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3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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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모든 진리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다”

인간의 동물적인 속성상 보기 좋고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보기 좋은 반대에 있는 것들은 꺼려한다
하지만 추하고 더럽고 꺼려하는 것들이 없어선 아름다운 것들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배척하는 더러운 것들의 아름다움도 보게 될 것이다. 결국 아름답거나 더럽거나 똑같은 하나일 뿐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 같은 말을 떠올릴 필요도 없다.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기에 이것이 있는데 이것이 저것보다 좋다거나 저것이 이것보다 좋은 건 없다. 두 개가 모여 하나를 만든다

위 사진을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추하기 짝이 없다. 술에 찌들어 대낮부터 대로상에서 잠자는 노인네의 모습, 딱히 아름다운 광경이 아니다만 그런 기준을 갖다 대지 말아야 한다. 어떤 사정이 이는지도 모르고 지레짐작 세상의 기준으로 섯불리 판단 말아야 한다. 그냥 곤히 잠자는 노인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있지만 아름답다. 꾸미고 치장하지 않아서 아름답다. 비록 몸에서 악취가 날 수도 있고(가정이고 악취는 싫다) 술에 쩔었을 수도 있지만 날것이라 좋다. 그냥 인간 냄새가 나서 좋다. 악취일 수 있지만 인간의 향기가 난다

아름다움과 추함, 긍정과 부정,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웃음과 울음, 희망과 좌절, 그리고 삶과 죽음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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