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배웅 / 홍계숙]

in #woo909542 years ago

[첫차 배웅 / 홍계숙]

어머니,
전 왜 이토록 잘 잃어버리는 걸까요
저 구름도
곁에서 흐르던 개울물도 해도 달도
어디론가 숨어버리면
도무지 전 찾을 수가 없네요

첫차에 오르며
편지 봉투에 꾹꾹 눌러 담은 흰 구름을
함께 건네신 눈가 주름까지도
질끈 눈 감고 받아 넣었는데
또 잃어버렸지 뭐여요

귀해서
금세 열어보지 못한 구름
푸릇한 눈동자가 가방 안주머니 속에서
기웃대던 기억이 흘러가요

어머니,
문득 구름의 제자리를
생각해요

당신의
마른 주름 위에서 강아지도 되었다가
양 떼와 기러기도 되었다가
산봉우리를 넘어갔거나

다 여물기도 전,
어느 빈 숲을 찾아 흘러내렸을
젖은 구름의 자리

주머니 속
숱하게 잃어버린 구름과 개울과 해와 달이
제 이마에, 눈가에, 입가에
테를 긋고 사라져요

어머니
촉촉한 어느날 마중 나갈게요,
첫구름 타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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