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03오늘의서울시] 뻔한 서울시 공공상가의 비극, 고척돔의 경우

in #seoul6 years ago (edited)

[오늘의서울시] 텅텅빈 고척돔 지하상가, 시설관리공단의 한계

어느새 고척돔 구장은 야구장이라기 보다는 k pop의 성지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이 정도라면 구태여 창동 아레나가 왜 필요한 지도 모를 정도로 다양한 콘서트나 연예 행사가 열린다. 우연히 8월 1, 2일 열린 코리아뮤직페티벌이라는 곳에 갔다가 신기한 광경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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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사람이 많은데 정작 지하1층에 조성된 상가는 유령 상가에 가까웠다. 2016년 1월에 개장을 했고 2년이 지난 시점인데도 이러는 것은 애초 상가계획 자체가 문제라는 뜻이다.

대략적인 사정은 이렇다. 고척돔을 지은 곳은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다.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면서 디자인플라자를 지었는데 야구계가 대안을 요구했다. 알다시피 동대문 구장은 프로구장이 아니라 고교야구가 주로 열린 구장이다. 그것의 대체 구장이 고척돔구장이 된다. 그런데 왠 걸, 갑자기 프로 돔구장으로 만들자는 요구가 생긴다. 그래서 시설 변경을 통해 프로구장으로 짓는다. 이때가 오세훈 시장 때까지의 일이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들어서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유치하겠다고 하면서 메이져리그 기준에 맞춰 추가 시설보완에 들어 간다. 그리고 교통편의를 위해 구일역과의 구름다리도 만들어 진다. 07년에 400억 규모였던 사업비는 계속 튀겨져서 2015년에는 2,700억원이 된다. 거의 7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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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는 일건건축사사무소, 에이텍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했고 현대산업개발, 한진중공업, 성지건설이 함께한 현산컨소시엄에서 시공을 했다. 한번의 설계변경마다 이들은 얼마나 돈 잔치였을지 생각해보자(물론 이런 일은 오세훈 시장시기의 일이지만 이후 건설준공과 운영은 박원순 시장의 책임이다. 아이엠피터의 박원순 시장 옹호 글: http://m.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766).

문제는 경기장 운영 자체도 그렇지만 상가 운영에서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시설관리공단은 지하상가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컬쳐리퍼블릭이라는 회사에 통으로 넘긴다. 27억의 내부 인테리어를 떠맡는 조건으로 입점과 관련된 일체를 양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새로 만들어진 곳에 상권이 형성될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개장 초기엔 주변 상권의 이런 저런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은 오히려 동양미래대 먹자골목만 엄청 키워놓았다(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6042000641).

이런 조건에서 도대체 시설관리공단은 무슨 배짱으로 지하 푸드코트를 컬쳐리퍼블릭이란 데에 맡겼냐가 관건이 된다. 경험이 많고 MD 등 상가 관리에 특화가 있는 곳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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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은 2016년에 창업한 회사고 작년에 폐업한 곳이다. 보면 알 수 있듯이 직원수는 불과 2명에 불과하고 업종 역시도 핫도그도소매다. 그러니까 이 회사가 어떻게 고척돔구장 지하상가의 총괄운영권을 가지고 가게 되었는지가 정말 궁금한 부분이 된다.

이 상황에서 네네치킨이나 할리스커피 정도를 제외하고 기존 입점 상가 10여곳이 폐업을 한 상태다. 이 덕분에 알게된 정산 방식도 정말 우습다. 컬쳐리퍼블릭이 설치한 포스기로 결제하면 이걸 관리업체가 선 공제한 후에 상가에 주는 방식이다. 수입이 적으면? 상가가 가져가는 수입이 0이다. 그러니까 그냥 노예가 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 피해는 고스란히 입점상인들이 지고 있다.

시설관리공단의 최근 자료를 보니, 임차상인들에게 퇴거요청을 하는 중인가보다. 그리고 컬쳐리퍼블릭에 대해서도 강제집행을 진행했나보다(https://www.sisul.or.kr/open_content/skydome/bbs/bbsMsgDetail.do;jsessionid=OgoK6yChMLRLaSOtaL7I70hcSQJcfHepsTafTiG6wC9EmdT7MoJQ1sXKnYx6y0vc.etisw1_servlet_user?msg_seq=5596&bcd=notice).

하지만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그 사이 서울시와 시설관리공단은 뭘 했냐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들 상인에 대해 서울시와 시설관리공단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들은 해당 시설이 공공시설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유리하거나 혹은 상대적으로라도 괜찮으리라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이런 기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더 나가보면 400억원짜리 건물을 2700억 들여서 지어놓고 시설물내 편의시설을 이 따위로 만들어놓은 사람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가라는 점이다. 화가 나는 이유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가든파이브를 지어놓고 몇명 되지 않는 관리단의 손에 던져놓고 뒷짐지고 있던 SH공사와 같아서다.

왜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어놓은 공공상가를 이런 식으로 관리하나? 그리고 왜 사업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 한명도 없나?

이 공간이 아깝고, 능력도 되지 않는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 짜증스럽고 이에 대해 손놓고 있는 서울시에 화가 난다. 이것, 누가 책임지나. 언제까지 ‘오세훈 시장이 한 것’이라는 핑계에 숨어 있을 건가?

마지막으로 지하철광고 하면서 돔구장이 없으면 우리나라가 야구 후진국인 것처럼 떠들었던 소위 ‘야구 빠’들, 도대체 뭘하고 있는가? 이들이야 말로 고척돔구장의 숨겨진 먹튀세력 아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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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쉬는 날 kpop으로 더 잘 굴러간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는 고척돔... 사실 설계부터도 잘못된 곳이라 야구인들에게 좋은 소리 못 듣는 곳이기도 하죠.
비단 고척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장들이 지닌 문제점이 많다고 봅니다.
제가 응원하는 수원 삼성은 경기도 시설관리공단의 비협조로 경기장 외부에 팀 로고 거는데만 10여년 넘게 시간이 걸렸죠...ㅠㅠ

그리고 팔로우 꾹 누르고 자주 놀러와서 자주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라에 도둑이 많아서...
고척돔
저도 공연때문에 한번 가봤는데 공사도 제대로 마무리 안됐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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