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14오늘의서울시]공공 마케팅을 생각한다: 서울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보며

in #seoul6 years ago (edited)

[오늘의서울시] 서울시를 상품화하는 어떤 태도, 왜 시민이 아니라 인플루언서인가?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있다. 온라인서점을 검색했더니(http://www.aladin.co.kr/) 책들도 주르르 나온다. 영향력을 뜻하는 influence와 사람을 뜻하는 -er이 붙어서 만든 합성어다. 요즘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같은 이들처럼 일반인인데 SNS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한가 보다. 실제로 코트라는 이 방법을 통해서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의 상품을 홍보하기도 하나 보다. <소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보면 이런 사례들과 마케팅 방법, 그리고 패션 등 인플루언서들이 영향력을 미치는 장르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부록으로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보면 되겠다(http://alio.go.kr/download.dn?fileNo=2294923). 갑자기 인플루언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서울시가 이들을 통한 공공 마케팅을 하겠다고 해서다.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서울시는 서울시 해외 홍보에 정말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관광마케팅이라는 명목인데 정말 이 효과는 검증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2010년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세훈 시장 시기 해외홍보비가 급격하게 증가해서 2007년까지 4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2008년 367억원, 2009년 311억원 사용했다(http://www.e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8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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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2011년 보궐선거 당시에도 중요한 쟁점이어서 박원순 시장은 이를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해외홍보비 예산은 그렇게 크게 줄지는 않았다. 2014년까지는 30억원 수준이었던 해외홍보비가 2015년에 갑자기 140억원 수준으로 증액되더니 최근까지 이정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서울위키(http://yesan.seoul.go.kr/be/main.do?)에서 글로벌마케팅이라는 사업명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2017년에도 14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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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런 공공마케팅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를 검증하거나 확인하는 보고서나 평가를 찾아보긴 어렵다. 그런 점에서 오늘 서울시가 밝힌 인플루언서를 통한 서울홍보 계획은 의아하다.

  • 첫번째 궁금증은 왜 '인플루언서 마케팅인가'?
  • 두번째 궁금증은 어떤 맥락에서 이런 정책결정이 되었나?

라는 점을 차례대로 살펴보자.

우선 첫번째 질문과 관련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한데 다 비공개여서 그렇다. 당장 전체 추진계획을 확인할 수가 없고 이번에 한다는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관련된 정보 역시 비공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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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사유 중 6호는 '사생활보호'다. 도대체 누구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2억7천9백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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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것이 어떻게 언론사 기자들의 팸투어와 묶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일단 행정문서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이 부분은 넘어가더라도 질문은 남는다. 정말 지방정부인 서울시에 대한 마케팅에서 이런 홍보 방식이 효과가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많은 경우 SNS를 통한 인플로언서 마케팅은 특정한 상품군에 집중되어 있다. 패션이나 화장품, 혹은 전자기기와 같이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사용후기같은 방식으로 영향력이 행사된다.

그러면 서울에 대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건, '가보니 좋더라'라는 여행 후기 정도가 되는 것인가 싶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그래서 온라인 상의 이런 저런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았는데 공공마케팅의 방향으로 다룬 내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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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준비한 홍보계획은 1주일 내내다. 일주일 동안 서울 곳곳을 보여주고 언론인들에 대해서는 시장 인터뷰도 잡는다. 이를 위해서 서울시 담당부서는 각 부서에 공문을 보내서 이들에게 홍보할 방안을 모집했다. 그러니까 위의 목록은 각 부서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대상이 되는 사업들을 소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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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알 수 없는 건,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이런 홍보방식이 선택되었는가라는 점이다. 사실 도시를 홍보하는 것이 어떤 경로로 성과를 측정하거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다 요즘 유행한다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끼어 넣은 건 알겠는데, 이건 도대체 무슨 효과인지 짐작하기 조차 어렵다. 앞서 소개한 코트라와 같이 서울시 기업홍보 부서에서는 이미 이런 홍보방법을 사용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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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면 각각 매체마다 인플루언서의 특징과 내용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의 디렉션을 가지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이 홍보가 어떤 상품을 대신 홍보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서울기업지원센터 자체를 홍보하는 것인지다. 이런 마케팅은 많은 경우 불필요한 행정조직을 유지시키는 기능 외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공공기관 자체를 홍보하려면 사실은 해당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해당사자의 만족도나 성과가 가장 중요한 홍보의 수단이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서울시의 관광 마케팅 역시 해외 기자니 누구나 '돈 받고 홍보한다'는 것을 아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실제로 서울을 경험한 관광객 자체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오세훈 시장 때부터 해외홍보예산의 증가와 관광객의 방문 현황을 비교해서 연관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서울시는 지금까지 관광마케팅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이것이 어떤 정책 효과를 보았는지 검증한 적이 없다. 하긴 그런 방법이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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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이스북 인스타에 보면
"have you ever_____ ?" 이란 걸로 서울 홍보영상 많이 올라오던데
이 영상이 혹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인가요.?
영상을 못보셔서 모르시려나...ㅋ

차라리 일반인들에게 홍보영상 찍어 올려달라고 하는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은데.... 아니면 홍보영상 공모전 같은...

말이 길어졌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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