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10화 -은밀하고 대담한 언니들의 인터뷰 / 슈퍼파워 워킹우먼 홍이사편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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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뜨겁게 일하지만 회사인으로만 살기를 거부하고, 치열하게 일과 육아를 넘나들었지만 ‘워킹맘’ 이라고 불리는 것을 거부하는 그녀. 넘나 솔직하고 시원털털한 고백에 언니들도 팬이 되어버린 우리 홍이사님! 언니들과 함께 만나보러 가실까요?



안녕하세요, 언슬조입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바로 대리부터 이사까지 한 회사에서 16년을 롱런한 직장인이자, 초등학생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써 치열한 삶을 살고 계시는 홍이사님 입니다. IT 업계 외국계 회사에서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는데요,
언슬조의 거침없는 언니들도 아직 안 가본 길을 경험한 슈퍼 왕언니로부터의 깨알같은 조언과 고백을 듣고자,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요즘은 한 직장에서 롱런하기 쉽지 않은데, 16년 동안 롱런한다는 것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일단 회사 내에서 인간관계가 넓고 깊어요. 회사의 히스토리도 꿰고 있고, 새로 입사한 사람들이 저한테 물어보러 온다는 것, 그게 저의 자산이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회사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하지만 그 자부심이 '부심'이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한 회사에서 오래 있을 수록 "내가 예전에 다 해봤는데 말야~" 하는 소리를 하기 쉬워져요. 그러면 후배들의 의욕을 꺾고, 꼰대가 될 수 있죠.

그래서 한 회사에 오래 있다는 게 장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또 생각이 낡아진다는 단점도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 책 읽는 모임을 많이 하면서, 회사 바깥에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려고 노력해요.
내가 모르는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낡은 생각을 깰 수 있거든요."



이직하지 않으면 연봉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한 회사 안에서 연봉 협상 같은 건 어떻게 하셨나요?

"저는 사실 협상을 많이 하진 않았어요. 대신 늘 제 퍼포먼스를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서 어필하는 노력은 많이 하는 편이에요.
사실 영업 같은 분야들은 실적이 매출액 같은 것으로 숫자로 바로바로 나타나 좋은데, 홍보 분야 업무는 기여도가 숫자로 표현하기 애매한 분야에요. 하지만 저는 영업팀이라던지, 프론트라인에 있는 분들에게 데이터를 종종 요청했어요. 내가 기여한 이 분야 때문에 실적에 차이가 있느냐, 효과가 있느냐, 있다면 보내 달라, 이렇게요. 그래서 제 퍼포먼스에 숫자를 넣어서, 홍보 업무가 전체 실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기록을 해 두고, 퍼포먼스 리뷰 하는 이들이 객관적 지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스태프들은 일선에서 뛰시는 분들과 친하게 지내야해요.
내가 일을 한 것이 당신들 부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인정을 해 줘요. 고맙다. 훌륭하다. 도움이 되었다. 등등. 그리고 그 이메일에 CC(참조)를 넣어 상사들한테도 보내죠. 그런 식으로 많이 어필을 했던 것 같아요.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진짜 중요해요."



사실 우리나라에선 워킹맘들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내고 있다고들 하죠. 아이를 하나 더 갖게 되면 눈치부터 봐야 하고, 아이 때문에 일찍 퇴근하고 회사 모임도 빠져야 하는 일도 생기구요. 홍이사님은 아이가 일찌기 아팠다고 하셨는데, 더 힘든 경험을 하셨을 텐데요, 육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어요. 주변의 도움을 엄청나게 많이 받은 편이죠.

그리고 좀 특별한 케이스이기도 했어요. 태어나자마자 아이가 많이 아팠어요. 저는 육아휴직을 따로 쓰지 않고, 출산 휴가에 이런 저런 휴가, 안식 휴가 등을 붙여 6개월 정도를 휴가를 냈어요.
다행히 병원에서 좋은 아주머니를 소개받아 면접을 봤고, 그 분이랑 아이에게 붙어 있게 되었어요. 병원에서 저와 아주머니가 낮 동안에 보다가, 신랑이 퇴근하면 신랑이 병원으로 오고 제가 집으로 퇴근하고, 이런 식으로 조를 짜서 팀 플레이를 하듯 셋이서 번갈아가며 본 거에요.

6개월 휴가가 다 끝나갈 때쯤 아이가 죽을 것 같아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하고 고민중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친정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어른들이 많이 붙어있다고 살 아이가 죽고, 죽을 아이가 살지 않는다. 고생했으니 회사에 가서 좀 쉬어라.'
아마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이해할 거에요, 회사에 가서 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래서 그 말을 듣고 회사로 출근했어요.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그날부터 아이가 호전된 거에요.

제가 복귀하는 동시에 저희 신랑이 육아 휴직을 냈어요. 신랑도 그 회사에서 남자로써 최초로 제대로 된 육아 휴직을 낸 거에요.
아마 신랑이 육아휴직 내지 않았으면 전 회사를 그만둬야 했을 거에요.

그렇게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자 혼자서는 일도 하고 아이도 보고, 이건 불가능이에요. 어떤 원더우먼도 할 수 없어요. 팀 처럼 여럿이서 같이 봐야 해요. 소위 '아주머니 복' 도 있어야 하구요. 그때 면접을 봤던 아주머니가 지금까지 계시다는 것도 큰 힘이에요."



홍이사님에게 워킹맘이란, 그리고 회사란

"저는 워킹맘이라는 표현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기엔 가사노동이나 육아는 '워크' 가 아니라는 관념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언어는 사람들의 사고를 제약해요. 이러한 말들이 엄마가 일을 하는 건 특별하다는 생각들, 혹은 또 일을 하지 않는 엄마들과 일을 하는 엄마들을 구분하는 문화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회사란 인생의 3분의 2를 보내는 곳이에요. 그래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는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회사와 직함이 자기 정체성이 되 버리는 경우가 많죠. 회사에서 높은 직함을 달고 대접받다가 은퇴하고 나면 내 이름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급속히 우울해진다고들 하는데요.
저는 인간 누구누구로써 평가 받을 수 있는, 그런 스킬이나 철학, 그리고 가치관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곳이 회사라고 생각해요. 퇴직해서 이사 타이틀이 떨어져도 넥스트 커리어를 꿈꾸어 나갈 수 있는, 그런 발판을 다져 나가고 있습니다."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10화 전체듣기 ->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은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의 각기 다른 직함을 가진 5명의 여성 직장인들이 함께 모여 고민과 팁을 나누는 시원 솔직한 수다의 자리입니다. 매주 목요일 밤 찾아뵙겠습니다. 일하는, 일했던, 일을 할 모든 여성에게 알려주고 싶은 팟캐스트, 언.슬.조입니다. 당신의 직장생활은 언니들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뉠 거에요. (찡긋) 팟빵에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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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근속 많이 쳐줘요, 1년, 5년, 10년, 15년, 20년, 25년 ... 55년 기념품도...

https://disneyparks.disney.go.com/blog/2012/01/oscar-martinez-celebrates-55-years-at-the-disneyland-resort/

저는 10년 근속패를 노렸으나 9년만에... TT

참,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ㅎㅎ
저도 홍이사님 말씀처럼 “워킹맘”이란 표현이 사라지길 기대해 봅니다.

오오 역시 뭔가 디즈니는 역사가 있는 기업이라 한국 대기업 같은 문화가 있을 것 같아요. 또 근속하고 싶기도 할 것 같아요. +.+ 후후. 디즈니 9년 스토리 잘 보고 있어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내용을 글로 적어주시니 좋네요!

하지만 한 회사에서 오래 있을 수록 "내가 예전에 다 해봤는데 말야~" 하는 소리를 하기 쉬워져요. 그러면 후배들의 의욕을 꺾고, 꼰대가 될 수 있죠.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꼰대 안 되는 법 특집 같은 걸 한번 해볼까나요?^^

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지만 스스로가 꼰대인지만 바로바로 알 수 있었음 좋겠네요..

!!! 힘찬 하루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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