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7오늘의서울시] 지하철9호선, 이상한 나라의 민간위탁

in #kr6 years ago

[오늘의서울시] 지하철9호선, 이상한 나라의 민간위탁

지하철9호선 2단계, 3단계를 운영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보류했다. 적어도 다른 지하철 정도로 임금을 올리고 어차피 서울지하철공사가 운영하니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를 걸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이상할 것이다. 지하철9호선 2, 3단계는 뭐지? 무슨 직접 고용?

(1) 쪼개기 민자사업 지하철9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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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9호선은 하나의 노선이지만 구간은 그림과 같이 3개로 나뉜다. 왜? 중요한 질문이다. 애초 재정사업으로 추진되었던 노선을 이후에 민자사업으로 변경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노선이라는 것이 그렇듯 장사 잘되는 구간이 있으면 안되는 구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지하철과 같은 인프라는 장기 도시계획에 따라 투자된다. 지하철9호선도 그랬다.

그런데 민자사업을 하려다 보니 민자사업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민간사업자가 아니라 서울시가 구간을 쪼개서 제안한다. 2001년에 서울연구원에서 낸 지하철9호선 민자사업 추진방안 보고서엔 하나의 구간이 쪼개진 원인으론 민자사업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이유 밖에 없다.

그래서 장사가 되는 공항서 신논현까지는 민자사업자가 짓고 나머지 구간은 서울시 돈으로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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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민간사업자가 재밌다. 위의 그림을 보면 지하철9호선의 사업자는 모두 재무적 투자자다. 사실 재구조화 전에 건설회사가 즐비한 것은 자기네들이 공사하려고 했던 것이고 실제 이들이 나눠가져 갔다. 그러다 보니 지하철을 운영할 능력이 안된다. 방법은? 운영을 민간위탁하는 것이다. 교통시설의 민자사업인데 본 사업이 재위탁된다. 그 과정에서 노동조건은 계속 낮아진다.

지금 서울시민들이 타고 다니는 지하철9호선의 실질적인 운영책임은 서울시도, 지하철9호선 민간사업자도 아니다. 하청기업의 노동자들이다. 뭐 여기서 또 역사 관리 업무가 쪼개져서 재위탁된다. 대략 이런 식이다.

(2) 직접고용?

문제는 서울시 재정으로 건설한 2, 3단계의 경우다. 이를 그대로 1단계 민간사업자에게 주면 암청난 특혜가 된다. 투자도 없이 운영권을 가지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2-3단계 구간을 서울시는 민간위탁 한다. 여기에 기존 1단계 사업자는 물론 공사인 서울지하철공사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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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비용은 2017년 66억원에서 2018년 78억원까지 오른다. 이 민간위탁을 결국은 서울교통공사가 차지한다. 공사가 운영을 맡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서울교통공사가 이를 운영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든다. 뭐 민간위탁을 영원하게 할 것도 아니니 수탁기간에 맞춰 비정규직으로 쓰자 했겠다. 동일하게 지하철에서 일하는데 고용조건에서 크게 차이나는 이중구조가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고 자체적인 인력계획으로 위탁업무를 대처할 수 있음에도 손쉽게 자회사 방식으로 간 건 것이다. 사실 서울교통공사는 청소노동자들을 정규직하라고 했더니 자회사로 직접 고용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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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50억원을 현금출자해서 지하철9호선운영 이라는 주식회사를 만든다. 앞서 위탁사업비는 66억, 78억원이었다. 그리고 이 자회사는 영업이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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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인건비에서 나온 이익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딱히 궤도 교통에 경영요인에 있을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고용이야기가 나온다. 당연한 일이다. 동일한 사업장 내에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 이중, 삼중의 노동구조를 만들어 차별하는 건 노동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행히 이번 파업은 타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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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건을 교통공사와 맞추는 것은 실패했으나 직접고용은 이끌어 냈다. 하지만 지하철9호선 1단계가 민간위탁 사업으로 계속 남아 있는 한 이런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된 것이라 보긴 힘들다.

문제를 완전히 꼬이버린 지하철9호선 민자사업의 주범 고건-이명박과 임시방편적인 대응으로 문제를 더 꼬이버린 박원순 시장의 한계가 극복되지 않으면 지하철9호선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눈 앞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한 민자사업은, 그야말로 ‘사적 비용의 사회 이전’에 가장 핵심적인 정책 아니겠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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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위탁을 사용하네요.. 1단계를 잠깐 쓰고 안 쓸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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