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VIII 9화
제시카 : ...그래. 랩손은 내 마음에 이렇게 명령했어. 세계에 흩어진 일곱 현자의 후예를 죽이고 자신의 봉인을 풀라고. 일곱 현자란 과거에 지상을 어지럽힌 암흑신 랩손의 영혼을 봉인한 존재라나 봐. 현자들은 랩손을 완전히 멸하지는 못했지만, 그 영혼을 지팡이에 담아 자신들의 피로 봉인했지. 암흑신 랩손의 저주가 그 일곱 현자를 노리고 있어... 마스터 라일라스... 사벨트 오빠, 오딜로 원장님. 그리고 벨가라크의 오너까지... 지금까지 살해당한 사람들은 모두 일곱 현자의 후예였던 거야.
트로데 왕 : 흐음... 이야기가 점점 복잡해지는구먼. 그러니까 나와 미티아가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도 그 암흑신과 관계가 있다는 겐가?
제시카 : 그건 잘 모르겠지만... 남아 있는 일곱 현자는 이제 3명이야. 내가 노렸던 첼스와... 나머지 2명. 일곱 현자의 핏줄이 모두 끊어지면 지팡이에 걸린 봉인이 풀려서 랩손의 영혼의 그 지팡이에서... 지팡이...? 저... 저기, 트로데 왕! 지팡이는!? 내가 가지고 있었던 지팡이는 지금 어딨어!?
트로데 왕 : 지팡이? 오오, 내 성에 전해지던 그 보물 지팡이 말인가? 그러고 보니 그 이후로 본 적이 없구먼. 허둥대는 사이에 어디로 가 버렸는지 알 길이 없다네.
제시카 : ...안 돼! 첼스가 위험해! 그 지팡이를 가진 자는 암흑신에게 지배당해 버린다구! 어서 지팡이를 찾아야 해! 빨리 찾지 않으면 지팡이를 가진 누군가가 또 첼스를 노릴 거야! 에이트! 어서 그 지팡이를 찾아야 해!!
얀거스 : 그 지팡이라면 틀림없이 하워드 아저씨가 주술을 썼을 때 어디론가 날아갔습니다요. 바다에 떨어지기라도 했으면 일이 복잡해집니다요.
쿠클 : 아무리 어쩔 수 없었다고 한들 숙녀를 상대로 싸우는 건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었어. 하기야 그렇게 무서운 숙녀는 데이트 상대로 꽝이지만.
트로데 왕 : 내 저주는 풀리지도 않은데다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연달아 문제만 늘어나는군... 허나, 푸념만 늘어놓을 때가 아니지. 에이트, 서두르게나!
여자 : 그 지팡이 마녀와 싸우는 걸 나도 봤는데 이러니저러니해도 하워드 님의 주술이 강력하긴 해. 인간성은 좀 그렇지만 주술 능력만큼은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니까.
[하워드의 저택]
첼스 : 앗, 당신은! 감사합니다!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그나저나 왜 제 목숨을 노렸던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지팡이 마녀는 마치 제가 현자의 후예인 양 말했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현자의 후예는 하워드 님이고 저는 그저 하인일 뿐인데. 지금부터라도 저는 하워드 님께 충성을 다할 겁니다. 아차차, 이런 이야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저는 지금 레오팔드를 찾고 있어요. 어디로 가버린 건지... 레오팔드는 약간 무섭긴 해도 무척 영리한 개인데...
하워드 : 오오, 자네로군. 그 지팡이 마녀를 퇴치한 뒤로는 아무래도 몸이 안 좋아서 말일세. 아니지... 나빠진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야. 그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끊이질 않는다네. 말로는 표현이 어렵지만 내가 터무니없는 실수를 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자꾸만 드는군. 나 같은 사람이 이런 갈등을 겪다니 어찌 된 일인지... 아니야, 됐네. 지금은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군. 그냥 물러가게. 용건이 있다면 다음에 오게나.
하녀 : 꺄아악!!! 사람 살려!! 거기 누구 없나요!! 체... 첼스가...!!
첼스 : 크아아악!!!
여자 : 레... 레오팔드가!! 레오팔드가... 첼스에게 지팡이를!!
레오팔드 : 이제 둘 남았군... 방해하는 자는 용서치 않으리...
첼스 : 부... 부탁드립... 니다... 레... 레오팔드... 님... 을... 뒤쫓아... 주세... 요... 레오... 팔드... 님... 은... 하워드... 님... 께서... 마음을... 여신... 유일한... 존재... 거든요... 레오팔... 드... 님... 이... 없어... 지... 면... 하... 하워드... 님... 께서... 하워드 님... 께서... 얼마... 나... 슬퍼... 하실... 지... 하... 워드... 님...
하워드 : 이... 이것은...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첼스... 아니... 위대한 현자 쿠퍼스 님의 후예... 그랬군. 이제서야 알았네... 나는... 나는... 결국 지켜 내지 못한 게야... 대대의 염원이었던 인연의 주술을... 그렇게 조상님께서 나와 쿠퍼스 님의 후예를 이끌어 주셨건만... 나는... 으으... 으... 머리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군...
하워드 : 휴우... 걱정 끼쳐서 미안하네, 에이트. 첼스의 시신을 본 순간 여러 의문이 단번에 풀렸다네. 나는 모든 것을 깨달았지. 나는 조상님들의 인연의 주술로 인해 처음부터 이러한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다네. 위대한 현자의 일족... 즉, 그 후예인 첼스의 목숨을 지켜야 한다는 운명을... 허나 강력한 술법의 힘에 도취된 우리 일족은 언제부터인지 조상님들의 주술을 무시하고 말았지... 조금만 더 빨리 그것을 깨달았더라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을... 첼스... 아니, 위대한 현자의 시신은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도록 부하들에게 명령해 놓았네만...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고 말았어.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군... 미안하지만, 내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겠나? 첼스를 죽인 것이 레오팔드라는 것은 알고 있네. 그래서 부탁이네만... 레오팔드를 퇴치해 주게나. 그리고 현자 일족의 원수를 자네의 손으로 갚아 주게. 나는 알고 있다네. 놈은 이제 레오팔드가 아니야. 강력한 마력에 지배당하고 있지. 고작 이걸로 죄값을 치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네만, 이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네... 그렇지. 자네들에게도 여러모로 신세를 졌으니 성의 표시를 해야겠군. 어디 보자... 듣자 하니 거기 아가씨는 마법사로서 타고난 능력이 아직 다 깨어나지 않은 상태라지? 좋았어. 잠들어 있는 그 능력을 내 힘으로 가볍게 흔들어 깨워 주겠네.
(놀랍게도 제시카가 베기라곤을 습득했다! 놀랍게도 제시카카 마히야드를 습득했다!)
하워드 : 에이트, 레오팔드는 이 마을을 나가 북쪽으로 도망쳤다고 들었네. 우선 북쪽으로 가 보게나. 그럼 아무쪼록 잘 부탁하네. 자네들의 여행이 무사하길 빌겠네.
제시카 : 저기, 에이트. 잠깐만 기다려 봐. 그러니까... 별일은 아닌데... 도르마게스를 죽이고 지팡이를 쥐게 된 순간부터 나는 내 의지로 말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말할게. 나, 오빠의 원수를 갚았다는 생각은 아직 안 해. 암흑신 랩손이라는 자의 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그 지팡이를 이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그 지팡이를 다시 한번 봉인할 때까지 나도 여행을 계속할 테니까...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 갑자기 격식을 차리니까 좀 이상했나? ...정말? 다행이네. 에이트는 좋은 사람이구나...
[여관]
여관주인 : 안녕하세요. 여행자의 여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숙박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밤까지 휴식하시겠습니까? 그럼 편히 쉬십시오.
미티아 : 꿈속에서 또 보네요. 이렇게 에이트와 꿈속에서 이야기하는 게 몇 번째일까요...? 제시카 님이 돌아와서 다시 함께 여행하게 되어 기뻐요. 도르마게스가 아버님과 저에게 걸었던 저주는 아직 풀리지 않았는데... 혹시 이대로 계속 안 풀리는 게 아닐까 싶어서... 트로덴 성 사람들도 아직 가시덩굴 숙에 파묻혀 있고 정말 불쌍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때 에이트에게만은 그 저주의 힘이 미치지 않았죠... 분명 에이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에이트, 가끔은 그 샘에도 절 데리고 가 주세요...
[신비한 샘]
(신비한 샘물을 마신 덕분에 에이트의 HP와 MP가 회복되었다! 미티아에게도 신비한 샘물을 마시게 해 주겠습니까? 에이트는 미티아에게 샘물을 마시게 해 주었다.)
미티아 : 있잖아요, 오늘은 에이트에게 아주 기쁜 소식을 들려줄게요. 과연 뭘까요? ...사실은 얼마 전에 미티아는 18살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생일에도 저녁은 어김없이 잡초... 에이트가 성에 왔을 때 저와 동갑인 8살이었으니 벌써 알고 지낸 지도 십 년이나 되었군요. 부모님이 안계신 당신이 성에 들어와 살면서 일하다가 드디어 근위병으로까지 발탁되다니... 근데 이거 알아요? 사실은 제가 아버지께 부탁해서 에이트를 근위병으로 만들었답니다. 근위병이 되면 에이트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질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다음 생일은 인간의 모습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힘써 줘요, 근위병님. 명령이에요.
[동굴]
병사 : 후덜덜덜... 무, 무서웠어... 방금 커다랗고 시커먼 개가 굉장한 속도로 이 터널을 빠져나갔거든요. 하마터면 나가떨어질 뻔했어요. 새빨간 눈동자를 번뜩이면서... 정말 심상치가 않았어요... 그러고 보니, 그 개 입에 뭔가 막대기 같은 걸 물고 있던데...
트로데 왕 : 으윽, 여긴 또 왜 이리 추운 게야... 하지만 그 지팡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터... 으윽, 내가 참아야지... 자, 에이트. 머뭇거리지 말고 쭉 나아가세! ...왜 내가 이런 추운 곳에서 고생을 해야 하는 게야? 이것도 모두 도르마게스 녀석 때문... 아니, 놈은 이미 죽었지. 그럼 레오 어쩌고 하는 개 탓이로구먼. 나 참, 개 주제에... 투덜투덜... 투덜투덜.
얀거스 : 나 참 시끄러워 죽겠군. 난들 안 추운 줄 아나? 조용히 좀 있을 것이지!
트로데 왕 : 뭐... 뭣이! 특별히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뭔 상관인가! 남에게 핀잔을 들을 이유는 없다네!! 아~ 짜증이 치솟는구먼! 나는 먼저 가겠네!
[메디 할머니의 집]
얀거스 : 형님, 몸은 좀 어떠십니까요? 형님만 계속해서 깨어나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습죠. 여기는 저기 있는 할머니가 홀로 살고 있는 오두막인뎁쇼. 마침 눈사태가 일어난 곳에서 가까워서 눈보라가 잠잠해질 때까지 신세를 지기로 했습죠.
쿠클 : 저기 엎드려 있는 개 말이야. 바프라는 이름의 개인데, 저 녀석이 눈 속에 파묻힌 우리를 구해 준 모양이야. 정말 대단한 개지? 어디 사는 자칭 왕보다 훨씬 믿음직스럽지 않아?
트로데 왕 : 예끼, 에이트! 예를 갖춰 모셔야 할 주군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 ...나 참, 그 바프를 불러 온 게 누구인 줄 알긴 아는 게야?
제시카 : 이 탕약에 들어 있는 허브는 뜨끈초라고 하는데, 몸을 따뜻하게 해서 추위에 강해지는 효과가 있대. 좀 맵긴 해도 그럭저럭 먹을 만한 것 같아. 에이트도 할머니한테 달라고 하지?
트로데 왕 : 자네들이 눈사태에 휘말린 뒤 나는 이 오두막을 찾아내 미칠 듯이 도움을 요청했다네. 그런데 그곳이 할머니 혼자 사는 집인 걸 알았을 땐 솔직히 이제 틀렸구나 하고 포기하려고 했지. 허나 다행히도 거기서 잠자던 개는 눈 속에서 사람을 구출하는 명인... 아니, 명견이었어. 덕분에 자네들을 눈 속에서 찾아내 무사히 여기까지 옮겨올 수 있었던 거지. 모든 게 이 오두막을 찾아내 도움을 청한 나의 지혜 덕분 아니겠나. 고맙지 않나?
메디 : 오호, 일어났구려... 으음, 안색도 좋고 달리 몸에도 이상은 없는 것 같군요.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요. 나는 이 오두막에서 생활하는 보잘것 없는 늙은이, 약사 메디라우. 곧 자네가 마실 탕약이 완성될 테니 기다리시게나. 마시면 몸이 따뜻해질 테니. 자, 젊은이는 난로 앞의 빈자리에 앉도록 해요. 지금 탕약을 가져갈 테니... 자, 어서 쭉 들도록 해요. 이 뜨끈초로 달인 탕약을 마셔 두면 설국의 추위에도 끄떡없을 테니.
트로데 왕 : 눈사태로부터 구해 주시고 하룻밤 묵게 해 주신 것도 모자라... 이렇게 신세를 져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얀거스 : 그나저나 할머니도 이런 괴상한 자가 도움을 청하러 왔는데 잘도 믿을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요.
트로데 왕 : 아니, 요 산적 놈이! 누가 누구더러 괴상하다는 게야!
메디 : 좀 특이한 모습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내 나이쯤 되면 사람의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우. 이렇게 인적이 드문 설산에서 고생하는 사람이 있으면 상대가 누구든 도와줬을 테니까요.
제시카 : 근데 할머니는 왜 이런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사시는 거에요?
메디 : 이 집의 뒤편에는 오래된 유적이 있지요. 우리 집안은 조상 대대로 그 유적을 지켜 왔고요. 허나 그 역할도 내 대에서 끊기게 생겼다우. 내 뒤를 이을 사람이 없으니...
제시카 : 그렇군요. 하지만 아무리 소임 때문이라 해도 혼자 사시면 힘들지 않으세요?
메디 : 아니에요. 나는 이게 편해요. 어릴 때부터 쭉 살던 곳이라 고생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요. 게다가 가끔씩 이렇게 설산을 헤메는 분들이 찾아와 주시니 심심할 틈도 없어요.
쿠클 : 그나저나 메디 씨. 사실은 그것 때문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우리는 커다란 검은 개가 이 설국 쪽으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고 쫓아오는 중이었어. 어쩌면 놈은 이 근처를 지나갔을지도 몰라. 혹시 짚이는 데 없어?
메디 : ...으응? 큰 개라 하면 우리 바프밖에 모르겠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우. 하지만 이왕이면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 찾는 게 좋을 테지요. 이 산을 내려가서 북쪽으로 가면 오크니스라는 마을이 있다우. 거기서 개를 찾아 보시면 어떨지?
트로데 왕 : 일리 있는 말씀이군요. 좋아! 에이트, 그 마을로 가도록 하세.
메디 : 호호호, 성질도 급하셔라. 가시는 건 좋지만 우선은 눈보라가 그쳐야 말이지요... 밤도 깊었으니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드는 게 어떨까요? 내일 아침쯤 되면 눈보라가 잠잠해질 테니 오크니스로는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하세요.
트로데 왕 : 그래, 메디 여사님 말씀이 맞네. 좋아! 오늘은 이만 쉬도록 하지.
(다음날 아침)
메디 : 오크니스는 산을 내려가서 북쪽으로 가면 나올 거라우. 잘 살펴 가도록 해요.
트로데 왕 : 오오, 참! 공주, 우리 공주는 무사한가? 어젯밤에는 춥지 않았느냐!?
메디 : ...그리고 여러분. 죄송하지만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어요? 오크니스에 가서 그래드라는 남자를 만나시거든 이것을 좀 전해 주세요.
(에이트는 메디의 주머니를 획득했다.)
메디 : 그래드는 아마 저와 마찬가지로 약사 일을 하고 있을 거에요. 아무쪼록 잘 좀 부탁해요.
트로데 왕 : 자, 그럼 이제 오크니스로 가 보세. 출발~!
[오크니스]
트로데 왕 : 휴, 이제서야 오크니스에 도착한 모양이군. 그나저나 뜨끈초의 효능은 정말 대단하구먼. 눈길을 걸어도 전혀 춥지 않은걸? 이 정도면 밖에 있어도 괴롭지 않겠어. 흠, 나는 평소처럼 마을 밖에서 기다리도록 하겠네.
마을사람 : 몇 년 전 이 마을에 온 약사 그래드란 남자. 그 친구, 솜씨가 정말 대단해. 예전에 숙취로 고생한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만들어준 탕약을 마시고는 단번에 다 나았다니까. 덕분에 안심하고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마실 수 있어... 라고 했다가 그 친구한테 혼났지만.
여자 : 이 근방은 매우 춥기 때문에 다들 독한 술을 마셔서 몸을 따뜻하게 해. 실은 나도 대낮부터 취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가 없어.
노인 : 그래드 녀석과는 가끔 여기서 술을 마시고 하는데, 아무래도 약초 재배 때문에 고민이 많은 모양이더군. 하긴, 이렇게나 추우니 약초 키우는 게 만만치는 않을 테지. 특히 뜨끈초라는 약초는 반드시 필요한 품목인데 재배하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더군.
남자 : 신조 레티스에 얽힌 전설이 이 지방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만... 누구에게 물어봐도 레티스의 레자도 모른다는군요! 저는 무엇을 위해 이런 설국까지 온 걸까요!? 한 잔 안하고는 못 견디겠습니다!
주점주인 : 커다란 검은 개를 보지 못했냐고? 으음, 미안하지만 들어본 적이 없어. 요즘 자주 듣는 소문이라면 엄청난 숫자의 늑대떼를 봤다는 이야기 정도이려나. 하지만 개와 늑대는 겉보기엔 비슷해도 전혀 다른 동물이니까.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해.
마을주민 : 검은 개를 보지 못했냐고? 그러고 보니 마을 안뜰에서 개를 보긴 했어. 혹시 그걸 말하나?
촌장 : 그래드라는 남자를 모르냐고? 약사 그래드라면 틀림없이 내가 빌려준 방에 살고 있네만... 우리 집 지하실에서 나가 지하 통로를 계속 오른쪽으로 돌면 나오는 막다른 곳에 그의 방이 있다네.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는 모르겠네만 지인이 찾아왔으니 그도 기뻐하겠지. 찾아가 보게나.
촌장의 아내 : 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 그래드 씨가 통 안보이네. 병이라도 나서 몸져 누운 걸까? 만약 그렇다면 언행불일치. 약사라는 사람이 정작 제 몸을 돌보지 않다니...
마을사람 : 보아하니 그래드를 못 만난 것 같군. 그 친구는 가끔 마을 밖으로 나가는 것 같으니 지금은 이 마을에 없는게 아닐까? ...그래, 도구 상점의 주인은 그래드의 행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 두사람은 친하거든.
도구점 주인 : 그래드 씨를 찾고 있다고요? 자기 방에 없다면 약초원에 가 있지 않을까요? 그 사람, 분명히 북서쪽 동굴에 본인의 약초원을 만들어놓고 자주 들르는 것 같았어요. 이 추위 속에서 그런 먼 데까지 다니다니 고생이 많겠군요.
[약초원 동굴]
그래드 : 거기... 거기 누구 있나...? 누구든 좋으니... 도와주시오. 몸이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다네. 도와주시오...
(토포라면 고드름 사이의 틈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토포를 안으로 들여보내겠습니까?)
[사람이 쓰러져 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드 : 나는 오크니스의 약사 그래드. 이 동굴에서 약초 채집을 하던 중 갑자기 늑대에게 쫓기는 바람에... 당황해서 안쪽으로 도망치다 보니 천장에서 떨어진 고드름 사이에 갇혀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네... 으윽, 추워라. 어, 어떻게 해서든 몸부터 덥혀야 할 텐데... 그 주머니는 설마...? 자네들! 혹시 그 주머니는 메디라는 사람에게서 받아온 것이 아닌가? ...그랬군. 약사 메디가 나에게 주라며 자네들에게 맡긴 게로군... 자네들, 그 주머니를 열어 주겠나?
(메디의 주머니를 여시겠습니까? 메디의 주머니 안에는 보기 드문 약초가 들어 있었다.)
그래드 : 역시 뜨끈초가 들어 있군. 마침 잘됐어. 원래 탕약으로 달여서 마셔야 하지만 생으로라도...
(그래드는 주머니에서 뜨끈초를 꺼내더니 그대로 먹어 버렸다!)
그래드 : 크아악~!! ...후우, 후우. 여, 역시 뜨끈초는 생으로 먹는 풀이 아니군. 그나마 가루가 아니었으니 다행이지. 눈이나 코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아, 아무튼 몸은 따뜻해졌군. 고맙네, 자네들 덕분이야... 그리고 그 사람 덕분이겠지.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한 건 아닐 텐데... 그나저나 자네들, 오크니스에 돌아갈 거라면 나도 함께 데려가 주지 않겠나? ...고맙네. 그럼 따라가도록 하겠네. 몸은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돌아가는 길에 또 그 늑대의 습격을 받으면 위험하니까 말이야.
그래드 : 이놈들,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냐!? 게다가 이렇게나 많다니... 자네들! 늑대라고 방심하지 말게. 이놈들은 보통 짐승들이 아니야!
(디스 울펜 무리가 나타났다!)
그래드 : 으아아악! 도, 도와줘! 제길! 이놈들은 왜 나만 노리는 거지!?
레오팔드 : 잠깐, 그자가 아니다. 현자의 피는 느껴지지만 그는 아니다. 진짜는 따로 있을 터... 진정한 현자를 찾아야 한다.
그래드 : 방금 그 목소리는 뭐지...? 진정한 현자라니...?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오크니스]
그래드 : 겨우 돌아왔군. 고맙네, 큰 신세를 졌어... 이왕 신세를 진 김에 자네들에게 말해 두고 싶은 게 있다네. 여기서 이야기하긴 좀 그러니 우선 내 방으로 가세. 이야기는 거기서 하겠네... 그래, 우선은 나와 약사 메디의 관계에 대해 말해 둬야 할 것 같군. 숨기려고 한 건 아니지만 사실 그 사람은 내 어머니라네. 그 오두막집 뒤편에 있는 유적. 원래라면 내가 어머니의 뒤를 이어 유적을 지키는 역할을 맡아야 했지. 그런 내가 왜 이 마을에서 살고 있느냐고? ...내가 집을... 어머니를 버렸기 때문이라네. 나는 어머니로부터 배운 약초의 지식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했어. 하지만 그런 깊은 산속에서는 어려운 일이야. 그래서 나는 집을 나와 이 오크니스에서 약사가 되어 봉사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라네. 그러나 꿈은 이뤘지만 가슴은 먹먹했지. 노모를 홀로 남겨 두고 집을 나온 것이 늘 마음에 걸렸어... 그리고 오늘 자네들이 어머니로부터 그 주머니를 받고 내 앞에 나타나 주었지. 정말 기뻤다네. 어머니가 내 삶을 인정해 주셨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트로데 왕 : 언제 어디서나 자식을 돌보고 곤경에 처하면 도와주려 하는 존재. 부모 마음이 다 그런 거라네... 헌데, 자네의 신세 얘기나 하려고 우리를 이곳으로 부른 겐가? 따로 부탁이라도 있는 눈치네만...
그래드 : ...아아, 미안하군. 사실은 어머니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 자네들도 들었겠지? 늑대의 습격을 받았을 때 들리던 그 으스스한 목소리를... 그 목소리는 날 가리켜 현자의 피는 느껴지지만 나는 아니라고 말했지. 진정한 현자를 찾는다는 말도... 실은 우리 집안에는 과거에 암흑신을 봉인했던 현자 중 한 사람의 피가 흐르고 있다네. 그리고 같은 피를 이어받은 자는 나 이외에 어머니밖에 없을 터. 그렇다면 진정한 현자라 함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어. 좀 뵙고 와야 할 것 같네. 그래서 말인데, 자네들도 함께 가 주지 않겠나? 솔직히 나 혼자 가기엔 불안해서 말이야... 오, 가 주는 겐가? 그럼 어서 가 보세! 당장 출발하자고.
병사 : 그래드 씨, 미안하지만 환자 좀 봐 줄 수 있겠어? ...나 원! 이런 꼴로 술을 퍼마시니까 감기에 걸리지!
그래드 : 아,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 급한 일이...
남자 : 쿨럭! 쿨럭! 토할 것 같아. 눈앞이 핑핑 돌고... 죽겠네! 아이고 죽겠네~!
그래드 : ...알겠네. 금방 봐 주도록 하지. 마침 괜찮은 약초를 구해 왔거든. 어쩔 수 없군. 미안하지만 나는 잠시 이곳을 떠날 수 없을 것 같네. 반드시 뒤쫓아 갈 테니 자네들이 먼저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가 주지 않겠나? 아무 일도 없으면 좋으련만... 아무튼 부탁 좀 하겠네
[메디 할머니의 집]
다스 울펜 : 크르르르...
(다스 울펜 무리가 나타났다! 다스 울펜 무리를 물리쳤다!)
메디 : 어서! 어서 이쪽으로! 이 결계 속에 있으면 안전할 거에요. 저런 사악한 것들은 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테니... 누군가 했더니 일전에 눈사태를 만났던 사람들 아닌감? 당신들도 꽤나 운이 나쁜 사람들이로군요. 이런 때는 안 오는 게 좋았을 텐데... 뭐, 낙심은 하지 마시우. 생각해보면 이 유적에 들어오게 된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볼 수 있으니. 내가 여느 때처럼 지하실에서 약초를 달이고 있는데 갑자기 위에서 바프가 짖어대기 시작하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 밖으로 나가보니 오두막이 늑대 무리에 둘러싸여 있길래 당황해서 여기로 도망쳐 왔다우. 하지만, 그 늑대들... 단순히 굶주린 늑대가 아닌 것 같던데. 뭔가 더 사악한 놈한테 조종당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우.
바프 : 왈왈!
메디 : 그러고 보니 당신, 내가 부탁한 주머니는 그래드 녀석에게 전해주었나요? ...뭐라고! 그래드가 나를 걱정해서 여기에 오고싶어 한다고...? 걱정하는 건 오히려 내 쪽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군요. 그 녀석이... 이 소리는...? 게다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사악한 기운... 예삿일은 아닌 모양이군요... 그런데 계속해서 여기 숨어 있을 수만은 없을 터인데 말이죠. 귀신이 나오든 뱀이 나오든 일단 밖으로 나가서 이 사악한 기운의 정체를 확인해 봐야 하겠구려.
그래드 : 으윽... 크윽. 미... 미안하네, 자네들의 뒤를 쫓다가 갑자기 이 검은 개의 습격을...
레오팔드 : 또 네놈들이냐... 끈질기기 짝이 없군. 그러나 지금은 네놈들의 상대를 해 줄 여유가 없다. 현자의 피를 잇는 자여. 이제 그만 단념하고 나오너라. 그러지 않으면 네 피를 잇는 자... 이 남자는 죽은 목숨이 되리라.
그래드 : ...어, 어머니! 나오시면 안 돼요! 이놈은 어머니의 목숨을 노리고... 크헉! 크헉! 오, 오시면 안 돼요...
메디 : ...호오, 놀라운 일이로구먼. 나를 부르는 듯해서 나와 봤는데 상대가 개라니! 허나 보통 개는 아닐 터. 냄새가 나는구먼... 이 사악한 악취가 자네의 정체를 알려 주고 있다네.
레오팔드 : 거기까지 알고 있다면 내가 뭘 원하는지도 알고 있겠군. 얌전히 목숨을 바치거라.
메디 : ...흥, 어찌 됐든 우선 인질부터 넘기거라. 그래야 이야기가 될 것 아니냐?
레오팔드 : ...너는 내게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다. 잠자코 이쪽으로 오너라.
메디 : ...어휴.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인지 말이 안 통하는 녀석이로구먼... 좋아, 지금 그쪽으로 가 주지.
(에이트는 최후의 열쇠를 획득했다.)
메디 : 에이트, 뒷일을 잘 부탁해요...
레오팔드 : 잘 와 주었다. 현자의 후예여. 지금 그 목숨을 거두어 주겠다. 허나 아무것도 겁낼 필요는 없다. 네 아들도 금방 뒤를 따르게 해 줄 테니.
메디 : 역시 그런 꿍꿍이였군. 하지만 상대가 할머니라고 뭐든 맘대로 될 거라 착각하면 곤란해.
레오팔드 : 카아아악!! 네, 네놈! 감히 무슨 짓을...
메디 : 어떤가? 뜨끈초 가루의 효과가 아주 끝내주지? 자, 바프! 가거라!
레오팔드 : 크아아악! 네놈! 네놈! 네 이놈~!!
메디 : 으아악!
레오팔드 : 늙은이가 엉뚱한 수작을 부리다니! 눈도 코도 제대로 쓸 수 없겠군... 허나 이제 남은 봉인은 단 하나. 마지막 남은... 최후의 현자를 멸하면 모든 것이 끝나리라.
제시카 : 거기 서! 겨우 따라잡았는데... 놓치지 않을 거야!
(다스 울펜 무리가 나타났다! 다스 울펜 무리를 물리쳤다!)
그래드 : 어, 어머니... 어떻게 이런 일이. 내가 저 검은 개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이제야 겨우 잘못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 때문에... 나 때문에!! ...그 검은 개는 동쪽으로 날아갔다고 했지? 동쪽이라... 분명 동쪽에는 교황님이 사시는 섬이 있을 텐데... 자네들! 자네들은 검은 개를 쫓아 여행을 하고 있지? 그렇다면 부탁 좀 하겠네! 두 번 다시 어머니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그 검은 개를 쫓아가서 반드시 놈을 해치워 주게!
트로데 왕 : 자네가 그리 말하지 않아도 그러려고 했네만... 겨우 따라잡았나 했더니 이번엔 날아서 도망쳐 버렸으니,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래드 : ...그래, 레티스가 있었어! 상대가 하늘을 난다면 우리도 하늘을 나는 존재... 신조 레티스의 힘을 빌리면 돼! 실은 이 유적의 성소에 레티스에 대해 기록된 비석이 있다네. 거기에는 아마도 신조 레티스가 사악한 존재와 싸운다는 내용이 쓰여 있을 거야. 레티스라면 필시 그 검은 개와의 싸움에서도 힘을 빌려줄 걸세, 틀림없이.
이 게임을 할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재미있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