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감추었으면 좋았을 생각

in #ko3 years ago

해당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빌려 "먹으면 병 걸리고 죽는 것이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2021. 8. 2. 기사>

야당의 대선 후보 하나가 먹거리의 질과 개인의 부를 연결지은 내용으로 인터뷰를 했다. "불량식품('부정식품'이라는 표현은 불량식품을 가르키는 말로 보인다)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니. 정말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먹거리에 있어서 최소한의 질적 평등을 보장해야하는 것은 헌법상 국가의 기본 책무다. 모든 국민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 규정된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제35조에 규정된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당연하게 보장받기 때문이다.

돈 없는 사람들에게 더 저렴한 음식은 선택이 아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강제일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저렴해도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의 기준은 엄격하게 준수되어야 한다. 그 기준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먹으면 병 걸리고 죽지"만 않으면 된다는 기준은 절대 아니다. 이것은 인간 존엄의 문제다.

(생각해보자. 먹으면 병 걸리고 죽지는 않지만, 알고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먹거리 문제가 여전히 가끔 뉴스로 보도된다. 돈이 없다고 그런 먹거리를 내 가족에게 먹여야 하는가.)

그 후보자의 말이 내겐 인간 존엄도 부의 크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우리 사회 지도층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마..

차라리 감추었으면 좋았을 생각이다.
아니 차라리 내가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했다.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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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했나요? 다른 얘기들은 제대로 알고 있구나 했었는데... 아쉽네요

그러게요. 많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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