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02오늘의서울시] 바르셀로나엔 있고 서울시엔 없는 것

in #kr6 years ago

[오늘의 서울시] 팹시티 공원이 아니라 광장에 갔어야 했다

박원순 시장이 유럽순방 중이다. 첫번째로 바르셀로나에 갔는데 현지시각으로 지난 28일 현시장인 아다 콜라우와 도시협약을 맺었다(https://www.google.co.kr/amp/m.yna.co.kr/amp/kr/contents/%3fcid=AKR20180929025400004). 사실 지난 2012년에 맺은 우호 협약을 갱신 것이다. 그만큼 서울시정에 바르셀로나와의 우호협약은 별로 영향을 미친 내용은 없다.

image

다만 서울시에서 낸 보도자료에서 아다 콜라우와 박원순 시장이 닮은 꼴이며, 박원순 시장이 현지에서 팹시티 사례인 솔리다리탓 광장을 찾았다는 부분이 걸렸다. 우선 아다 콜라우는 우리 식으로 따지면 운동권이다. 사회활동 자체를 전쟁반대 운동으로 시작했고 은행에 압류당하는 주거세입자들을 물리적으로, 법률적으로 보호하는 활동을 근거로 시장이 되었다. 또한 시장이 되어서 새 정당의 당수가 되었고 스페인의 정치를 바꾸고 있다.

서울시는 바르셀로나와 7개의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그 중 앞머리에 있는 것이 직접민주주의, 시민참여다. 서울시는 억지로 도시재생을 앞에 올렸지만 우리가 바르셀로나에서 참조해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다.

image

아다 콜라우는 자신이 시민운동의 영역에서 제도 정치의 장으로 연결된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대표적인 에피소드가 시장이 되기 전 자신이 활동하던 단체인 PAH가 공개적으로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공개적인 답변을 제시한 것이다.

image

자세한 내용은 미디엄의 기사를 보고(https://medium.com/wagl-art/wagl-world-운동권-시장이-정치하는-법-아다-콜라우의-답장-5a8d4e7c7364) 요약하자면 “너 시장되더니 변했다, 반성해라”고 한 것에 대해 아다 콜리우는 비판해줘서 고맙다, 변명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실제 자신이 노력하는 사항을 자세하게 나열했으며 이후에도 계속 비판을 당부했다.

뿐만 아니다. 아예 관광객들이 찾아 오기 힘들게 만들었다(https://www.google.co.kr/amp/m.yna.co.kr/amp/kr/contents/%3fcid=AKR20161124109500009). 아다 콜라우는 ‘관광거품’을 없애겠다며 신규 숙박시설의 허가를 하지 않았고 에어비앤비에 대해서도 벌금을 부과했다. 적극적으로 관광 축소 정책을 펼친 것이다. 반면 난민은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모로코가 방치한 난민 600여명을 수용해 정부의 이민정책을 견인했다(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8062601498&Dep0=www.google.co.kr&utm_source=www.google.co.kr&utm_medium=unknown&utm_campaign=news#Redyho).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은 어땠을까? 자신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을 불편해 했다. 최근엔 아예 시민사회를 배척하는 모습도 보인다. 거버넌스는 형식화되었고 내부자가 된 시민사회단체가 시민사회를 과잉대표한다. 무엇보다 PAH처럼 급진적인 당사자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외면한다.

또한 최근엔 관광객 5000만명의 비전을 발표했다. 투어피케이션에 대한 우려가 큰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외려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의 대표주자라 치켜세운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해선 더 할 말이 없다. 스스로의 공약사항인 시민민주주의 위원회가 좌초 위기인데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행정공무원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게다가 아다 콜라우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시민정치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지만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시민정치의 가능성을 민주당의 구태에 가뒀다.

사실 바르셀로나에 가서 현재의 아다 콜라우를 만든 현장에 갔었으면 좋았을 것을 구태여 공원을 찾았다. 하지만 그 공원이 과거에 만들어 놓은 무리한 도시계획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란 걸 알고 있을까? 과연 박원순 시장은 과거 시장이 무리하게 시도한 도시계획을 뒤집거나 보완한 사항이 있나? 단적으로 한강 개발사업도 시의회에서 감액한 것 아닌가?

분명 장점이 많은 시장이지만 바르셀로라에 가서 구태여 ‘닮은 꼴’ 운운했다면 과거의 닮은 꼴을 찾기보다 현재의 닮은 꼴을 구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참 아쉬운 해외 순방이다. [끝]

image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4
JST 0.029
BTC 59049.70
ETH 2618.71
USDT 1.00
SBD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