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31오늘의서울시] 진단 따로, 처방 따로 하는 폭염대책 정책보고서

in #kr6 years ago

[오늘의서울시] 원인은 도시계획인데 처방은 ‘스스로를 지켜라’라니

오늘 서울시 출연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이 ‘폭염대응력 향상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냈다(https://www.si.re.kr/node/6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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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에는 흥미로운 대이터가 나온다. 일단 서울의 폭염일수다. 1908년 부터 30도 이상의 폭염이 20일 이상이었던 때를 짚으니 1939년과 43년엔 40일이 넘도록 폭염이었다 한다. 사람들이 올 해와 비교했던 1994년은 고작 29일이었다. 폭염이 10일 넘게 계속되는 사례도 올해가 최고는 아니다. 1943년이 더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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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폭염의 날 수가 아니라 폭염이 지속되는 기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939년의 폭염기간은 47일 달했지만 최장 폭염연속기간은 10일에 불과했다. 43일이었던 1943년엔 25일 동안 지속되었다. 그런데 이보다 폭염 기간이 짧았던 90년대 이후에 폭염연속기간이 10일 넘는 횟수가 늘었다.

그러니까 더운 날이라는 것이 최근례에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더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지속되는 현상’이고 그것이 재난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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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향후 예측되는 수준은 한 두번의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상당히 지속적인 변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070년 정도가 되면 365일 중에 140일이 여름에다가 70일 넘게 폭염이 온단다. 이건 완전히 구조적인 문제다. 실제로 위의 표가 나온 가정이라는 것이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을 유지할 경우라고 잡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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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연구원 보고서에서는 도시의 불투수율 중가와 고밀 개발이 폭염에 더욱 취약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도시가 농촌에 비해 열섬 효과가 심각한 것은 인공적인 구조물 탓이다. 그러면 기대하기를 이런 원인을 해소하는 대책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그런데 서울연구원이 내놓은 대책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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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머리가 시민캠페인으로 ‘내 몸은 내가 지킨다’란다. 알아서 잘 피하라는 것이다. 이럴 것이면 뭐하러 행정기관이 있나 싶다. 다음이 취약계층 보호다. 이 역시 뾰족한 수가 없다. 그 다음은 그늘을 만드는 건데 잘 보면, 버스 승강장에 그늘막을 놓겠단다.

요 다음이 재미있다. 물길을 만들자고 한다. 아하하하하하하하. 부서별 업무를 보면 인공물길 조성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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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러부서의 클린로드는 다른 게 아니라 도로에 상시적으로 물을 뿌리는 사업이다. 아니 온실가스가 눌어서 폭염이 늘었다는데 대책은 계속 애어컨키고 인공 물길 만들고 도로에 물뿌리는 온실가스 발생형 대책 밖에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런 것들은 이미 다른 도시에서 비슷하게 하고 있는 것들이다. 대구시는 진작에 클린 로드 사업을 하고 있었다. 뭐 어디는 예보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https://www.sciencetimes.co.kr/?news=도시-열섬-어떻게-해결할까). 문제는 이런 것들이 임시방편은 될 지언정 도시화로 인해 발생하는 인공적인 요인을 하나도 개선할 수 없다는 데 있다.

  • 자가용 이용을 줄여 도심 내 온실가스 축적을 막고
  •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계획과 지나친 고층 건물을 지양하고
  • 보도블럭을 가급적 흙길로 복구하고 투수면적을 넓히는 것 등

원인에 주목하면 할 수 있는 대책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다 빼고 서울시 사업부서 좋아할 만한 돈쓰는 사업만 발굴했다. 진짜 비서실장 연구원장이라 애를 쓴다는 느낌이 든다.

더 짜증이 나는 건 서울시민 여론조사 결과다. 1위가 전기료 인하란다. 2위는 그늘막 설치다. 아니 서울시 정책을 여론조사로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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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제는 저 여론조사다 올 해 실시한 것이 아니라 작년에 한 것을 재차 우려먹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이젠 뭐하자는 건지도 모르겠다.

원인은 탄수화물 섭취인데 환자가 라면을 너무 좋아하니 생협 라면 드세요, 라도 처방하는 꼴이랄까. 그러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탄수화물 개발에 돈을 쓰는 것과 같다. 그냥 다른 것으로 대체시켜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으니 이상한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좀 너무 한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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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뒷골 땡기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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