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현충일이 이전과 다른 이유

in #kr6 years ago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 소방교육생 순직 인정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맞이한 작년 6월 6일 현충일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애국심을 바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후 1년이 지나 6일 다시 돌아온 현충일은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서울이 아닌 대전의 현충원을 찾은 이유

일단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이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전현충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이 열리는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에는 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서울이 아닌 대전의 현충원이 이곳이 선정된 데에는 국가유공자의 의미를 넓혔다는 의미가 부여된다.

대전현충원에는 의사상자, 독도의용수비대, 소방 및 순진공무원 묘역까지 조성돼 있다. 독립유공자, 참전유공자, 군인 위주로 묘역이 조성돼 있는 서울현충원보다는 국가유공자의 의미가 더 넓어진 것이다.

10개의 국립모지에 안치된 안장자 수를 담은 이번 현충일 추념식 슬로건인 '428030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한 문 대통령은 추념식에 앞서 무연고 묘지(故 김기억 중사) 안장자부터 참배함으로써 유가족이 없어 잊혀져가는 국가유공자를 국가가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10개 국립묘지에 모두 대통령 명의의 조화가 조치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우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이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며 국가유공자의 그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일제 치하, 앞장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것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것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리에 나선 것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 보통의 국민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희생된 대부분의 사람들도 우리의 이웃들이었다"며 "이곳 대전현충원은 바로 그 분들을 모신 곳"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가 이곳에 계신다. 독도의용수비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전사자, 천안함의 호국영령을 모셨다"며 "소방공무원과 경찰관, 순직공무원 묘역이 조성됐고 '의사상자묘역'도 따로 만들어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2006년 조성된 '의사상자묘역'에 안장된 '1호 의인' 고 채종민 정비사를 비롯해 의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던 채종민 정비사는 9살 아이를 구한 뒤 바다에서 숨을 거뒀다. 2009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목숨을 잃었다"며 "2016년 성우를 꿈꾸던 대학생 안치범 군은 화재가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가족들에게는 영원한 그리움이자 슬픔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용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었다"며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 소방교육생 순직 인정까지

'보훈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도 이번 현충일에 거듭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보훈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본"이라며 "우리 정부는 모든 애국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훈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정부 지원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그동안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잘 모시지 못했다"며 "이제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까지 생활지원금을 드릴 수 있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이동녕 선생의 손녀인 이애희 여사에게 지난 1월 생활지원금을 전달했다며 "'이제 비로소 사람노릇을 할 수 있겠다'는 여사님의 말씀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모든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법령도 정비했다"며 이를 통해 지난 3월 구조 활동을 하다가 숨진 3명의 소방관 중 교육생이었던 고 김은영, 문새미 소방관도 똑같이 순직으로 인정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똑같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도 신분 때문에 차별 받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3명의 소방관 묘비 제막식이 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다며 "눈물로 따님들을 떠나보낸 부모님들과 가족들께 각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작년에 내건 공약인 '국가보훈처 위상 강화'를 위해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보훈 예산규모도 사상 최초로 5조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올해 1월부터 국립호국원에 의전단을 신설하여 독립유공자의 안장식을 국가의 예우 속에서 품격 있게 진행할 수 있게 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8월에는 인천보훈병원이 개원한다"며 "국가 유공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의료와 요양을 받을 수 있도록 강원권과 전북권에도 보훈요양병원을 신설하고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전문재활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시에 설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의 복원은 중국 정부의 협력으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내년 4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과 경찰의 유해 발굴도 마지막 한분까지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의 유해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추모곡으로는 '늙은 군인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가수 김민기가 작곡한 이 곡은 1978년 발매한 '거치른 들판의 푸르른 솔잎처럼'의 수록곡으로, 30년 이상 직업군인으로 복역했던 한 하사관의 애환과 설움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평범한 군인의 소박하지만 큰 나라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이 노래는 군인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유신 체제하에서 국방부 장관 지정 금지곡 1호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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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합니다.

"보훈" 국가가 뒤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때 국가를 위한 희생이 단지 덧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가가 직접 보여줄때 더더욱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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