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III 9화
버몬트 : 록슬리경, 준비는 다 됐겠지?
록슬리 : 물론입니다.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버몬트 : 실로 오랜기간 준비해온 피의 십자군이오. 이제 팬드래건에 더 이상의 치욕적인 역사를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확실히 전달해주길 바라오.
록슬리 : 알겠습니다.
버몬트 : 그럼, 내일 봅시다.
록슬리 : 과연 내일이 피의 십자군의 출범일이라고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까, 아니면...?
헤이스팅스 : 여기 있었군, 록슬리경.
록슬리 : 헤이스팅스 경이 아니십니까. 이 시간에 여기는 어쩐 일로...
헤이스팅스 : 내일 귀족회의에서 대대적인 투르정벌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오. 사실이오?
록슬리 : 발표 내용을 미리 이야기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 않습니까.
헤이스팅스 : 사실이란 말이군... 자네 속셈은 버몬트 대공을 '군주' 로 만들 작정이겠지, 강철과 피로 만들어진 공포와 경외의 대상으로 말이야.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군주론' 에 쓰여있는, 자네와 자네 친구 마키아벨리의 주장이지 않은가?
록슬리 : 팬드래건은 근본적으로 대귀족의 연합체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기에 게이시르 제국, 흑태자의 검 앞에 힘없이 무너져 갔던 것이죠. 즉 권위와 명예뿐인 왕국이었습니다. 이런 왕국은 국민을 위해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진정한 중앙 집권에 의한 강력한 국가만이 이 왕국을 존속 시킬수 있습니다. 당신같은 대귀족이 그런 필요성에 저항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헤이스팅스 : 버몬트 대공이란 사람을 모르겠나? 그는 과거에 대한 복수의 피로 뭉쳐진 사람일 뿐, 군주가 될 그릇이 아닐세. 군주론은 진정한 군주를 만날 때에만 값어치가 있어!
록슬리 : 헤이스팅스 경이야 말로 대공께서 지니신 진정한 힘을 깨닫지 못했군요. 침착한 판단, 뛰어난 지략, 냉철한 결단. 버몬트 대공이야말로 제가 본 누구보다도 군주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헤이스팅스 : 나도 한때는 실력만이 군주의 미덕이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지... 하지만 그건 착각일 뿐이지. 뼈아픈 착각... 록슬리경, 자네의 선택은 이 땅에 피와 절망의 교향곡을 울리게 할걸세. 하긴, 그게 경의 잘못은 아니지. 버몬트 대공이 가진 파멸의 카리스마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록슬리 : 공작님, 당신은 지금 이 국가의 미래에 저주를 내리려는 겁니까?
헤이스팅스 : 훗... 아니. 단지 예측일 뿐일세. 하여간, 내일 보세. 나도 파멸의 미래는 싫으니 내 나름대로 삶의 활로를 찾을 수 밖에.
록슬리 : 기득권을 쉽게 놓지는 못하겠단 말인가. 어차피 예상했던 일, 기존의 틀을 부수지 못하는 이상 개혁은 없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소, 헤이스팅스 공작.
[다음날 팬드래건 귀족 회의장]
록슬리 : 여기까지가 저희가 추진중인 크림슨 크루세이더 계획의 개요입니다.
케이트 호크 : 크림슨 크루세이더라면 피의 십자군이라는 뜻이군요.
버몬트 : 피란 복수를 뜻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투르에 당해왔던 것을 상기해 주십시요.
노포크 : 뭐, 대공이 투르에 원한이 많다는 것은 이해하오. 어려서, 포로로 끌려가 고생도 많았고 형님이신 필립 왕자님도 잃었다는 점도 알겠소. 하오나...
버몬트 :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 아닙니다. 저 아스타니아의 일을 모두 잊으셨습니까? 아스타니아 궁성이 점령되던 날 피는 강이 되어 흘렀고 사람들의 시신은 산이 되어 쌓였다고 했습니다.
헤이스팅스 : 그것은 어차피 타국의 일이 아니오. 물론, 우리도 그들에게 피해를 보기는 하였지만 현 국왕의 2차례에 걸친 원정으로 그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소!
록슬리 : 하지만, 투르는 아직도 건재합니다. 저의 정보에 따르면 현재 투르는 내전중에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군사를 일으킨다면 손쉽게 투르를 점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헤이스팅스 : 대공! 당신은 정말 아직 어리구려. 클라우제비츠 국왕이 왜 당신에게 정권을 위임했는지 이해가 안되는군. 당신은 한번의 원정에 소요되는 예산과 희생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록슬리 : 물론 많은 비용과 희생이 뒤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대적 사명입니다.
헤이스팅스 : 말도 안되는 소리 그만두시오. 록슬리경, 당신이 대공에게 바람을 넣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소. 역사상 얼마나 많은 군주들이 그런 명분으로 수많은 백성들과 병사들을 희생시켰는지 알고 있소? 전쟁은 이긴쪽에나 진쪽에나 많은 상처만을 남길 뿐이오.
버몬트 : 좋습니다. 그렇다면, 투르를 통일한 새로운 술탄이 대군을 이끌고 건너 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럴 경우 전쟁터는 우리나라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병사와 백성들의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헤이스팅스 : 전쟁을 막기 위해서 전쟁을 한다고! 그런 억지 논리가 어디있소. 투르도 그동안의 전쟁을 통해 우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오. 그렇다면, 외교적 방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쟁은 방지될 수 있는 것이오.
노포크 : 헤이스팅스 경의 말씀이 옳소. 원정에 소요될 경비의 절반만 투자하여도 현재 국경요새를 강화할수 있소이다. 우리가 방위에 소홀치 않는다면 녀석들의 침공도 쉽게 막아낼수 있을 것이오.
케이트 호크 : 저도 노포크 경과 헤이스팅스 경의 의견에 찬성입니다. 물론, 원정계획이 실행되면 우리 크리사오르 가문에도 많은 이익이 확보 되겠지만 아군 병사들의 피를 담보로 돈을 벌고 싶지는 않군요.
헤이스팅스 : 이 계획은 철회해 주었으면 좋겠소만...
버몬트 : 이런 소극적인 늙은이들 같으니라고!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아스타니아가 망한 것이오. 아스타니아 궁성의 3중방벽도 노도와 같은 투르군을 막아내지는 못했던 것이오. 공격은 최선의 방어란 것을 왜 모르시오.
헤이스팅스 : 말씀이 지나치시오!
버몬트 : 흥! 이미 나는 마음을 결정했소이다. 경들의 의견에 관계없이 원정을 단행하고야 말겠소.
헤이스팅스 : 좋습니다. 저도 방관하지만은 않겠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시오?
케이트 호크 : 좀더 깊이 생각해 보시지요.
아델라이데 : 그렇지만, 버몬트 대공께서는 현 국왕대리이십니다. 우리 귀족들로서는 이분에게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헤이스팅스 : 흥, 역시 콘웰파는 어쩔수 없군.
노포크 : 할 수 없죠. 저희는 일단 물러나기로 하겠습니다.
록슬리 : 역시 고집스런 늙은이들이로군요.
버몬트 : 제길, 그들로서야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에 나설 이유가 없겠지.
록슬리 : 평화가 너무 오래 계속된 부작용이겠지요.
버몬트 : 그렇지만, 내 뜻은 이미 굳혔네. 강제로라도 파병을 강행할거야.
록슬리 : 대공께서 강하게 나가시면 그들도 어쩔수 없을 것입니다.
해럴드 : 큰일입니다.
록슬리 : 무슨일인가?
해럴드 : 귀족군들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버몬트 : 뭐라고?
해럴드 : 이미, 데려온 군사들로 왕성을 포위하고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버몬트 : 믿을수가 없군.
록슬리 : 참가하고 있는 인원은 누구누구인가?
해럴드 : 헤이스팅스 공작이 주축이 되어 노포크경 및 케이트 호크경이 합세하였으며, 네빌경이 반란군에 합류하기 위해 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버몬트 : 아델라이데와 스태포드는?
해럴드 : 국왕직속 병력의 대부분은 아스타니아에 파병되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소수의 궁성방위대만이...
록슬리 : 내부에서의 반란을 전혀 생각지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버몬트 : 적들도 그걸 노린것이겠지요.
해럴드 : 지금 병력으로는 몇시간도 버티지 못할것입니다.
록슬리 : 일단, 죠엘님이 계시는 솔즈베리로 후퇴하시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버몬트 : 죠엘 아저씨라면 믿을만 하겠지. 좋아, 모두 탈출 준비를 서두르도록!
[팬드래건성 앞]
로열나이트 : 대공은 이곳을 통과할 것이다! 모두들 경계를 늦추지 말도록!
해럴드 : 성은 이미 포위된 것 같습니다.
버몬트 : 헤이스팅스 녀석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이야...
록슬리 : 평소 헤이스팅스 공작의 성격으로 보아 의외의 움직임이 아닐수 없습니다. 일단 우리는 수적으로 불리하므로 가능한 정면대결을 피하면서 대공을 솔즈베리가 있는 서쪽으로 모시도록 합시다. 일단, 솔즈베리에만 도착하면 죠엘님의 도움을 얻을수 있을 것입니다.
버몬트 : 솔즈베리까진 아직인가?
해럴드 : 이 평원이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버몬트 : 두고 보자! 헤이스팅스... 오늘의 치욕은 절대 잊지 않으마!
록슬리 : 솔즈베리는 이 쪽에서 서북쪽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해럴드 : 우왕좌왕하는 것이 지휘관이 없는 부대 같군요.
록슬리 : 잘 되었습니다. 추격대가 오기 전에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도록 하죠.
플랑드로 : 저녀석들이 대공 일행인가?
버몬트 : 제길 추격대군!
록슬리 :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야 합니다!
버몬트 : 자,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자!
[솔즈베리 다리]
플랑도르 : 대공! 이제 그만 포기하고 순순히 우리와 함께 가도록 합시다!
버몬트 : 끈질긴 녀석들이군.
록슬리 : 이제, 저 다리만 건너면 곧 솔즈베리 영지입니다.
죠엘 : 대공께서 무사하실지 모르겠군.
롤랑 :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죠엘 : 나도 헤이스팅스가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버몬트 : 오, 죠엘 아저씨!
죠엘 : 왕자님!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버몬트 : 마중나와 주셨군요.
죠엘 : 여기를 제가 막는동안 어서 북서쪽으로 빠져나가세요.
버몬트 : 아저씨 덕분에 살았군요!
죠엘 : 그보다 대공께서 무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롤랑 : 형! 오랜만!
버몬트 : 오랜만이구나, 롤랑!
죠엘 : 허어! 대공전하께 무례하게 굴지 말라니까!
롤랑 : 하지만 대공께서 지난번에 형이라 불러도 좋다고 하셨어요!
버몬트 : 그냥 부르게 하세요 아저씨. 롤랑은 마치 제 친동생 같아서 허물없이 지내고 싶습니다.
죠엘 : 허어... 그건 안될 말입니다. 너도 앞으로는 대공님이나 대공전하로 부르도록 하거라.
롤랑 : 쳇...
죠엘 : 자, 자세한 이야기는 영지로 돌아가서 하도록 하죠.
[솔즈베리 죠엘저택 내부]
죠엘 :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버몬트 : 죠엘 아저씨의 신세를 지게 되었네요.
죠엘 : 신세랄거야 있나요. 어차피, 저희는 충성을 다할 뿐입니다.
록슬리 : 하지만 이곳도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추격대가 곧 도착할 것입니다.
롤랑 : 걱정말아요! 솔즈베리의 병사들은 인원은 적어도 모두 하나같이 용맹하니까요!
죠엘 : 그리고, 각지로 전령을 보냈으니 곧 우리의 원군도 도착할 것입니다.
버몬트 : 결국 내전으로 발전하고 말겠군요.
록슬리 : 휴우... 결국 투르의 내전을 틈타 공격하려던 우리의 계획도 우습게 되어 버렸군요.
죠엘 : 어차피, 엎질러진 물일세. 어떻게 주어담을 것인지나 생각해야지.
버몬트 : 제가 우습게 보인 탓입니다. 만약, 제가 아닌 클라우제비츠 폐하가 왕좌에 계셨다면 이런 어이없는 일은...
롤랑 : 자, 그보다 적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나 의논해 보자구요!
록슬리 : 현재 상황으로 보아 헤이스팅스 및 반란군의 주력들은 팬드래건성의 점령 작업에 여념이 없는것 같습니다. 지금 파악된 상황으로는 헤이스팅스 공작의 딸인 바이올라와 아스타니아에서 돌아온 튜더경의 군대가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버몬트 : 바이올라라...
죠엘 : 버몬트님과는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신 분이 아닙니까?
버몬트 : 뭐, 여동생처럼 따르기는 했지만 약간 귀찮은 녀석이지. 어쨌든, 추격대의 대장은 사실상 바이올라란 말이군.
록슬리 : 그렇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바이올라 : 이 정도 병력으로 솔즈베리를 함락시킬 수 있을까요?
오웬 : 이제 곧 후속부대가 도착할 것입니다. 우린 적어도 이 곳에서 대공 일당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지키기만 해도 될 것입니다.
바이올라 : 하지만 대공은 우리의 적이 아니에요. 지금은 단지 아버지와 의견이 다를 뿐이라고요!
오웬 : 어쨌든, 지금은 적으로 맞서고 있는 상대 아닙니까? 아가씨도 사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마시고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십시요.
바이올라 : 흥! 어쨌든, 이곳의 지휘자는 나니까 모두들 내 말에 따라야 해요!
록슬리 : 이미 이곳은 포위된 것 같습니다.
죠엘 : 너무 걱정들 마시게. 저 정도 병력으로는 우릴 어쩌지 못할테니.
해럴드 : 저쪽의 지휘관은 바이올라 아가씨 같군요.
버몬트 : 헤이스팅스가 바이올라를 파견하다니 정말 뜻밖이군.
록슬리 : 대공님을 회유하려는 생각이겠지요.
버몬트 :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바이올라가 비록 나의 약혼녀라고는 하나 그 아버지가 반란을 일으킨 이상 용서할 수 없다.
바이올라 : 전투중지! 모두들 이대로 후퇴합니다.
오웬 : 안됩니다!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바이올라 : 하지만, 우리가 불리하잖아요!
오웬 : 우리는 후속부대가 있습니다. 이대로 녀석들에게 타격을 준다면...
바이올라 : 여기 대장은 나라고 그랬죠? 대장말에 불복할 건가요?
오웬 : 할 수 없군요. 하지만, 이 일로 문책을 받게 되셔도 저는 모릅니다.
버몬트 : 형, 나야. 지금 좀 힘들어. 나, 형한테 빨리 가고 싶었는데... 조금 늦을것 같아. 괜찮지? 나, 항상 약속에는 조금씩 늦었잖아... 괜찮은거지... 형...
바이올라 : 존은 왜 안나오는 거지?
버몬트 : 좀 늦었군.
바이올라 : 흥! 또 바람맞는줄 알았어. 한번이라도 약속시간에 맞춰 나와보라고!
버몬트 : 그렇지만, 너는 항상 기다려 주잖아.
바이올라 : 휴우! 내가 뭐가 아쉬워서 매일 기다려주는지 몰라! 그나저나, 존은...
버몬트 : 존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나를 그렇게 부를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단 세 사람밖에 없어.
바이올라 : 헤에, 나도 거기 끼워주면 안될까?
버몬트 : 그건 안될 말이야.
바이올라 : 쳇, 그나저나 대공님께서는 어쩌실 생각이야?
버몬트 : 너희 아버지는 정말 간이 크군. 대 팬드래건의 왕권에 대항하다니...
바이올라 : 피~ 그럴 처지가 아닐텐데? 이미 아스타니아에 파견된 국왕 친위대 역시 대부분 포섭한 상태라고!
버몬트 : 뭐라고!
바이올라 : 뭘 그렇게 놀라! 이번에 함께 온 튜더부자도 사실 아스타니아 병력이잖아.
버몬트 : 헤이스팅스 공작... 정말 대단하군.
바이올라 : 그만 포기하고 항복하는게 어때? 아빠도 존을 어떻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신 것 같아. 단지, 원정만 포기한다면 원래의 지위를...
버몬트 : 존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그리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너의 아버지와 나는 사생결단을 내지 않으면 안돼.
바이올라 : 그럼 나는 어쩌라고!
버몬트 : 그건 내가 알바 아니지.
바이올라 : 휴우... 할 수 없지. 일단, 내가 돌아가서 아빠를 설득해 볼테니까 존... 아니 버몬트 대공도 잘 생각해 보라고!
버몬트 : 퇴각하라고?
바이올라 : 그럼 어쩌겠어. 이러다간 튜더부자들이 오빠를 죽여버릴지도 모르잖아!
버몬트 : 하! 날 너무 우습게 보지마. 이대로 계속 싸우면 우리한테 사로잡히는 건 네가 될거야.
바이올라 : 큰소리 치긴. 어쨌든, 난 가볼테니까... 제발 아빠한테 양보해줘. 어차피, 내가 오빠랑 결혼하면 아빠의 후계자는 오빠가 되는거 아냐?
버몬트 : 난, 헤이스팅스 영지 따위엔 관심 없어.
바이올라 : 흥... 쌀쌀맞긴... 그럼 난 가볼께. 어? 이건 뭐야?
버몬트 : 만지지마.
바이올라 : 왜 그래 오빠? 소중한 건가 보지?
버몬트 : 형이 남긴 마지막 유품이야.
바이올라 : 헤에... 오빠는 필립 오빠를 무척 그리워 하는 것 같아...
버몬트 : 어렸을 때는 형이 이 피리로 날 위로해 주곤 했어... 무척 아름다운 곡이었는데... 이젠 잘 생각나지도 않는군.
바이올라 : 어떤 곡인데? 나한테 불어줄 수 있어?
버몬트 : 안돼! 그 곡은 나와 형만의 추억이 담긴 멜로디야.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절대 안돼.
바이올라 : 쳇, 그럼 나는 이만 가볼게!
죠엘 : 정찰병으로부터의 연락입니다. 현재 더글라스경과 모건경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버몬트 : 뭐라고요! 어서 나가서 도와줘야 겠군요.
[솔즈베리 근처 평원]
모건 : 완전히 포위되어 버렸네요...
더글라스 : 제길! 대공님을 뵙기도 전에 이런 지경에 빠지다니!
모건 : 하지만, 이제 곧 솔즈베리입니다.
오웬 : 후후후! 완전히 걸려들었군. 자스퍼! 그쪽은 어떠냐?
자스퍼 : 아버지...
오웬 : 전투는 내가 할테니 너는 너무 겁먹지 말고 녀석들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도록 견제만 하도록 해라.
자스퍼 : 알겠어요...
버몬트 : 더글라스들이 포위되어 있군요.
죠엘 : 이대로라면 전멸당하겠습니다. 어서 가서 도와줘야 되겠습니다... 더글라스와 모건은 모두 무사한가?
록슬리 : 작은 부상들을 입긴 했지만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것 같습니다.
버몬트 : 일단 구출한 사람들을 데리고 영지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솔즈베리 죠엘의 집무실]
죠엘 : 바이올라님의 군대가 물러가서 다행입니다.
록슬리 : 이해하기 힘들군요. 여기서 포위망을 풀어서 그들에게 득될게 하나도 없을텐데요...
롤랑 : 헤에, 뭐 어쨌든 잘된 일 아니에요?
버몬트 : 어쨌든, 이 기회에 귀족파에 대항할 세력을 확보해야 하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