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깨 너머의 삶

in #dclick6 years ago (edited)

어깨 너머의 삶

  • 장이지

그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소매 끝이 닳은 양복이 한 벌 있을 따름이다
그 양복을 입고 딸아이의 혼인식을 치른 사람이다
그는 평생 개미처럼 일했으며
비좁은 임대 아파트로 남은 사람이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는 굽은 등
투박한 손을 들키는 사람이다
그는 그 거대한 손으로만 말을 할 줄 알았다
언젠가 그가 소중하게 내민 손 안에는
산새 둥지에서 막 꺼내온 헐벗은 새끼 새가
눈도 뜨지 못한 채 새근대고 있었다
푸른 숨을 쉬고 있었다
그때 어두움의 음습한 숲에서
홀로 빛나던 새는 지금 어느 하늘을 꿰뚫고 있을까
그의 손에 이끌리어 가 보았던 하늘
구름 바람 태양 투명한 새
그는 그런 것 밖에 보여줄 줄 모르던 사람이다
그의 내민 손 안의 시간
그의 손에서 우리는 더 무엇을 읽으려는가
그는 손으로 말했지만
우리는 진짜 그를 한 번도 보지는 못했다
그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내민 손에 있지 않았다
어깨 너머에 있었다
닳아빠진 양복을 입고 선술집에 앉아
그는 술잔을 앞에 둔 채 어깨 너머에서 묵묵했다
그 초라한 어깨 너머를 보고 싶은데
차마 볼 수 없는, 엄두가 나지 않는
그는 어깨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다

...

생명의 손길을 주세요 ^^
당신은 나의 생명입니다.
스티미언으로서 하나된 생명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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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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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부지 생각이 납니다. 좋은 아들이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좀 힘내서 든든한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ㅎㅎㅎ 디클릭 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오랜만입니다! :)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보클하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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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보팅 들어왔네요...

시를 소개하자면 자신의 자작시가 아닌 한 어디서 가져올 수 밖에 없을텐데 참 애매하네요. Discord에 들어가 얘기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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