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 기형도

in #kr3 years ago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가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출처] 주제 시 모음 [5] - 「어머니」|작성자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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