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사 연구) 장준익의 북한인민군대사를 보고( 잡설)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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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당시 북한군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북한 인민군대사’라는 책을 찾았다. 1991년 발간된 이책은 육사 14기로 예비역 육군중장 장준익이 썼다. 그는 전역이후 김대중에 의해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었다. 당시는 군사정권이어서 육군 중장 출신이 야당인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었다.

김대중 총재로서도 경상도 육사출신의 장성을 비례대표로 발탁한다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장준익 장군도 그당시 분위기에서 야당의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준익 장군은 야당의 국회의원 활동을 마치고 우리가 북한을 이기려면 북한에 대해서 잘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 인민군대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장준익 장군은 근동과 만주지역을 돌아다니며 당시 조선 의용군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각종 자료를 취합하여 북한군의 창군과정에 대해 자세히 정리했다.

최근 언론을 보면서 우리나라 장군들은 모두 정치군인인줄 알았다. 그런데 장준익 장군처럼 이렇게 책을 써낸 것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는 한국 전쟁 초기에 북한군의 편성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살펴보려고 했으나 이책은 창설과정까지만 다루고 있어서 직접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에 이렇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학문적으로 충분하게 훈련되지 않아 구성에 짜임새가 떨어지는 측면은 없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잔재주 부리지 않고 충실하게 연구를 했나를 알 수 었었다.

이렇게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군인들이 장준익 장군만 같다면 모두 칭송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육군장군들은 왜 맨날 X별 소리를 듣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장준익 장군을 제외하고는 군출신의 본분에 맞는 일을 한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것은 우리나라 군대 특히 육군이 올바르고 바람직한 모델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장준익 장군을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발탁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참 훌륭했던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실력은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한다. 사카모토 료마가 했던 이야기다.

현재 활동하는 정치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과 김영삼에 의해서 발탁되었다. 훌륭한 정치인은 훌륭한 정치인을 발탁하는 것이리라. 훌륭한 군인은 훌륭한 군인을 발탁하는 것이고 말이다. 그런점에서 과거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훌륭했던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요즘 들어 눈에 띄는 정치인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 정치지도자들에게 장준익을 알아본 김대중과 같은 안목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

이명박과 박근혜는 훌륭한 정치인을 발탁하고 키우지 못했다. 그들이 지금과 같은 처지에 처한 것도 바로 그런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3김시대를 구시대라고 하지만 가만보면 그때는 그래도 사람을 키웠던 것 같다. 지금 우리 정치가 3김시대보다 더 역동적이며 발전적이라는 생각이들지 않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지금은 어떤 정치지도자도 사람을 발탁하고 키우는 일을 하지 않는 듯 하다. 정작 우리 정치의 한계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준익의 ‘북한 인민군대사연구’를 뒤적이며 그를 국회의원으로 발탁했던 김대중의 안목이 생각났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런 생각을 해보고 시도한다는 것은 범인의 경지는 넘는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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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지식을 뛰어 넘는 안목을 가진 ...

경상도 출신의 군인 장성을 아군으로 데려왔다니.. 당시의 보통 야당 정치인들은 상상도 못했을 일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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