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in #kr5 years ago

다문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내가 소속된 집단들에선 늘 내가 유일한 한국 사람이어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이 날 보면 한국에 대해 문화, 사회, 정치 등등 다방면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엔 연구소 식당에서 밥 먹다가 정말 생각지도 못한, 그리고 (내겐) 까다로운 질문을 받았다.

“오빠”라는 것을 설명해 줘.

(대체 이건 어디서 듣고...)

나는 한국에서도 이 호칭을 잘 사용하지 않았었고 (친오빠가 없다), 유럽에 와서는 당연히 안 쓰고 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나에게도 좀 어색한 말이라 재빨리 머릿속에 개념이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오빠, 언니, 형, 누나, 동생이라 부르는 문화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 용어의 의미와 쓰임새를 설명하라? 역대급 고난이도 문제.

그나마 내가 시도한 건 이 용어의 애매함을 어필하는 것이었다.
프랑스에는 copain(copine)이라는 단어가 있다. 상황에 따라 어떨 땐 친구의 의미로 쓰이고, 어떨 땐 애인의 의미로 쓰인다. 이처럼 오빠라는 단어는 어떨 땐 가족끼리 쓰고, 어떨 땐 여자들이 연장자 남자에게 쓰고, 어떨 땐 여자가 연장자 남자친구에게 쓰기도 하고, 때론 사심을 담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는데, 이건 내게도 왠지 썩 석연찮은 대답이었다.

그래서...
혹시 제게 좀더 명확한 설명을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실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더 궁금한 건, 이런 호칭이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비유럽 언어 중에서도 혹시 있는가요?

Posted using Partiko iOS

Sort:  

오빠라는 단어는 어떨 땐 가족끼리 쓰고, 어떨 땐 여자들이 연장자 남자에게 쓰고, 어떨 땐 여자가 연장자 남자친구에게 쓰기도 하고, 때론 사심을 담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는데

이정도면 됐죠~ 정말 구체적으로 잘 설명하셨네요. 그나저나 한류의 영향일까요? 오빠라니.. ㅎㅎ

괜찮았나요, 그렇다면 좀 안심입니다😊
프랑스에서도 몇 년 전부터 한류가 커지고 있긴 하더라구요,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생각보다 이곳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아요.

앗..... 강남 스타일에 '오빠'가 나오는 군요...ㅋㅋ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32
TRX 0.11
JST 0.034
BTC 66384.36
ETH 3272.25
USDT 1.00
SBD 4.27