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들: 예는 무엇일까요?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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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글들: 예는 무엇일까요?

공자가 예에 대해서 결정적으로 정의를 내린 것이 있습니다.

공자가 어느 나라의 지금으로 따지면 법무부장관 격인 직책으로 일할 때 공자가 늘 존경해 마지않는 주공의 묘에 참배를 간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묘 안에는 그 묘를 관리하고 예식을 주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공자는 그 묘에 들어가서는 줄곧 그들에게 어떡해 해야 할지를 물었다고 한다. 즉 여기서는 왼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오른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자세는 어떡해 해야 하는지 등등 아주 귀찮아 할 정도로.

그러니까 그 묘지기들이 이랬다고 한다. "저 추인지자 놈이 (추인지자란 공자의 아버지가 추나라에서 벼슬을 했었는데 추나라는 당시 아주 후진국이라서 무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함. 즉 이 말에는 촌나라인 추나라 출신의 아들이란 말) 지가 법무부 장관이면 주공의 묘에서 예의 범절을 당연히 알텐데 오히려 우리에게 가르쳐야 할 놈이 되려 우리에게 묻는구나" 하면서 조소를 했다고 한다.

그때 공자가 그 말을 듣고 한 유명한 말이 있다.

"曰是禮也(왈시례야 - 공자왈 이것이 바로 예 이다)".
그리고서 한 말 "예란 나는 정확이 모른다. 단지 예라는 것은 바로 묻는 것이다.

당신들은 이 묘에서 예를 집행하고 담당하는 사람들이기에 당신들에게 먼저 묻는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예이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예 란 바로 묻는 것,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 한다는 말이다. 즉 어떤 definition이 있어서 관념화 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상황과 상대에 따라 그 사람의 입장, 처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게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말인 것이다.

어른들에게 인사 잘하는 것도 예지만 직위고하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이렇듯 묻는다는 것, 그것은 나의 지식에 상관없이 상대가 어린아이 일지라도 그 아이에게 내가 모르는 것을 먼저 물어볼 용기가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예인 것이고 설령 내가 알고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그것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입장의 사람이라면 그에게 묻는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바로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존중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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