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 김숙희]
[설악 / 김숙희]
누구인지 나를 부르고 있다
마른 창 틈새로 가까이 와있다
먼 산에서 온 듯
같이 온 산바람이 통통 구르고 있다
그 동안 자라지 않던
단단해진 발가락사이로 소리가 기어 오른다
주황빛이다 아니 노랑색이다
어느 새 내 발끝이 자라고 있다
나는 우선 좀 더 긴 오른발부터 걸음을 놓았다
단풍잎 하나가 바스락 거린다
이젠 좀 덜 자란 왼발을 디뎠다
은행잎이 사비악 사비악 거린다
내친김에 두발로 성큼 성큼 걸었다
잣나무가 달그락 달그락 거린다
바닥에 엎드렸을때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였다
네모처럼 갇혀있던 사무실안에서는 알 수 없던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