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28오늘의서울시] 공론화 절차도 공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in #kr6 years ago

[오늘의서울시] 비공개 투성이 공론화 절차, 왜 존중하고 왜 따라야 하는가?

심각하다. 뭔가 기본부터 엇나갔다. 서울시가 강남북 격차 문제를 서울형 공론화 절차 1호 과제로 추진한다는 기사를(http://m.mk.co.kr/news/headline/2018/588534#mkmain) 보곤 관련자료들을 찾았다. 지난 18일 보도자료 이후 어떤 자료도 공론 주제도 공개된 적이 없어서다. 혹시나 내가 모르고 지나쳤나 싶어서 다시 서울시 홈페이지, 정보소통광장을 살펴보았다. 역시 어떤 자료도 없었다.

차례로 보자.

(1) 서울형 공론화 절차라는 것이 뭔가?

지난 2월 무슨 호텔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했다. 회의결과? 비공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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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세금 들여서 호텔에서 진행한 행사의 회의록이 ‘사생활 보호’라는 이름으로 비공개다. 아하하, 참고로 그 행사 참여한 단체들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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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러면 균형발전 공론화는 어떤 계획으로 진행될까?

운영계획 자체가 비공개다. 그러니까 공론과 숙의를 중심으로 갈등 의제를 토론하고 결정한다고 하면서 그 방법의 내용은 비공개다. 이유는? 개인 사생활 침해다. 나는 이 중요한 요인이 서울시 공문서의 비공개 사유로 나올 때마다 웃긴다. 그렇게 사적인 것이 중요하면 공적인 역할을 맡지 말아야 한다. 아니, 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들이 사생활까지 보호 받으면 이것이야 말로 비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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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좋아. 어쨌든 공론화를 한다니 추진단 회의라도 보자.

(3) 공론화 추진단 회의

추진단 회의를 한 결과를 공개하면 공정한 업무수행이 안된다고 한다. 뭐 이런 상황이 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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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서울형 공론화 조사라는 건 ‘어떻게 선발되었는지’도 모를 450명의 시민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선발되었는지도 모를 1000명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공론화 방식으로 어떻게 제안되었는지도 모를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갈등관리 관련 업자들 먹여 살리는 것 말고 공론절차가 민주주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론 이런 생각이다.

  • 공론화 절차 자체가 일단 공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원전 관련 공론절차는 망했다. 원전과 삼성 백혈병과 관련된 공론 기구의 위원장이었던 박지형 전 대법관은 ‘과정 자체가 정의일 수 있다’(https://www.bbc.com/korean/amp/news-41841007), 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공론화 절차가 최소한의 정의가 가능한 과정인가? 애당초 공개가 안되는데 알게 뭔가?

  • 공론 혹은 숙의가 갈등 상황에 대해 5:5의 절충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이를테면 원전을 멈추는 것과 원전에 연관된 일자리를 지키는 건 대립의 대상이 아니다. 이를 대립으로 만드는 것이 의제 설정 권한이다. 강남북 균형 발전이라 할 때 무엇이 공론 대상이 될까? 아마도 전문가 그룹이 만들어놓은 ‘가상의 대립’ 의제 일 것이다. 시민들이 구태여 대립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문제를 가지고 절충하도록 한다.(앞의 원전 축소와 관련 일자리 소멸 문제는 병행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고 그것은 대립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공론화 위원회 위원장은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

  • 만약 공론화 절차로 결정된 사안이 결국 예산 낭비이거나 혹은
    더욱 큰 문제를 낳았다. 그 책임은 박원순 시장이 져야 한다. 당연하다. 공론절차를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미안하지만 2010년까지 뉴타운재개발은 강북 균형발전의 거의 유일한 대책인 것으로 여겨졌다.

  • 그렇기 때문에 공론과정은 공개되어야 하고 공론의 의제와 참여자 역시 공개되어야 한다. 즉 공적 참여에 대한 공적 긴장감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도대체 저 사람들이 어떤 과정으로, 어떤 절차로, 어떤 정당성으로 모이게 되었는지 공개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절차화된 공론은 절차화되지 않는 공론을 야기해야 하며 이를 통해서 승인된 공론장과 미승인된 공론장 간의 긴장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이 아니면 구조화된 여론조사의
    변형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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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론화 추진단의 주요 인사들 명단이다. 도대체 이들이
말하는 공론이 뭔질 도통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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