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25오늘의서울시] 정책 엇박자 자초한 박원순 시장, 말을 해야 할 때다

in #seoul6 years ago (edited)

[오늘의서울시] 준비 안된 개발정책 발표 ‘후폭풍’... 누가 수습하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회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수습을 했다. ‘아시아적 민주주의’라는 엉뚱한 개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논쟁을 했던 리콴유를 기리는 리콴유 상을 받겠다고 싱가포르에 가서 한 말이 화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말하는 박원순 시장이 리콴유 상을 ‘신청해서’ 받은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보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리콴유-김대중 논쟁의 소개 기사. 나는 김대중 선생의 입장에 가깝다.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1503251135171)

7월 9일 싱가포르에서 박원순 시장은 뜬금없이 ‘신도시급’ 여의도 재개발과 MICE 중심의 용산-서울역 개발사업을 말한다. 정말 맥락이 없었던 것이 6월 말 정도에 관련 용역이 마무리되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빨라도 올 해 하반기 정도에 공개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집값이 뛰었다. 여의도는 아예 물량이 없이 호가만 3억 가까이 뛰었다. 9일 발언 이후 불과 10일 만의 일이다(관련기사: http://m.asiatoday.co.kr/kn/view.php?key=20180720010011525).

image

기사에서는 서울시가 억울하다는 듯 언급되었지만 몰랐겠나? 안 그래도 이미 여의도 한 재건축단지에서 낸 계획이 보류된 바 있었고 그 근거도 ‘서울시 계획과의 연계’ 였으니 말이다. 아마 시장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이니까 연계계획도 상당히 보수적이겠다 생각했나 보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 발언에 대한 반등이 상당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기대심리를 누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실현된 기대수익이 사라지는 것조차 손해라고 여긴다. 근로계약과 다르게 집값이라는 것이 경기에 따라서 움직이는 투기적 가격임에도 그렇다.

이런 사달에 문재인 정부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정권 초기부터 집값을 잡기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 여의도의 재건축 붐이 안그래도 불안요인인 강남권 재건축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아닌가? 박원순 시장과 그를 수행한 이들이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어도 집값을 잡는 부담에서 서울시가 자유롭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어차피 재건축의 최대 수혜자들은 정치적으로 박원순을 찍을리 없다는 것을 백날 말해야 소용이 없고, 기껏해야 민주당 호남향우회 유지세력들의 돈벌이를 해주겠다고 부동산 부자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꼴인 것을 모를리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현미 장관이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말하며 속도를 조절한 것은 매우 중요한 사인이다(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80724081100004&mobile). 기사에선 서울시가 당혹했다라고 하지만 우스운 변명이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보면 박원순 시장은 개발을 요구하는 민원을 중앙정부로 ‘반사’했다. 이게 더 우스운 점이다. 도대체 이렇게해서 박원순 시장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에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해야 겠다. 7월 9일 싱가포르에서의 박원순 시장 발언이 도시계획위원회에 대한 압력행사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은 없냐는 것이다. 도시계획의 절차로 보면 서울시다 수립한 도시계획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확정된다. 그런데 이런 도시계획이 워낙 거대한 이권이 오가니 이 위원회의 독립성이 늘 논란되었다. 스캔들이었던 이명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파인시티 개발 사업 역시 시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건이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박원순 시장은 지난 6월 말 완료 예정이었던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 용역을 사전에 보고 받았다. 6월 29일자로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아마도 이 내용에 현재 3종 일반주거용지인 재건축 지역의 용도를 변경해서 50층까지 용적률을 완화해주면서 지상부에 기부채납을 높이는 안이 포함되었을 것이다(용적률은 미래 자산이라 이런 식으로 사용하면 나중에 서울시는 엄청난 사회적 부담을 떠안아 한다... 하기사 서울시에 건축가가 없나, 도시계획 전문가가 없나, 알면서들 하는 것이겠지).

image

하지만 이 안은 어디까지나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논의안이다. 그런데 시장이 이를 미리 언론에 공개했다? 이것이 도시계획위원회에 부당한 압력행사가 아니고 뭔가? 개인적으로 가장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이명박이 하던 짓을 박원순 시장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는 거다.

박원순 시장이든 그를 둘러싼 사람이든 간에 현재 박원순 시장의 행보에 누가 환호를 하고 누가 우려를 하는지 잘 보길 바란다. 여기 대표적인 우파 경제지 <한국경제>가 하반기 집값 반등기를 예상하면서 내놓은 곳은 모두 서울시가 시민들의 권한으로, 재원으로 하는 공공사업들 아닌가?(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7199553e#Redyho) 어차피 박원순 시장을 지지한 사람은 이런 개발호재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의심 때문에 땡볕에 고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라고 삼양동의 옥탑방 생활의 결과가 결국 ‘이명박식 길음 뉴타운 시범사업’의 짝퉁으로 나오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부디 서울시내 도시재생 사업지나 잘 챙겨서 성과가 나오도록 하면 좋겠다. 공공재정도 좀 안정적으로 지원해주고 무엇보다 시청 공무원의 권한을 현장에 나눠주면 안되나 싶다.

이런 논란이 되었는데도 박원순 시장의 코멘트나 해명보도자료 등이 일절 없다. 3선 서울시장이 초선 문재인 정부에 ‘무임승차’하는 모습은 기대했던 바가 아니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끝]

Sort:  

그늘막 설치하고 비서에게 아침 배달시키는 생활...

Loading...

Congratulations @urbansocialism!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posts published

Click on the badg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Do you like SteemitBoard's project? Then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Congratulations @urbansocialism!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Click on the badg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Do you like SteemitBoard's project? Then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4
JST 0.029
BTC 59165.12
ETH 2617.93
USDT 1.00
SBD 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