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마지막은 영화 1987년 감상으로...

in #kr8 years ago (edited)

영화 1987에 대한 감상평이 계속 나오는 이유를 영화를 보고 알게 되었다. 말초적 자극을 좋아하는 인간이라 시대정신을 담은 무거운 영화는 나중에 보는 편인데, 오늘 소장용으로 구매해서 보았다. 정말 감동적인 영화는 그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리뷰를 찾아보게 만드는 영화이다. 이 작품은 이미 수 많은 작가분들의 리뷰를 읽고 보는 영화인데다가 그 스토리도 결말도 모두 알고 보지만 마치 결론을 이미 알고 있는 이미 봤던 영화를 다시 재미있게 볼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는 듯 하다.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씩 풀어보고 싶다. 

우선 출연진을 보니 초호화멤버다. 영화판의 인기배우는 모두 다 모아 놓은듯한 영화다. 정권이 만약 다시 바뀐다 하더라도 이건 블랙리스트로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싸그리 모아 놓은 듯한 영화다. 기왕에 이념 편향적인 영화를 만든다면 이렇게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것 같다. 

관객수가 천 만이 안된다. 언제부터인가 천 만은 되어야 제대로 흥행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이 영화를 불편하게 느끼는 분들도 상당할 듯 하다. 박근혜 퇴진 무렵부터 명절 때 큰 집에 못갔다. 여러가지 사정도 있으나 가서 괜히 정치얘기 나올까봐 더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태극기 집회에 열정적인 이들이 바로 나의 가족들일 수도 있으니. 

이 영화의 악역 중 악역을 김윤석이 맡아서 연기했다. 그 대사가 기억이 난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지옥같은 순간은 자기 가족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을 때라는 말. 어찌 보면 소시민들의 삶이 대개 그러지 않을까 싶다. 나도 당연히 그런 사람이고. 그런 사람들을 투사로 만들어버린 시대상황은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시대상황이 이제는 30년 전이다. 분명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살아가야 할텐데, 민주주의를 누리고 사는 사람들이 그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은 1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노고는 누굴 위한 것이었는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 원죄의식이 생긴다. 1987년이면 난 초등학생이다. 90년대 학번으로 이미 운동권은 학생회에서 그 힘을 잃고 있던 시절의 소위 X세대가 우리 40대 초반이다. 서태지와 김건모가 나오던 그 시절. 웬지 나의 선배들은 거룩한 삶을 살았는데, 내가 사는 삶은 너무 '나' 중심의 개인적인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면서도 영화 속 대사로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가족 생각은 안하는지. 아마 그런 맘으로 다들 그냥 살았을 것이다.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이념의 싸움으론 미래를 풀어나갈 수가 없다 생각한다. 민주주의라는 가치는 살아 있으나 그 민주주의가 사실상 변질된 민주주의가 아닌가. 자본종속적 민주주의가 더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댓글 창에서 되지도 않는 정권비판을 하는 글도 보기 싫지만 다른 한편으론 내로남불도 꼴보기 싫은 건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선배 중 하나는 극좌다. 이 분은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그냥 페북에서 털어놓는다. 한번 언급을 할 때마다 페북친구가 툭툭 떨어져 나간다. 그래도 자기 할 말은 다 한다. 여하튼 모두 안고 가야 하는 사회이다. 과연 명령을 받아 일을 해야 하는 직에 내가 있다면 나는 부당한 명령을 거역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올 용기가 있을까 싶다. 

다른 한편으론 70년대부터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며 누려온 기득권층이 자기들만의 세계 속에서 아직도 그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현실에서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최소한 정치권력만은 서민들 편에 서는 이들이 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게 자한당이라 생각하는 이는 열 중 한 두명 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정치는 국민을 배부르게 해주는 게 첫 번째 임무다. 경제가 실패하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 그래서 난 현 정권이 걱정이 된다. 현 정권을 열렬히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고 그저 마음 속으로 잘 했으면 좋겠다며 응원하는 입장인데 때때로 아마추어같은 모습에, 독선적인 모습을 보일 때면 위태위태하다. 인생 뭐 별거 없는데, 너무 자기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인다운 모습을 가진 이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록 대중들 기억속에는 잊혀진다 할지라도. 

20대의 삶도 힘들다지만 자리잡지 못한 혹은 실패를 겪은 40대의 삶은 더 나락일 수 있다. 20대에겐 젊음과 시간이라도 있지만 40대에겐 재기의 기회도 제한되어 있으니. 그런 면에서 난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살 수 밖에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 가족만 어느 정도 건사할 수 있으면 된다는 그냥 그런 생각으로 산다. 공동체를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보자면 존경스럽긴 하지만 내가 그리 살 엄두는 잘 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뉴스에 나오는 남의 일이 내 가족에게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면 내가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 변화에 대해 무감각하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그러면서도 아마 또 일에 파묻혀 살겠지. 그렇다고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며 살지 말자. 되지도 않는 능력과 생각으로 사회를 위해 사는 것처럼 위선을 떨기보다는 그냥 내 삶에 충실한 게 오히려 사회에 더 도움이 되는 일일 수도 있으니.

여하튼 이 영화평의 마지막은 나보다 먼저 삶을 시작한 선배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맺어야 할 듯 하다. 당신들이 있어 내가 있고, 당신들 덕분에 내가 나의 꿈을 꾸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그리고 나도 그런 선배가 되어야겠단 생각을 해 본다.

가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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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저도 이영화 개봉 첫날에 저의
작은아들과 같이 봤었답니다.
이영화로 인해..
작은아들에게 그날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진땀좀 뺐었답니다.^^

네, 멋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의 배경이 되는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전 시절도 마찬가지이겠지만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가즈앗!!! ㅋ

오늘날의 민주주의, 또한 국민 직선제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눈물과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는지 .. 항상 감사드립니다 .

저야 감사 받을 입장이 아니라 해야 할 입장인데.. ㅋ 가즈앗!!!

그때 당시의 분들에게 드리는 감사입니다 ㅋㅋ !!

ㅋㅋ 가즈앗!!! ^^

조선생님 본인의 삶과 영화를 결부시켜서 쓰신게 인상적이네요... 가즈앗~!!

아구.. 못본 척 지나가 주셔도 되는데. 부끄럽습니다~ ㅋㅋ 가즈앗!!!

아직 못 봤는데 리뷰를 찾아보고 싶은 영화라고 하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무거운 주제의 영화라 살짝 뒤로 미뤄놨거든요.
저는 딱 87년생이라 민주화운동의 결실 속에서 당연하게 살아와서 너무 안일하게 살고있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 번 보세요~ 재미있고, 의미있는 영화입니다. 가즈앗!!! ㅋ

아직 못 봤는데 저도 읽어 봐야겠네요.

네~ 한번 보셔요. 재미있습니다~ 가즈앗!!!

다른 한편으론 70년대부터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며 누려온 기득권층이 자기들만의 세계 속에서 아직도 그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현실에서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남탓을 하기보다는 제가 노력해야겠지만 그 해법이 쉽지만은 않네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저도 앞장서서 나서렵니다. 1987영화에서 많은 것을 느꼈죠.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가 없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가즈앗!!!

정부는 그 나라를 구성하는 개인들을 반영한다. 국민보다 수준이 높은 정부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국민들의 수준으로 끌어내려지게 마련이다. 국민보다 수준이 낮은 정부가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지듯이 말이다. 한 나라의 품격은 마치 물의 높낮이가 결정되듯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법 체계와 정부 안에 드러날 수밖에 없다. 고상한 국민은 고상하게 다스려질 것이고, 무지하고 부패한 국민은 무지막지하게 다스려질 것이다. - 자조론, 새뮤얼 스마일즈 -

우리의 선배들이 피를 흘려 만들어진 민주주의가 후퇴했는데 앞으로도 정치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최소한 투표라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선배들이 남겨주고자 했던 그런 대한민국을 건네주고 싶습니다. 무임승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ㅠㅠ

멋진 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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