번 분노한다.
그래서 그녀는 동네의 생명줄에 해당되는 지하수를 찾아 막아 버렸다.

동네는 물 한방울 흐르지 않게 되었고
소베랑과 위골랭의 카네이션도 모두
말라 죽었다.

마농은 지역에 부임해 온 지리교사와 사랑에 빠졌고 이래 저래 실의에 빠진 위골랭은 자살하고 만다.

마농이 지하수를 흐르게 한 이후 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마농의 조모의 친구가 소베랑을 만나 사실 죽은 마농의
아버지가 소베랑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연인이 임신한 것도 모르고 소베랑은 아프리카로 떠났고 아이를 떼려고 갖은 방법을 쓰다가 마농의 아버지가
곱추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요는 마농은 소베랑의 손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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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에 걸친 엇나간 사랑이 중심 줄거리지만 주변의 것들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유명 배우 이브 몽땅이야 그렇다 치고 다니엘 오떼유가 못난 시골 농부 역을 너무도 훌륭히 소화해 냈다.

또한 프랑스의 척박한 산골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곱추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하모니카로 연주하던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선율이 계속 귀속을 파고 든다.

분명 비극인데 비극같지 않으니
삶은 그렇게 샘처럼 흐르고 흘러 세상을
이루고, 자연 앞의 인간이다.

길지만 볼 가치가 충분한 아주 좋은 영화다.

감독 끌로드 베리, 주연 이브 몽땅, 엠마누엘 베아르, 1986

ul : https://www.themoviedb.org/movie/4480?language=en-US
별점 :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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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전에 1박2일 2박3일 비디오 돌려보던게 ..다시는 못올 추억이네요..ㅋㅋ

ㅎㅎ 맞아요. 많이 대여됐던 비디오는 화질이 나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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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엄청 예뻤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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앜~추억의 비디오테이프......ㅎㅎ
그립네요~^^;

그렇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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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인간관계가 복잡해 보입니다 ㅎㅎ
한 번 보면 이해가 되겠죵~^^

아주 단순해요. 글쓴게 션찮아서 어지러워 보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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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영화 본 적 있는데 오래되서~
EBS영화 보는 편인데 마농의 샘은 못봤네요~
도잠님이 풀어놓은 이야기로 잘 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짠에 대한 댓글 읽으셨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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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도잠님은 스팀잇은 안하시는 건가요~?

스팀잇의 하부 구조(댑이라고 하는)로 이해하고 있어요. 스팀잇의 이익이 션찮으니까 스팀몬스터, 스팀코인판 등을 만들어 활성화시키는 모양이에요. 스팀짠 컴 치시고 스팀 아이디로 가입하시면 돼요.비번은 포스팅키라고 했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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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거 극장에서 봤어요. 어렸을 땐데.. 중학생이었나? 아무튼 자기 살에 바느질 하는 장면만 기억나요. 끔찍해서요 ㅎㅎ

마농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어서 마농이 흘린 머리끈을 그렇게 가슴에... 미친거지요. 그래서 자살했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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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미친건가요 ㅋㅋ 제가 어릴 적 봤을 땐 사랑을 몰라 그랬다 치고, 지금 보면 다르려나 했더니 그냥 그 사람이 미친거였군요 ㅋㅋㅋ

음.... 지금보시면 분명 다르실 거에요. 사랑에 미치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
제게는 농사에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당나귀가 쓰러질 정도로 물을 길어오는 장면이 와 닿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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