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13일

in #kr6 years ago (edited)

바쁜 시험기간이지만 시간이 오히려 여유가 좀 생겼다. 급하게 마무리해야 할 문제작업을 어느 정도 일단락을 지어 놓았기에 이제부터는 수업에 좀 더 집중하면서 자료제작은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이번 시험기간에는 고등부 교과서 종류가 다소 줄어들어서 조금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는데, 1년 중 이런 때가 있는 것도 그리 나빠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더 알차게 자료를 만들고 준비해서 대비할 수 있으니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늘 있다. 특히 한 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 쓰고 싶고,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창피한 글이 나올 것 같은 생각에 그냥 화면을 열었다가 닫는 경우도 꽤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곤할 때가 많고. 지금처럼 문제 만드는 작업을 하다 글을 쓰면, 다시 작업을 하다가 그냥 글은 날려버리는 경우도 꽤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글이라는 게 주제가 없이 그냥 넋두리처럼 쓰는 게 과연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꼭 작가처럼 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결국 정답은 내가 정해야 하는 것 같다. 내게 있어 글쓰기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정하고, 이를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게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난 그냥 일기쓰기를 택한 것 같다. 일기는 두서 없이 써도 좋다. 제목에 날짜만 써 놓아도 된다. 그리고 그 날의 하루 일과나 에피소드를 적어도 좋고, 평소 생각하던 바를 한 번 정리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어떤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아주 힘들다. 물론 주제가 얼마나 무거운지 가벼운지에 따라 그 난이도나 분량은 달라질 수 있겠으나 보통은 삶 속에서 느끼는 깨달음이나 통찰이 주된 내용을 구성하는 경우 내가 재미있게 다시 읽어볼만한 글을 쓴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난 일기를 고등학교때부터 썼다. 대학시절에도 쓰고, 군에 있을 때 특히 많이 썼다. 옛날 싸이월드가 유행할 때는 그 곳에 기록하기도 하고, 페이스북에 기록하기도 했는데, 간수를 잘 못해서 지금 남아 있는 건 고등학교 시절 쓰던 일기장 정도가 그것도 달랑 한 권 밖에 없다. 분량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 당시 입시생이니 노트 반 페이지 정도를 쓰는 것도 내겐 큰 즐거움이자 오락이었고, 시간을 꽤 잡아먹는 취미생활이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곳에 글을 쓰는 건 시간을 더 많이 잡아먹는다. 물론 다른 일을 하다가 일기를 쓰고, 일기를 쓰다가 또 다른 일을 하다가, 뭐 그러다 보니 집중해서 쓰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는데, 여하튼 내 취미생활 중 가장 꾸준히 하는 게 바로 이 일기 쓰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놈의 일기도 매일 쓰기가 쉽지가 않고, 억지로 쓰면 글도 참 그야말로 공허한 내용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도 일기는 하나의 생각을 중심에 두고 글을 구성해야 하는 그 치밀함에서 벗어나 다소 자유롭게 쓸 수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저 머리 속에 드는 생각을 아무렇게나 써 내려가는 것도 그 나름 의미가 있으니까.

오늘 문제 만드는 건 이쯤하고 자야겠다. 벌써 시간이 새벽 두시다. 내일은 오전부터 인문학 수업이 있으니 일찍 자야 하는데, 웬지 퇴근하고 그냥 자는 게 늘상 아쉬워 뭐라도 더 하고 자게 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벌써 이사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가려고 한다. 참 사람은 적응을 빨리하는 것 같다. 벌써 지금의 생활이 한 참 동안 익숙했던 것처럼 그렇게 생활하고 있으니.

내일은 낮에 회식도 있고, 일이 많다. 그리고 또 즐거운 주말이 돌아온다. 물론 일요일도 수업을 해야하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표가 늘어지게 짜여져 있지 않아 조금 더 여유가 있다. 이번 주는 운동을 한 번 밖에 못했는데, 주말엔 운동을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그럼 아쉽지만 오늘도 별 소재없는 넋두리로 분량을 채웠으니 자야겠다.

즐거운 내일을 기대하며...!!!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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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입니다.
조샘도 아이들도 시험 기간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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