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27. 홍등가의 상전벽해

in #busy8 years ago (edited)

image.png

홍등가[ (紅燈街) red-light district ] 라는 말은 붉은 등이 켜져있는 거리라는 뜻으로서, 유곽이나 창가(娼家)따위가 늘어선 있는 거리를 이르는 말이다. 흔히 기생집, 매음굴 등과 유사어로서 사용되는 말이지만 현대식으로는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집창촌의 사전적인 의미로서 통용이 된다.

홍등가에서 붉은 등을 사용하는 것은, 붉은 등아래의 조명 느낌이라는 것이 이성적인 억제력을 풀어헤치게끔 만들어서 빨리 성적으로 흥분을 시키게 만들기도 하며, 알몸의 나체로 있을 경우에 가장 육감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조명색이기 때문도 하다.
image.png

이러한 홍등가는 아주 오랜 역사적 배경만큼이나 다양한 문학예술의 소재로서 등장하기도 하였으며, 가난한 여자들이 삶의 연장을 위해서 몸을 파는 과정에서 얽혀있는 수많은 사연들과 또는 성적배설욕구를 해소하려는 남성들의 수 많은 고뇌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인류역사에서 가장 많은 예술작품으로서의 배경이 된 곳들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이 홍등가를 배경으로 하는 많은 노래와 영화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1930년대 일제시대에 서봉희라는 가수가 불렀던 홍등가의 반월[半月]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이 노래는 한국의 옛 노래들 중에서 지금도 기록이 일부라도 남아있는 홍등가를 주제로 한 여러 대중가요들 중에서 가장 역사적으로 오래된 노래이기도 하다.

홍등가의 반월[半月]이라는 이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이 사람아 왜 가느냐 음
이 사람아 왜 가느냐 아
열두 자 **지는 **를 보면
굳이굳이 가지는 못하리라 음
아 싸늘한 베개맡에 달빛이 처량소

이 사람아 왜 우느냐 음
이 사람아 왜 우느냐 아
실없는 눈물로서 나를 속이고 음
속이시고 갈 것을 왜 왔더냐
아 풀어진 검은 머리 청춘이 외롭소

이 사람아 왜 왔더냐 음
이 사람아 왜 왔더냐 아
잊으랴 천만번을 맹세하더니 음
맺은 것이 오히려 **로다
아 피 식은 가슴 속에 사랑이 꿈 같소

image.png

1930년대 일제시대에도 한국땅에는 역시나 홍등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져 있었겠지만, 이 시대의 홍등가를 주제로 하는 대중가요 속에서도 엿볼수 있듯이, 홍등가를 가는 것에 대해서 달갑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다.

그 때보다 성문화가 훨씬 더 개방되어진 있는 듯한 지금시대에도 그러할 진데, 약 1세기전의 그 시대에는 그 곳에 한 번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해야만 하는 일이었을까 싶기도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문화수준과 지식수준의 발전으로 인하여 지금 시대에는 가난한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생계형 성매매 집창촌의 형식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유희성 오락성 개념으로서 고급스럽게 혹은 은밀하게 이루어진다는 특성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지금도 국가에서 성매매거래를 불법으로 간주하여 해당업소들을 아무리 제재를 가해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성적욕구발설을 가로막지는 못하기 때문에, 성매매 시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고급스럽고 은밀하게 그리고 더 자극적이고도 매니아층 적인 성향으로 변질되면서 발전되어져 가고 있는 것이겠다.

image.png

과거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홍등가 지역을 고르라면, 서울의 동대문구 지역에 있었던 청량리 588지역과 용산역 집창촌지역, 부산 해운대 집창촌, 대구 자갈마당, 경기도 파주의 영주골등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 대표적인 홍등가 지역들이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문화의식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서 성매매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과 혐오시설로서의 취급등이 강해졌고, 또한 성욕구 해소를 위한 새로운 고급문화의 등장으로 인하여 서서히 기피지역으로서 취급되면서, 이제는 거의 사라져 버린 상태이다.

최근의 소식에 의하면 서울의 창량리 588지역은,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와 백화점, 오피스, 호텔 등 주거와 업무시설이 복합된 대규모 단지로서 변모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용산역 집창촌 지역은 주거복합단지가 들어서고, 랜드마크의 초고층빌딩이 세워질 예정으로 공사중에 있다고 한다. 또한 부산 해운대 집창천 지역은 대형호텔이 들어서고 있으며, 대구의 자갈마당은 복합용도의 상업시설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 파주의 용주골지역은 창보문화밸리 프로젝트를 통해서 창작문화거리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 혐오기피시설로서의 홍등가가 사라지게 되자, 주변 땅값이 오르면서 개발투자가 한참 늘어나고 있다고도 한다.

image.png

이들 홍등가 지역이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서 공식적으로 사라지기는 하겠지만, 성매매 산업은 결국 또 다른 방식으로 변형이 되어져서 더 은밀하게 더 고급스럽게 이루어질 것은 뻔하다. 다만 과거시대처럼 여성의 성을 완전히 길거리에서 드러내놓고서 돈거래 식으로 사고파는 도축시장 나열식의 성매매 산업단지문화는 이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성매매가 어떻게 더욱 진화를 해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횡행하게 될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홍등가가 사라진다고 해도 어차피 눈에 드러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는 성매매 산업이 계속 존재하게 될테니까, 결코 홍등가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1930년대에 불리워졌던 '홍등가의 반월'이라는 노래의 가사 내용처럼, 앞으로는 그 곳을 갈까 말까를 고민하고 갈등하는 듯한 모습을 드러내 놓고서 할 일도 없을 뿐더러, 그 근처에서 들어가니 안들어가니 실랑이를 벌이는 풍경 따위는 이제 역사속으로 완전히 사라져 버렸음이 분명한 것이겠다.

image.png

Sort:  

옛날 친구가 역 주변에 있는 홍등가(?)를 보고 '이 근처는 정육점이 많다.'고 얘기하던 것이 생각이 나네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있던 이런 시설은 없어진 것이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국민인사드림니다.
새록새록 멋진글 포스팅감사함니다.

아마 없어지지는 않을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더욱 은밀히 파고들게 되겠군요

청량리 롯데 백화점에 들어갔다가 출구를 잘못찾아서... 뒷쪽으로 나갔었습니다. 머리털나고 처음보는 홍등가... 너무 놀라서. 정말 땅만 보고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홍등가... 그래서... 비슷한 연유에서.. 정육점에서도 붉은 등을 켜두는 것이지요.

저 어릴때는 시장 뒤쪽에 홍등가가 있었어요. 문제는 그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그곳 에 사건사고 터지면서 문제가 화두되고 결국 없어졌어요. 글 읽어보니 그때 생각나네요. 가끔씩 집으로 가는 중에 그 골목을 건널때가 있었는데 어릴때라 낮에 걸어도 무섭더라구요;;

이제는 좀 사라져 주기를 바라지만
오히려 더 진화하는 느낌이 듭니다
인간의 욕망을 누르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82
BTC 61381.62
ETH 1632.08
USDT 1.00
SBD 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