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은 해소될 수 있을까?
어제 오늘 일도 아닌 취업난 이야기는 사실 구태의연하다. 우리는 이미 매일 같이 현실로 마주하고 있다.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7년 기준 청년실업률은 9.9%로 사실상 10%에 달했다.
20% 수준의 유럽 국가 등을 기준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라 할 수 있겠지만, 휴학, 대학원 진학, 유학, 연수 등 현재의 설업 상황을 회피하는 이들을 포함한다면 잠재 실업자 수는 발표의 2배를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업 상황은 사람을 여러모로 힘들게 한다.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정신을 갉아먹는다. 장기화될 경우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존감 또한 땅에 떨어진다.
이런 환경 속에서 구직자는 지속적인 악순환을 겪게 된다. 구직이 힘드니 하향 지원을 하게 되고 하향 지원해서 들어간 곳은 기대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 그러니 힘들게 입사해 쉽게 퇴사해서 재취업을 노리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내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해보면, 경력직을 뽑는다는 공고를 내고 이력서를 받으면 경력은 불과 2년이지만, 그간 다닌 회사가 3개쯤 되고 그 사이엔 4~10개월 간의 텀이 존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쉽게 구하지 못하니 하향 지원을 한다. 들어간 회사에 불만을 갖고 퇴사하지만, 대개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그렇게 3개월 이상을 보내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스트레스는 커진다. 다시 또 하향지원해서 취업하지만 여전히 만족감은 떨어진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된 결과다.
이런 어려운 취업 상황은 대체 언제쯤 좋아질 수 있을까? 과연 좋아지는 날이 오기는 할까?
이에 대해서는 취업난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접근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취업난이 지속되는데는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구인 수요는 턱없이 낮은데, 취업 공급은 변함 없이 높기 때문이다.구인 수요가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가 제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서비스업 비중은 낮아서이다.
제조업 비중은 15년 기준 29.5%다. 2010년 30.7%에서 소폭 하향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다. 제조업은 점차적으로 효율화, 자동화를 추구한다. 증가하는 인건비 대비 효율성 높은 로봇이나 생산 시설 투자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총부가가치 대비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비중이 증가하기는 커녕 낮아졌다. 2006년 OECD 평균 69.8% 대비 60.2%였던 부가가치는 15년 OECD는 70.7%로 증가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59.8%로 낮아졌다.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09241607001&code=920100
- 한경비즈, 지난 10년간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 감소...'역주행' 참조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어째서 증가하지 못할까? 부가가치가 커지기 위해서는 규모의 증가가 필연적임에도 규모의 증대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서비스업은 대개 자영업자가 주류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대개 작은 점포나 가게를 운영하는데 그친다. 부가가치가 증대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의 절대 비중이 줄고 종사자의 수는 늘어야 한다. 즉 스스로 사업을 운영하기 보다 종업원이 되는 것이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주효하다.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증대될 수 있을까? 빠르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변화 과정에 있다. 최근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안은 자영업자의 수를 감소 시키고 업의 단위 규모를 증대 시킬 가능성이 높다.
https://steemit.com/kr/@tsjoe/7hjurs
- 이에 대해 이전에 '최저임금 인상과 효율성의 증대'라는 글 참조.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더 존재한다. 바로 인구 구조다. 일자리의 총공급이 늘지 않더라도 은퇴자가 증가한다면 신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50대 이후 은퇴자가 아직 많이 적체되어 있다.
우선 인구 분포를 나타내는 종그래프를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남성 기준 71세인 1946년생부터 가파르게 증가해, 57세인 60년생이 정점을 찍는다. 그 기조는 지속 이어져 36세인 81년생까지 연장된다. 이후 감소 곡선을 그리지만, 에코붐 세대(초기 베이비붐 세대인 50년대 후반~60년대 중반생의 자녀)인 26세부터 21세는 적지 않은 분포값을 가지고 있다.
다시 정리하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가 늘지않아 일자리의 총 공급은 정체된데 반해 아직 은퇴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은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취업난은 언제쯤에나 해소될 수 있을까?
본격적인 베이비붐은 금년 60세에 도달하는 58년 개띠가 기준이 된다. 그 이후 잠시 소강상태에 도달하는 54세, 64년생까지가 1차 베이비붐 세대로 칭할 수 있다.
이를 기준해 60세를 은퇴 시점이라 가정할 때,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향후 6년 간은 취업난이 조금씩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추이가 급격하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적체된 인원만큼의 신규 수요가 발생시키기 보다 효율화를 통해 감소분보다 낮은 수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1차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범주 안에서 은퇴 시기를 연장시킬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은퇴자는 지속적으로 대기 중에 있어 지금과 같은 취업난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시 인구 그래프를 보자, 일자리를 놓고 보면 은퇴 대기자인 50대 이후 세대는 향후 공급자가 될 것이며, 현재 20대 이하 세대는 수요자가 될 것이다. 공급자의 수는 유지되는데 비해, 수요자 수는 가파르게 감소한다.
특히나 금년 16세가 되는 월드컵 세대 2002년생부터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할만큼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는 현재 40대 중후반인 이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들 시기에 IMF가 발생한데 기인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혼인을 미루거나, 할 수 없거나, 자녀를 낳지 않거나 낳을 자녀의 수를 줄인 결과값으로 추정한다.
앞선 세대에 비해 상대적 숫자가 적은 지금의 10대는 현재의 취업난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높다. 도리어 취업난보다 인력난이 팽배해질 것이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요인은 우리 산업의 구조가 외수 비중이 높다는데 있다. 내수는 은퇴자의 증가로 지출이 감소하며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수출은 인구 구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시금 정리하면
1_ 현재의 취업난은 점진적으로 해소되어 5~6년 이후엔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2_ 우리의 산업 구조는 외수 비중이 높아 은퇴자 증가로 인한 지출 감소에 영향을 덜 받는다. 일자리 감소보다 인력 공급 감소가 더 클 것이다.
3_ 도리어 10년 쯤 뒤엔 취업난이 역전되어 인력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이 중요하다. 아직은 여전히 취업난이 득세하는 시기다. 당장에 취업이 급급한 이들에게 5~6년만 기다리면 좋아지니 참고 기다리라 할 수 없다. 그 때가 되면 이미 나이가 들어 취업 시장에서 외면 받기 쉽다.
개인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공급하는데는 부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그것이 공무원 증가와 같은 형태가 되는데는 부정적이다.
어떤 일이던 쏠림이 있으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억지로 만들어낸 공무원들은 차후 취업난이 완화되고 은퇴자가 증가했을 때 세수 부담으로 작용해 또다른 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공무직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진 않겠지만, 사회적으로 대우가 좋아지는데는 여론이 작용해 걸림돌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일자리 공급은 나중에 개선될 기시에 좋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될 필요가 있다. 공무직이 민간으로 재편입될 수 있을까? 나는 이에 부정적인 시각이다.
구직자 역시 지금은 어렵고 힘들어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와신상담의 자세로 좋은 곳은 아니더라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민간에 소속되어 좋은 시기를 참고 기다리는 쪽이 더 좋다고 본다.지금은 구조적으로 열정 페이를 강요 당하기 좋은 환경일 수 밖에 없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더라도 미래를 위해 전략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힘들더라도 견뎌내면 좋은 시기는 반드시 올 것이다.
- 반응이 좋으면 다음 글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 위협과 기회에 대해 작성해볼 계획이다. :)
대기업 최종 면접 탈락하고 나니 취업난이 절실하다는게 느껴집니다...
이래서 2030이 가상 화폐에 몰두하는게 아닐까요?
흙수저 탈출이 가상 화폐 말고는 답이 안 보이네요...
한국 사회가 어디서 부터 잘 못 된 것일까요 ..ㅠㅠ
우리나라가 들끓는 압력 밥솥 같은 사회다보니 누구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중 지금의 2030 세대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모쪼록 지금의 어려움을 견뎌내시란 말 밖엔 드릴게 없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금 일본은 구직자가 회사를 골라서 간다네요 부럽 ..
좀만 더 늦게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ㅠㅠ
네 지금 20대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는 참 힘든 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ㅜㅠ
관심이 많은 분야입니다. 스팀잇에서 이분야에 글쓰는분이 별로 없었는데 반갑습니다. 한국은 우선 대기업이나 공기업등 하이스탠다드만을 쫒는 세태가 개선되어야 건강한 고용구조가 이루어질것같은데요. 영국의 경우 물론 대단한 네임벨류가 있는 직장은 선호되는 분위기지만, 각자가 능력에 맞는 회사에가고 일한만큼 받고 사는 분위기가 더 지배적입니다. 비교하거나 하는 문화도 거의 없죠. 영국 또한 취업문이 좁지만, 대기업 못갔다고 계속 취업준비 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복지랑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홍보해
여타 해외국가가 하이스탠다드만 쫓지 않을 수 있는데는 대기업과 공기업 외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경쟁력 자체가 매우 낮기 때문에 자영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감소는 필연이라 봅니다. 그 중 살아남은 경쟁력을 갖춘 곳들이 다닐만한 곳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보해
불금이 기다립니다!
짱짱한 불금!
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심각하군요..개인적으로는 로봇 등을 통한 자동화, AI 도입 등으로 취업난이 점점 심해질듯 합니다.
그와는 별개로 자본의 힘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되네요.
이제 일꾼이 필요한게 아니라 프로그램과 로봇이 필요한 세상이 올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