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한 그래픽 동영상이 유발한 기억의 조각....
SNS 상의 지인의 LINK 로 발견한 동영상...
93년도에 만들어진 컴퓨터그래픽인데... 이 그래픽이미지를 처음으로 봤을때의 충격이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이 동영상을 보고 감탄하는 댓글을 달았더니, 그 지인은 "자기는 그때 뭘하고 있었는지..." 를 자조적으로 물었다.
그래... 그때 나는 뭘하고 있으면서, 이 동영상을 보고 감탄했지?
24년전의 일이지만,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마치 저수지의 수문을 연것처럼 기억의 격류가 터져나오는 듯 하다.
그때에는 신생 컴퓨터 업계에서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기를 쓰고 있었던 때였음을 기억한다. 정말 소수의 생각과 손발이 잘맞았던 10명이내의 팀원들과 함께... 흑백이 주종이고 16컬러의 벡터그래픽 통신 프로그램이 놀랍다고 야단스러운 시점에서, IC-NET 라는 256 컬러 그래픽 통신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서 고군 분투하던 시절...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슬 개발하다 보니, 컴퓨터 그래픽의 진일보한 데모영상을 수집해서 분석하고, 구현하고자 했었던 시기에서, 정말 핫한 기술로서 감탄했던, 그래픽 동영상이다. (물론 요즘의 그래픽 동영상과는 비교할수 없이 허접하게 보이겠지만...)
기억을 되살려 보면, 1년정도 행복했던것으로 기억한다. 매일 매일 신선한 진전을 이루었고, 저녁을 먹고와서는 놀이 하듯이 놀다가, 새로운 돌파구를 발견하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모두 행복했던 시절... 팀원들이 퇴근하기를 꺼려했었다. 퇴근하면, 그날 저녁에 뭔가 진 일보를 이뤄서 자신은 그 스텝에서 멀어질까봐 두려워서... ^^);;
256컬러 이미지 전송, 최초 바둑서비스, 16컬러 하이퍼텍스트 기술, 16컬러 채팅등... 그 당시에는 혁신적인 9600 모뎀을 이용한 통신서비스 등등 언론의 주목도 받았던 시점.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고용인 사장의 개인횡령으로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돈을 빼돌린 뒤에 미국으로 도망가 버림. 그는 우리 팀원들이 매일매일 신기원을 이룩해 가고 있었는데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이익에만 탐닉하고 있었던 것.
더욱더 실망스러운것은 그의 주변 경영진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느냐고... 용서해주자고... 헐.... 그때는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이해가 간다. 모두 한- 부류였던 것이다. 바로 우리팀의 차장까지도... ㅡㅡ;;
그때 생각하면 정말 프레쉬 했구나 싶다. 뭘 모르는 신선함으로 무장한 좌우 충돌의 저돌적인 루키맨이었었군. 그 이후론 고난의 행군. 어떻게 든지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1년정도 발악을 하다, 가장 가까웠던 악우에게 배신의 칼을 맞고는 그냥 무너져 버렸던 기억...
개발한 기술은 회사 형편때문에 2년 정도의 답보상태에 빠져버렸고, 그 와중에 인터넷이 확산되고, 브라우저 기술이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급속히 보편화 되면서, 그것으로 세상은 바뀌어 가는 것을 보면서 참담했던 기억이다.
그때에 같이 일했던 팀원, 같이 고군분투 했었던 분들을 모아서 식사 자리라도 한번 만들어야 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