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하나 믿을 만한 선수가 없다

in #kr6 years ago (edited)

[안경남의 EPL VIEW] 2018.08.20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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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 원정에서 충격적인 2-3 패배를 당한 무리뉴 감독이 “믿기 힘든 실수”라며 선수들의 부진을 꼬집었다. 물론 흔들리는 팀을 잡지 못한 감독의 책임도 크다. 하지만 지금 맨유를 보면, 누구 하나 믿을 만한 선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맨유가 선수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은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엄청난 이적료를 투자하고도 제대로 된 선수가 없다면 이는 선수를 잘못 샀거나, 감독이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맨유는 경기 내내 팀 전체가 흔들렸다. 주장 완장을 찬 폴 포그바는 공을 멋있게 차려다가 5번이나 공을 잃어버렸고, 로멜루 루카쿠는 헤딩으로 한 골을 넣었지만 그전에 형편없는 슈팅으로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던 포지션은 수비다. 에릭 바이는 멍청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맨유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무리뉴 감독도 ”세 번째 실점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맨유의 전설적인 수비수이자 영국 스카이스포츠 패널로 활동 중인 게리 네빌은 “맨유에 5명의 센터백이 있다. 하지만 그 중에 믿을 만한 선수가 있을까?”라면서 “아마 무리뉴 감독은 바이의 끔찍한 태클을 보고 분노했을 것이다. 필요 없는 태클이었다. 그저 평정심을 유지하면 됐다”고 비판했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에 실패했다. 원했던 센터백은 단 한 명도 데려오지 못했고, 공격도 지난 시즌과 똑같다. 브라질 대표 미드필더 프레드 하나 가세한 것 빼곤 변화가 거의 없다. 당연히 팀 전력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무리뉴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불안한 동행도 팀을 흔드는 요소 중 하나다. 브라이튼전에서 벤치를 보면 무리뉴가 팀을 장악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아무도 감독을 두려워하거나 팀을 위해 한 발 더 뛰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리버풀 레전드 그레이엄 수네스는 그런 무리뉴 감독을 보고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무리뉴가 첼시에서 선수들과의 사이가 악화된 뒤 경질된 걸 확인한 바 있다. 선수를 압박할 수 있지만, 절대로 선을 넘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 내 주축 선수 2~3명과 사이가 나빠지면, 그것이 6~7명이 되고 나중에는 더 많은 선수들이 감독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맨유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것이 그것이라면, 무리뉴 감독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불화를 의심했다.

경기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밖에서 전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때로는 밖에서 보여지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때가 있다. 믿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건, 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바로 지금 무리뉴 감독의 맨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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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경남 (마이데일리 축구기자)
사진 - 8월 20일자 텔레그래프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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